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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1일 : 부르고스 – 온타나스
13일 차(31.1Km)
현재 시각 9시
12킬로 걷고 아침 식사 중, 맥주500과 함께
오늘 메사타 고원지대 진입 바로 전.
31킬로로 조금 긴 여정.
라베(Rabe)라는 마을 이름의 유래는
스페인에서 유대인들이 추방당하기 전,
이곳에 유대인 마을이 있었기 때문에
랍비(Rabi; 유대교 스승)라는 단어에서 나왔다는 이야기도 있고
축구 포지션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리베로(Ribero; 둑)라는 단어에서 나왔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제부터 메세타 시작
메세타 고원(스페인어: Meseta Central, Meseta)은
이베리아 반도(스페인) 한가운데 있는 고원으로서
610~760m의 평균 고도를 유지한다.
6시에 수십 번 종이 울려 성당에 달려가 보니
신부님이 미사 준비를 하고 계셨슴.
종이 4번 울리자 신부님 입장
독서와 복음도 신부님이.
봉헌 시 헌금바구니는 마을 자매 몇 사람이.
순례객 20여명 참석
성당 안에는 새가 날아다님
대부분 시골성당은 관리가 안되어 새 등의 놀이터로 전락.
성당입구에 성당을 살리자는 문구.
촛불과 헌금으로 협조
영성체 성가는 신부님이 리모콘으로 작동.
미사 전체 준비에서 끝날 때까지 혼자서 하심.
헌금바구니만 제외하고
영성체 때 제일 먼저 나가 큰 성체 모심.
매일 은총의 까미노 체험
오늘 걱정했던 메사타 고원지대 무사히 완주.
이곳은 사막처럼 쉴 곳이 없이 작열하는 태양빛 때문에
많은 사람들 버스나 택시타고 통과함.
내 앞에도 뒤에도 순례자 보이지 않음.
도중에 힘들어 하는 모습 셀카로 찰칵
내일 유나 축일이네.
까미노 걸으며 기억 할 께.
오늘은 대도시를 벗어나 순례객 이외는 없는 마을에서 휴식하고,
2일 만에 빨래하고~~
내일도 메세타 지역이네
스마트폰 잭 준 학생에게 매일 감사.
그 후 만나지 못함
수건 3개 모두 분실
(침대에 걸어두었다가 캄캄할 때 출발하면서 못챙긴 것)
구매해야겠다
아직 모든 것이 순조로움
맥주의 힘일까? 아니면 성당의 종소린가?
지금도 종은 울리네
6월 1일 온타나스 –보야디야 델 까미노
14일 차(28.5Km)
산 안똔의 불
중세에 순례자들은 ‘산 안똔의 불’이라는 병으로 고생했습니다.
산 안똔 병원은 오래 전부터 안토니오회 수사들이 운영하면서
‘산 안똔의 불’에 걸린 환자들을 치료하고 돌보는 곳이었습니다.
‘산 안똔의 불’은 몸속에 불이 나는 것 같은 고통이 느껴지고
손발의 끝이 썩어 들어가는 병이라고 전해지는데,
산 안똔 수도회는 이 병자들에게 모포를 제공하고
환자들을 극진히 돌보았습니다.
병에 걸리지 않은 나머지 순례자들에게도
따뜻한 식사와 잠자리를 제공하였다고 합니다.
병자들을 간호하는 수사들은 자신들의 감염을 방지하기 위하여
나무로 만든 타우 십자가를 지니고 다녔습니다.
수사들은 환자들의 병이 심한 경우
사지 절단 수술을 하도록 훈련 받았으며
병이 나은 환자들은 나무나 밀랍으로
완치된 사지를 만들어서 수도원에 이를 헌납했습니다.
수사들은 환자의 절단한 사지를 수도원에 전시했다고 합니다.
현대에 들어와서 ‘산 안똔의 불’이
라이보리에 기생하는 곰팡이 균 때문에 생긴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북부 유럽에서의 주식이 라이보리였기 때문에 이 병이 널리 퍼진 것인데,
병자들은 스페인을 순례하면서 라이보리를 거의 먹지 못해
자연스레 증상이 완화되곤 했습니다.
