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곰발톱님 에베레스트 BC, 고쿄리, 초오유 BC 트레킹 지역과 이번 Lhende Khola 재해 지점 비교
▲ 네팔 트리슐리 계곡, 빌딩 군락 사이로 밀려드는 토석류와 급류. ABC 기사 4번 ‘Ground level in Trishuli’ 영상 다운받음.
◆ 네팔 토석류 산사태, 인구밀도와 히말라야 지형, 지구온난화를 생각하다
이번 네팔 빙하 붕괴와 토석류, 산사태 영상을 보면서 세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 첫째, “저 높은 히말라야 산골에 왜 저렇게 사람이 많지?”
토석류가 밀려드는 계곡을 보면 4~5층짜리 건물이 생각보다 빽빽하게 들어서 있고 도로와 발전시설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히말라야라면 사람 드문 고산지대와 띄엄띄엄 자리한 산촌을 먼저 떠올리는데 영상 속 모습은 예상과 많이 달랐습니다.
그러다 오래전 학교에서 배웠던
‘네팔, 대만, 한국은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라는 기억도 떠오르더군요.
위 곰발톱님의 2017년 에베레스트 BC~고쿄리~초오유 BC 트레킹 지도를 놓고 보면 네팔이라는 나라의 생김새부터 독특합니다.
네팔은 동서로 약 885km나 길게 뻗어 있는 반면 남북 평균 폭은 약 193km 정도입니다.
국토 면적은 약 14만 7천㎢로 남한 약 10만㎢보다 1.5배 정도 넓고, 인구는 약 3천만 명입니다.
전체 평균 인구밀도는 약 198명/㎢.
남한은 약 510명/㎢이니 전체 평균으로 보면 우리가 약 2.6배 높습니다.
그런데 네팔 안에서도 지역별 차이가 큽니다.
북쪽 산악지역은 약 34명/㎢에 불과한 반면 남쪽 테라이 평야는 약 460명/㎢로 우리나라 전체 평균과 거의 비슷합니다.
그러니까 히말라야 고산지대 전체에 사람이 빽빽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살 만한 계곡과 분지, 도로 주변에 마을과 건물이 집중돼 있으니 영상에서는 더욱 빽빽하게 보이는 것이겠죠.
● 둘째, 히말라야의 지형입니다.
저는 히말라야를 보면 늘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의 충돌을 먼저 생각합니다.
지금도 지각운동이 계속되는 젊은 산맥이고 지진도 잦은 곳이니
불안정한 암반과 빙하가 작은 충격에도 무너질 가능성을 생각하게 됩니다.
다만 이번 재해는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지진이 먼저 산사태를 일으켰다기보다
거대한 빙하와 암반이 무너지면서 큰 진동까지 발생한 쪽에 가까운 듯합니다.
● 셋째, 이산화탄소와 빙기, 간빙기입니다.
요즘 이런 재해가 발생하면 곧바로 지구온난화 이야기가 나오고
그 주된 인위적 원인으로 이산화탄소가 지목됩니다.
산업화 이후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가 지금의 빠른 온난화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겠죠.
그런데 여기에는 또 하나의 불평등이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모두 합친 누적 배출량을 보면
미국이 세계 1위, 중국이 2위입니다.
반면 네팔은 현재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0.05%에 불과하고
역사적 누적 배출량도 약 0.01% 정도입니다.
쉽게 말하면 이산화탄소는 거의 내놓지 않은 나라가
히말라야 빙하의 변화와 그에 따른 재해의 피해를 먼저 받고 있는 셈입니다.
이런 것을 보면 기후변화에도 분명 불평등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지구의 기후가 이산화탄소 하나만으로 움직여온 것은 아닙니다.
지구는 아주 오랜 세월 빙기와 간빙기를 반복해왔습니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모양과 자전축의 기울기가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변하면서
지구가 받는 햇빛의 양도 달라지고, 그에 따라 추운 시기와 따뜻한 시기가 반복돼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농도도 함께 오르내리며
기온 변화를 더 크게 만드는 역할을 해왔고요.
빙하기에는 한반도에도 지금보다 훨씬 차가운 기후가 내려왔습니다.
정확히 “빙하가 백두산까지 내려왔다”는 뜻은 아니지만
대략 백두산을 포함한 한반도 북부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남쪽 고산지대까지 한랭한 환경이 크게 확장됐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그 시절 북방계 식물들도 남쪽으로 내려왔고
기후가 따뜻해진 뒤 일부는 높은 산에 고립돼 살아남았습니다.
지금도 소주 부으면 기막힌 술이 되는 우리 고산지대의 구상나무를 비롯한 아고산 식생을 보면
그런 빙하기의 흔적과 지구의 긴 시간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러니 네팔 히말라야의 빙하 붕괴와 토석류, 산사태를 보면서도
어느 한쪽만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지금의 빠른 온난화에는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영향이 분명히 있고
훨씬 긴 시간으로 보면 지구축의 기울기와 공전 변화에 따라
빙기와 간빙기를 반복해온 자연의 순환도 있었습니다.
이번 네팔 재해 역시
* 젊고 불안정한 히말라야의 지질,
* 빙하와 암반의 변화,
* 기후와 인간 활동까지
여러 조건이 겹쳐 나타난 현상으로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높은 산은 늘 그 자리에 가만히 있는 것 같지만
그 속에서는 지금도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는 모양입니다.
곰발톱님 2017년 트레킹 지도를 만들면서 떠올려 본 세 가지입니다.
- 네팔의 인구밀도
-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만든 히말라야 지형
- 이산화탄소의 불평등과 빙기, 간빙기
▲ 티베트_빙하붕괴_토석류_산사태_20260826.mp4
▲ 히말라야를 따라 동서로 길게 이어진 네팔과 8,000m급 주요 봉우리 위치
첫댓글 어쨋건 산업화 이후 인간들의 편리함 때문에 생겨난 온난화가 주 원인이겠고
저 좁은 협곡 안에 관광객들이 찾아 드니 건물들이 지어지고 인구가 불어나니 옛 네팔 촌락의 모습이 아니겠지
영상을 보면 자연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과학자들이 내린 결론
1. 해발 5,200m 지점에 있던 축구장 30개 규모(약 0.2km²)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1,200m 아래 골짜기로 낙하
2. 낙하 과정에서의 충격파는 규모 5.2 지진에 상응하는 진동을 만들어냈으며,
마찰열로 인해 대량의 얼음이 순식간에 물로 변함.
3. 녹은 물이 계곡의 흙, 자갈, 거대 바위, 나무 등 퇴적물과 엉키면서
고밀도의 액체 콘크리트 상태(토석류)가 되어 파괴력이 급증.
* 빙하와 바위를 단단히 붙잡아주던 영구동토층이 기온 상승으로 녹으면서
접착력을 잃어 빙하 대규모 붕괴가 촉발
* 히말라야(제3극지, Third Pole) 지역은 지구 평균보다 약 2배 빠른 속도로
기온이 상승하고 있어 위험도가 가속화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