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차 3관왕(예정) 공무원 합격 수기(멘탈, 마무리 위주)

[노란필통889]

안녕하세요 민팸 여러분 아래에 비슷한 제목으로 학습 방법을 썼던 사람입니다.

약간 급하게 합격 수기를 썼어서 드리고 싶은 말씀을 다 못 드린 거 같아 추가 수기 글을 써 보고자 합니다.

1. 내가 할 수 있을까?

1년 차 첫 시험 (2016년 국가직): 전과목 60점이었습니다. 환산 점수 297.19점으로 시작했습니다.

2년 차:

 (17년도엔 하반기 시험까지 총 5번의 시험이 있었습니다.)

 1) 상반기 국가직 필기컷과 정확히 20점이 차이났었습니다.

 2) '지방교행, 서울시, 하반기 지방직' 전부 1점 내외로 떨어졌습니다. 

 3) 서울시는 한국사 마킹을 하나 잘 못 했었습니다.

→ 첫 시험 성적이 상당히 낮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모두 꽤 높은 점수로 합격했습니다. 할 수 있습니다.

→ 상반기 국가직(4월)에서 20점 차이가 났지만 상반기 지방교행, 서울시(6월)은 1점 차이가 났습니다. 두 달 정말 깁니다. 할 수 있습니다.

→ 서울시는 실제 시험장에서 손을 덜덜 떨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펜을 한 번 내려놓았었고, 그 때 마킹을 잘못했었습니다. 그 당시 서울시만 수정테이프가 되지 않았어서 고치지 못 했습니다. 제대로 했다면 최초합이 가능했던 점수였었습니다. 고로, 멘탈만 잡으시면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나름 덤덤하게 쓸 수 있지만, 상당히 힘든 시간들이었습니다. 서울시 시험지가 배경인 악몽을 꽤 자주 꿨었습니다. 한 번은 독서실에서 잠이 들었었는데 울면서 깼던 기억도 있습니다. 

나 이렇게 힘들었다.. 라는 것을 쓰고 싶은 게 아닙니다. '이런 나도 붙었다'라는 글을 쓰는 것입니다. 이 글을 읽으신느 분들 중 맘이 편한 분들은 많이 없을 거라 생각됩니다. 저는 그 당시 저 같은 경험을 한 합격자가 한 명이라도 있길 바랐었습니다. 

누군가 1점 차로 떨어졌을 때.. 마킹실수로 떨어졌을 때 이 글을 검색해 볼 거라 생각합니다. 다 온 겁니다. 한 계단만 더 오르면 돼요. 조금만 마음을 더 추스르고 다시 책상에 앉길 바랍니다.

2. 주변의 합격과 외로움

오프라인 스터디를 9개월 정도 6명과 함께 했었습니다. 17년 상반기에 5명 합격, 저만 불합격을 했었습니다.

후에 들어간 스터디에선 17년 하반기에 저 빼고 전원 합격을 했었습니다.

외로움을 피하고 싶어 들어간 오프라인 스터디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외로움이 증폭되었습니다.

공부는 외롭게 하는 것이 맞는 거 같습니다. 그 누구도 제 합격을 보장해 줄 수 없습니다.

웃으면서 축하해 줄 수도 없습니다. 공부를 하다보면 사람은 책상 만큼의 세상만 보입니다. 절대 너그러워 질 수 없습니다.

혼자 견디고 감내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리고... 그냥 1년 늦은 것뿐입니다. 그 당시에 그 사람들이 너무 부러웠고 커 보이고 제 자신만 작아보였습니다.

합격하면 그냥 다 똑같은 공무원입니다. 절대 자신을 낮추지 말고 초조해하지 마세요.

물론 힘든 1년이 될 것입니다. 당연합니다. 본인의 욕구를 모두 누르고 책상 앞에만 앉는 다는 건 너무 괴로운 일입니다. 하지만 이 시험은 그런 사람을 뽑는 시험입니다. 잘 참는 사람. 

본인이 참고 감내하고 인내해왔던 순간들이, 그 1년이.. 나중에 빛을 발할 거라 감히 말씀드립니다.