산띠아고에 도착할 즈음이면 완치가 되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사도 야고보와 안토니오회 수사들의 도움으로
‘산 안똔의 불’이 낫는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 보아디야 델 까미노 마을
알베르게 엔 엘 카미노
48개의 침대가 헛간을 개조한 곳에 마련되어 있다.
작은 수영장이 딸린 넓고 경치 좋은 마당을 비롯하여
좋은 시설들이 갖추어져 있다.
이제 막 빨래하고 시원한 맥주 한잔.
꿀맛이네
스페인 남자(알보보니 청년이 아님) 또 만났다(사진)
앞으로 10킬로 더 가는데 휴식 차 들른 곳이 내 숙소.
질긴 인연. 사진 한 장 찍고 정말 이별함
숙소에서 숙박기록하고 샤워 마치고 침대에 있는데
숙소주인 내 여권 가져옴.
"학남"이라고 소리치면서.
하마터면 여권 분실?
하지만 그런 일은 까미노에서 없음.
모두가 형제고 천사이니까
벽화는 주인장의 작품. 음식 주방장이기도 함
부모와 함께 모두 친절하고 열심임
까미노 통신
까미노는 주고 받는 곳
도움주고: 테이핑 1번, 물집치료 2번, 맥주 1번 사주고,
도움받고: 스마트폰 잭, 와이파이, 문여는 법, 분실할 뻔 한 여권,
요리한 음식 2번 얻어먹고,
주고받고: 길 찾는 것 도와주고 받고
인사하고 받고
사진 찍어주고 받고
혼자 가도 곧 친구가 되고 완주를 빌어 주는 곳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 아닐까
하지만 달팽이에겐 수난의 길
길바닥에 밟혀 죽은 달팽이 너무 많아
안 밟으려 피해가도 밟힐 정도
토끼똥도 검은 콩 뿌려 놓은 듯 너무 많아 밟지 않고는 걷지 못함
로드 킬 당한 산토끼 한 마리와 새 한 마리 발견
길옆 숲 속에 놓아줌
6월 2일 : 보야디야 델 까미노 – 까리온 데 로스 꼰데스
15일 차(24.6Km)
누구를 위하여 성당의 종은 울리나
마을마다 있는 성당은 가장 높은 곳에
외부나 내부나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지만 신자는 거의 없고,
성당은 새들의 보금자리.
종탑은 두루미들의 집이 있고,
성당입구 포치엔 비둘기들 성당내부엔 작은 새들이 날아다니기도 함
가장 공들인 인간이 하느님 집을 떠나고 새들이 차지한 현실.
그러나 종소리는 매시간 어김없이 울린다
순례자들의 축복을 빌고 하느님께 돌아오라고~~
오늘의 여정은 시상을 떠오르게 한다.
운하 옆에 피어있는 노란 붓꽃을 보며
워즈워드의 수선화가 떠올라 읊어 보지만
가사는 잊었어도 내용은 기억
노란 수선화 무리가 호숫가에 피어 바람에 하늘거리는 모습과,
호수의 물결이 빛에 반사되어 은하수처럼 보이는 모습이
누가 더 아름다운지 서로 경쟁하듯 보이는 모습이 시인을 미소짓게 한다는~~
Daffodils(水仙花)
I wandered lonely as a cloud / That floats on high o``er vales and hills,
When all at once I saw a crowd / A host, of golden daffodils;
Beside the lake, beneath the trees, / Fluttering and dancing in the breeze.
Continuous as the stars that shine / And twinkle on the milky way,
They stretched in never-ending line / Along the margin of a bay:
Ten thousand saw I at a glance, / Tossing their heads in sprightly dance.
The waves beside them danced; but they / Out-did the sparkling waves in glee:
A poet could not but be gay, / In such a jocund company:
I gazed? and gazed? but little thought / What wealth the show to me had brought:
For oft, when on my couch I lie / In vacant or in pensive mood,
They flash upon that inward eye / Which is the bliss of solitude;
And then my heart with pleasure fills, / And dances with the daffodils.
