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천도 변해 가는구나 - 海心 구장회 - 청주지방회 교역자 여름 수련회로 대만 여행을 했는데, 둘째 날 화련에 있는 태로각 협곡을 갔다. 태로각 협곡을 처음 본 것은 아마도 30년 전쯤 된다. 그동안 태로각 협곡은 열 번 정도는 올라간 것 같다. 여러 번 본 곳이지만 이번에 태로각 협곡을 보면서 왠지, 길재 선생의 회고시가(懷古 詩歌)가 떠오른다. “오백 년 도읍지(都邑地)를 필마(匹馬)로 돌아드니 산천(山川)은 의구(依舊)한데 인걸(人傑)은 간데없네 어즈버 태평연월(太平烟月)이 끔이런가 하노니”
이 시가의 내용은 쉽게 말하면 길재 선생이 “오백 년 동안의 고려의 서울이던 송도를 찾아 평민의 몸으로 말 한 마리에 몸을 싣고 혼자 들어오니 자연은 변하지 않고 예대로 있되, 고려의 인재들은 간 곳이 없으니, 외롭고 허전하기 이를 데 없구나. 아! 슬프다. 태평스러웠던 지난날이 하룻밤의 꿈과 같구나.”라는 뜻으로 시가를 ?푼 것이다. ‘회고시가’ 중에 “산천은 의구한데”라는 문구가 내 머리에 떠오르는 것이다. “자연은 변하지 않고”라는 말인데, 이 말이 오랜 세월이 지난 오늘에는 그 말이 맞지 않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산천 즉 자연이 많이 변해 원래의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진으로 인하여 바위가 굴러 내려오고, 낙석(落石) 때문에 계곡의 모양과 도로가 원래의 모습이 아녔다.
셋째 날 야류 관광을 갔는데 역시 20여 년 전에 보던 모습과 달라진 것이 있었다. 기암괴석이 풍화작용 때문에 원래의 모습이 아녔다. 관광객의 시선을 가장 많이 끄는 클레오파트라의 미녀 바위, 일명 여왕 바위에서 사진을 찍기 위하여 사람들이 일렬로 길게 늘어서 있었다. 그런데 영왕 바위의 모습이 옛날과 같지 않았다. 목 부위가 더 가늘어졌고, 얼굴 부위도 약간 떨어져 나간 부위가 있었다. 풍화작용으로 본 모습을 잃어가는 것이다. 듣기로는 10년 후에는 여왕 바위의 목이 떨어져 나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오늘의 시대에는 “산천(山川)은 의구(依舊)한데”라는 말이 맞지 않는 것이다. 30년 동안 태로각 협곡의 모습과 야류의 기암괴석의 모습이 풍화작용 때문에 변했고, 사람들이 개발한다고 산을 없애고 평지를 만들고, 고속도로를 만든다고 자연을 훼손하고, 바다를 메꾸어 육지를 만들어 지도가 변하는 것이 오늘의 모습이다. 자연도 변하는 것을 본다. 이 땅에는 영원토록 변함이 없는 것은 없다는 것을 실감한다.
그래서 성경은 ‘새 하늘과 새 땅’을 이야기하고 있다. 하나님은 “내가 만물을 새롭게 하노라”(계 21:5)고 하셨고, 앞으로 전개될 것을 예언한 계시록에는 “또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보니 처음 하늘과 처음 땅이 없어졌고 바다도 다시 있지 않더라”(계 21:1)는 말씀이 있다. 즉 그리스도인들이 장차 들어갈 천국을 “새 하늘과 새 땅”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새”라는 말은 원어로 “카이노스”라고 하는데 질적(質的)인 새것을 말한다. ‘새 하늘과 새 땅’에는 새 예루살렘이 있다. 모든 성도가 그리워하는 천국이다. 이 땅에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옛날 어릴 때 놀던 정든 고향에 가 보면 옛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모두 변했다. 인간 문화가 옛날 정든 자연의 모습을 다 바꾸어 놓은 것이다.
이번 대만 여행을 하면서 변화된 자연의 모습을 보면서 씁쓸한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세상은 우리가 영원히 살 곳도 아니고, 미련을 가질 곳도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땅의 모습보다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더 좋아지는 새 하늘과 새 땅, 하나님이 예비해 놓으신 천국을 그리워하는 것이다. 그 천국에는 우리 주님이 우리가 거처할 집도 만들어 놓으시고 우리를 그곳으로 인도해 가신다고 말씀하셨으니 얼마나 좋은가? (요 14:1~3)
대만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아름다운 모습이 변해가는 자연환경을 보면서 세월의 흐름을 실감하며 변하지 않은 아름다운 옛 모습,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더욱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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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海心 블로그 원문보기 글쓴이: 海心 구장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