3. 불안함

시험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 불안함입니다. 어느 정도 받아들이시는 것도 괜찮습니다. 또한 제가 만성 불안증을 갖고 있었는데 가장 좋은 해결책은 '미친듯이 공부하기' 입니다.

 공부를 한다고 불안감이 해소될까 생각하시겠지만 해소됩니다.

제 나름대로 힘든 17년을 보내고 18년부터는 동네 독서실에서 혼자 공부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때 갑자기 실력이 확 상승한 것이 느껴졌습니다. 어떤 동형을 풀어도 일정 이상이 점수가 나오는 것을 보자 불안함이 사그라들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문제를 풀어도 상위20% 점수보다 높은 것을 보니, 자신감이 붙고 불안함이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미친듯이 하세요. 정말 말그대로 (표현이 거칠지만..) 닥치고 하시면 됩니다. 언젠가 끝나는 싸움입니다.

4. 자존감

 불안함과 같은 맥락일 거 같습니다. 자존감이 떨어지는 것 또한 시험과 뗄 수 없는 부분입니다.

sns는 꼭 끊으시길 바랍니다. 괜찮다면 카톡도 탈퇴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힘들 땐 내 스스로 잠시 벽을 치는 것도 괜찮습니다. 보고싶은 거만 보세요.

끝나고 해도 됩니다. 다 합격하고 세상 이야기 들어도 됩니다. 그땐, 어떤 이야기든 마음의 여유를 갖고 들을 수 있게 됩니다. 지금은 잠깐 멀어지시는 것도 본인을 덜 괴롭히는 방법입니다.

잠시만 본인만의 인생을 사세요. 누구의 인생도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입니다. 보여주기 인생에 현혹될 필요 없습니다.

5. 시험 도중 마인드 컨트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모르면 남들도 모른다'의 마음으로 임하는 것입니다. 물론 누군가는 알고 또 누군가는 모릅니다. 그치만 다들 보고 공부하는 것이 비슷하기 때문에 90프로 이상의 확률로 그 문제는 오답률이 높을 것입니다.

불안합니다. 초조합니다. 그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보세요. 내가 어느 정도 공부를 했기 때문에 불안하고 초조한 것입니다. 컷보다만 높으면됩니다. 뛰어나게 잘 볼 필요 없어요. 보통의 남들보다 한 문제만 더 맞히면 끝나는 싸움입니다.

다 맞혀야 한다는 강박을 꼭 버리시고 힘들더라도 그동안 버렸던 깡을 갖고 시험장에 들어가세요.

내가 지금 싸우는 건 합격자 중 흔들리지 않는 상위 50프로가 아닙니다. 하위50프로는 그 날 멘탈에 따라 갈립니다. 멘탈 단디 잡으세요. 꼭이요. 붙기만 하면 되는 시험입니다.

5-1. 시험장에서 문제 푸는 법

저 같은 경우는

55분~1시간: '한국사 → 국어 → 영어'를 일단최대한 풀고 이때 한번에 답이 안 보이는 문제들은 과감히 별표 치고 넘어갔습니다. (마킹도 했었습니다)

30분:  '과학 → 수학'을 30분 동안 풀고 전 문제 마킹까지 끝냈었습니다. 평소에 내가 빠르게 풀 수 있는 문제와 아닌 문제를 가리는 훈련을 많이 했었습니다.

남은 시간: 앞의 공통과목에서 별 표 친 부분들을 이때 마무리 했습니다. 이미 모르는 문제 빼고 마킹을 다 해 둔 상태라 생각보다 시간이 괜찮습니다.

동형모의고사 시험 전에 100분 잡고 푸는 연습 많이 해주세요. 요즘 같이 독해가 어려워지는 추세에는 무조건 해야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빠르게 풀 수 있는 문제와 버려야만 하는 문제를 캐치하는 것도 이젠 능력인 거 같습니다. 또한 시간이 부족할 때 어떤 식으로 대처해야 하는지 알게 됩니다.