산골짜기 넘어서 떠도는 구름처럼 / 지향없이 거닐다
나는 보았네 / 호수가 나무 아래
미풍에 너울거리는 / 한 떼의 황금빛 수선화를
은하에서 빛나며 / 반짝거리는 별처럼
물가를 따라 / 끝없이 줄지어 피어 있는 수선화.
무수한 꽃송이가 / 흥겹게 고개 설레는 것을.
주위의 물결도 춤추었으나 / 기쁨의 춤은 수선화를 따르지 못했으니!
이렇게 흥겨운 꽃밭을 벗하여 / 어찌 시인이 흔쾌치 않으랴
나를 지켜보고 또 지켜보았지만 / 그 정경의 보배로움은 미쳐 몰랐느니.
무연히 홀로 생각에 잠겨 / 내 자리에 누우면
고독의 축복인 속눈으로 / 홀연 번뜩이는 수선화.
그때 내 가슴은 기쁨에 차고 / 수선화와 더불어 춤추노니.
▼ 프로미스따
띠에라 데 깜뽀스(Tierra de Campos)를
더욱 아름답게 해주는 마을이다.
여러 시대에 걸쳐 만들어진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있고
놀라운 까스띠야 운하와 돌에 새겨져 있는 비밀스러운 메시지,
파문 당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까스띠야의 밀밭에서 태어나 뱃사람들의 수호자가 된
성인의 이야기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카미노가 두 갈래로 갈라지며
선택을 요구하게 됩니다.
한 길은 내가 걸은 루센다 길로서
Rio Ucieza(우시에사 강)을 다리로 건너 도로를 따라 센다길로 주욱 이어지며,
레벵가 데 캄포스-비야르멘테로 데 캄포스-
비야 시르가 까지(총9.7킬로) 이어집니다.
또 다른 한 길은, 다리를 건너지 않고 강을 끼고 가는 카미노로서
'강의 성모 마리아(Ermita del la Virgen del Rio)을 거쳐
비야 시르가로(총10.1킬로)이어지는 길 입니다.
까리온 데 로스 꼰데스
지리적으로 까미노 프란세스의 중간에 위치해 있어,
까미노 데 산띠아고의 심장이라고 불린다.
까리온 데 로스 꼰데스에 들어오면 16세기~19세기까지 만들어진
귀족들의 집과 건축물을 볼 수 있습니다.
아마르기요(Amarguillos; 씁쓸한 맛이 나는 과자)와
또씨니요스 데 시엘로(Tocinillos de cielo; 돼지고기 요리)
그리고 유명한 살치차(Salchichas)라는 후식이 맛있습니다.
까리온 데 로스 꼰데스는 전원 서정가로 유명한
산띠야나 후작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 승리의 성모마리아 상
미사 후 촛불 봉헌하고 신부님과 수녀님들이 순례자들 따로 불러
승리의 성모상 앞에서 설명해 주시고 안수와 별을 주심.
전설에 의하면 까리온에서 이슬람교도들에게 처녀 100명을 바쳐야 했음
그중 4처녀가 성모마리아에게 작별인사를 하게 해달라고 청했고 그를 동정한 성모가
황소 4마리를 나타나게 해 이슬람교도들을 쫓아내 처녀들이 풀려났다 함.
그 성모님이 승리의 성모상임
수녀님들이 운영하는 숙소에 도착.
숙소가 시끌벅적 줄을 서서 체크인 하는데 1시간 걸림
줄 서서 기다린 보람이 있네.
오늘 저녁시간은 은총의 시간.
6시 수녀님들과 싱어롱 시간
참석한 순례자들이 돌아가면서 소개를 하는데
나를 소개할 때 독학한 기초 스페인말로
메야모 스테판 꼬레아(나는 한국사람 스테파노입니다) 하고,
영어로 난 은퇴했다.
가족이 다녀오라 했지만 나는 오기 싫었다
그러나 딸이 비행기 표를 사 어쩔 수 없이 오게 되었는데
지금 무척 행복하다고 말하자 웃음바다와 박수
노래는 '그대여 걱정하지 말아요'와 '아리랑' 부름(한국인 3명과 함께).
7시부터 클래식 기타리스트의 연주 50분 감상하고
8시부터 미사참례.
오늘도 은총의 까미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