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였습니다.
스페인 갈리시아에 사는 친구 '꾸꼬'에게서 문자가 도착했습니다.(와삽)
그런데 제가 열어보지 않았지만(열어보면 바로 답을 해야 하기 때문에), 첫머리(열어보지 않아도 읽을 수 있는)가,
문, 왜 이렇게 소식이 없는 거야? 몇 달...
인 걸로 보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저에게 불평을 늘어놓는 문자일 게 분명했습니다. 그러니 제가,
왜 이리 호들갑이라지? 내가 지난번(11월), '까르멘'하고 문자 교환을 했기 때문에, 자기네 부부도 적어도 내가 별 이상 없이(?) 지내고 있으리라는 건 알고 있을 텐데, 웬 난리냐고? 하면서, 저는 그 문자를 열어보지 않았답니다.(이 까페 아랫글 참조 '화가 남궁문'과 함께... | 그리운 사람들... - Daum 카페 )
그런데 그 다음 날도 또 다른 문자가 도착했는데,
그 첫 머리가(역시 열어보지 않았는데),
Cuco: 600 00 00 00 Adela: 600 ....
인 걸로 보면, 그들 부부의 핸드폰 전화번호를 적어보낸 것이 분명했습니다.
저한테, 자기네에게 전화를 걸라는 뜻 아니겠습니까?
그래도 저는 열어보지 않은 채,
누가 자기들 전화번호를 잃어버렸을까 봐? 아이, 좀만 더 기다리면, 어련히 알아서 연락을 할까...... 하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답니다.
(이 사람들요? 빤하거든요? 이렇게 호들갑을 떨어도 알고 보면 별 일 아니거든요. 늘...)
그런데요, 어제요.
또 스페인 친구의 와삽 문자가 하나 도착했는데,
이번에도 역시 열어보지 않았는데,
마드릳(Madrid)의 '산티아고'였고,
문, 몇 달째 아무런 소식도...
라는 첫 머리 문자였습니다.
그러니 이번에도 저는,
며칠만 더 기다리지...... 이제 크리스마스라 어쩔 수 없이 내가 연락을 할 텐데...... 하고 있답니다.
이들 둘 뿐만이 아닙니다.
바르셀로나의 '누리아'와 '루이스'(이들은 각자) 둘도,
지난 달에 몇 통의 문자를 보내왔기에, 제가 아주 간단히,
응, 나는 그런대로 잘 있으니, 크리스마스 때까지는 조용히 좀 기다려 줘.
라는 답을 보낸 뒤, 그 쪽에선 요즘 그저 침묵만을 지키고 있는 실정이거든요.
(그 중 누리아는 특히, 늘... 제가 너무 간단하게 편지를 쓴다고(길게 쓰지 않는다고) 불평해대는 친구거든요.)
그렇듯, 제 스페인 친구들이, 제가 소식을 주지 않는다고 난립니다.
그리고 요즘 제가 그렇게 지내고 있답니다.
한국의 지인들에겐 그렇게까지는 아니지만(제 소식을 그토록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도 없지만), 아무튼 문자 교환마저 시큰둥한 상태거든요.
작품도 안 되고(가으 내내 손을 놓고 있고), 생활도 좋지 않고, 최근엔 심각한 일마저 터져 고전 중인데,(전반적으로 안 좋습니다.) 뭐 그리 좋다고 희희락락이겠느냐는 거지요.
그런데, 어느새 크리스마스가 얼마 안 남았네요.
그러니, 그동안 걸어잠그고 있던 빗장을 풀어야 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거구요.
제가 늘(해마다 이맘 때) 강조하지만, 저는 기독교인이 아니기 때문에 '크리스마스'는 별로 중요시하지 않고, 한국에 있을 때는 전혀 신경도 쓰지 않지만,(한국인에 한해선)
이중적인 잣대이기는 하지만,
외국인 친구들에겐 연중 제일 큰 명절이자 '연례행사'이기도 해서, 해마다(의식적으로) 그들에게는 '연말 인사' 겸 곁들여 '크리스마스 인사'를 하기는 해왔잖습니까? (이건, 죽을 때까지 해야만 할 일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올해도 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그에 따른 생각은 해두고 있기도 하구요.
아무튼, 그러고 있는데... 이런 난리가 벌어지고 있네요.
요즘, 아무리 제 상황이 안 좋다고는 해도, 어차피 이제는 슬슬 움직여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그 밖의 다른 외국인들까지 포함해, 일률적으로 보낼 '크리스마스 인사'를 준비해야겠습니다.
크리스마스 인사라 아주 단순한 내용일 수 있지만, 그 안엔 여러가지 의미가 포함된 것이기도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