6. 3단계 단권화

저는 본 것은 다 외워야 한다는 강박이 심했었습니다. 어느 정도 버려야 할 줄도 알아야 하는데 그게 안 돼 꼭 기억하고 싶다고 느낀 것들은 공부하면서 써 놓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1단계: 그날 그날 플래너 → 그냥 외우고 싶은 것들 무작위로 썼었습니다. 후에 틈틈이 계속 봐주었습니다.

2단계: 시험 6주 전 정도부터 시작했습니다. 플래너에 적어둔 것들 중 안 외워진다고 느껴지는 것들을 옮겨 적었습니다.

3단계: 2단계에서 정리한 것들 중 또 안 외워지는 것들을 정리했습니다. 이건 시험장에 들고 가면서 볼 것들입니다. 시험 하루 전에 했습니다.

단권화를 하면 좋은 점은 자신감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이거 이외에서 나오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여기서 나온다면 무조건 맞힐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면서 시험 당일 초조함을 없애줍니다. 저는 이 단권화가 굉장히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7. 마지막으로... 

저번에도 비슷한 말을 썼지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이 시간들도 끝납니다.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간다면 분명히 끝날 싸움입니다. 제대로 된 방향이 아니더라도 끝납니다. 둘러서 가더라도 버티면 끝나요. 

 언제 끝날까 너무 막막하고 그 막막함에 주저앉고 싶을 때가 많겠지만 버텨주세요.

어떤 심정으로 이 글을 읽고 계신지 가늠이 안 가 마음이 무겁습니다. 더 길게 쓰면 너무 장황해질 거 같아 이만 줄입니다만 다음은 본인의 차례라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노란필통889]

다른 과목도 안정하지 않은 상태라면 수학으로 보는 것도 방법이나 이젠 그럼 전략적으로 가셔야할듯합니다 수학은 최소시간 최대효율을 내는 정도로만 하고 공통에서 많이 버셔야 승산이 있을 거 같아요
강의는 딱히 들을 필요 없어요 정말정말 모르겠는 거만 골라 들으세요
공부방법은... 한페이지 정도 한번에 푸는데 틀린 문제는 물론이고 그 안에서 버벅거렸다고 생각이 드는 문제까지 다 체크해두시고 두번세번네번씩 반복해보세요 그러다 시험 한 달 정도 전부터 동형 푸시면 좋을 거 같아요

[노란필통889]

넹 지금 상황을 보니 수학을 그렇게 디테일하게 매진하는 건 좋아보이지 않아요ㅠㅠ 또 속해라는 건 본인이 충분히 이해하면 방향이 보이는 부분이라 지금 상황에서는 강의를 듣고 해결하기보단 그냥 많이 풀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지수슈]

자세한 조언 감사합니다ㅜㅜ 열심히할게요!

[내일은늦으리]

스크랩하고싶은데 안되네요 ㅠㅠ 도움 되는 조언이 있는 후기 감사합니다

[밀크폼]

안녕하세요 좀 한심한 질문일 수도 있겠지만 국가직 점수가 잘 나왔다는 걸 아시고 다음 시험 준비는 잘 되셨나요? 목표는 6월 시험인데 기대도 안한 국가직 점수가 잘 나와서..다음 시험도 더 파이팅 넘치거 준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마음이 완전 풀어져서요ㅠㅠ 지치기도 했어서 여기서 그만 두고 국가직 면접 준비나 하고 놀고 싶다는 생각만 들어요..ㅠㅠ......어떤 마음으로 공부 이어가셨는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노란필통889]

한심하지 않아요 오히려 당연하죠 저도 한 일주일은 헤롱헤롱했던 거 같아요
하지만 원래 목표가 서울시였던 거, 2달만 더 버티면 내 평생의 공부는 다시 없을 거라는 거, 지금 하지 않으면 평생의 후회로 남을 거 같다는 거
이 세가지 생각하며 이 악물고 일어나서 버티고 버텼던 거 같아요
평생을 하게 될 일이니 잘 생각해보세요
물론 잘못된 것은 절대 아닙니다 국가직 합격점 나오고 지방직 아예 손 떼시는 분들도 여럿 봤어요

[밀크폼]

감사합니다.. 두 달 버티면 평생 공부 없다는 게 확 와닿네요! 다시 열심히
해봐야겠어요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