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대외용 라디오 매체인 평양방송을 통해 남파공작원 지령용으로 추정되는 난수(亂數) 방송을 9일 만에 또 내보냈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지금은 대부분 기억하지 않겠지만 예전엔 간첩을 잡았을 때에 소지품으로 등장하는 것이 난수표((亂數表)였습니다.
'난수표'라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수표(手票)인 줄로 알았는데,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 수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한참 뒤의 일입니다. 그냥 0부터 9까지의 숫자를 모르는 사람이 보면 장난하는 것처럼 아무렇게나 써 놓은 것인데 이 표를 해독하는 책자가 있어야 해독이 가능합니다.
<평양방송은 22일 오후 11시45분(한국시간 23일 0시15분)부터 "지금부터 21호 탐사대원들을 위한 원격교육대학 금속공학 복습과제를 알려드리겠다. 문제를 부르겠다"면서 "915페이지 19번, 772페이지 70번, 771페이지 28번…" 등의 숫자를 읽어 내려갔다. 평양방송 아나운서는 숫자를 낭독한 뒤 한 차례 더 반복했다. 이들 숫자는 지난 8일 오후 11시45분(한국시간 9일 오전 0시15분) 방송했던 것과 같다.> 뉴스의 내용입니다.
'난수방송'은
<숫자나 문자 등으로 만든 암호를 전달하는 방송이다. 암호방송(亂數放送)이라고도 하며 영어로는 'Numbers Station’이라 한다. 단파방송을 사용해 내보내므로 라디오로 쉽게 청취할 수 있다. 난수(亂數)란 특정한 순서나 규칙적 의미가 없는 연속적인 임의의 수를 말한다. 난수가 아닌 문자나 단어 등을 조합해 암호를 만들 수도 있으며 모스 부호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난수방송은 정보기관이 요원에게 지령을 내리기 위해 사용한다. 난수방송이 처음 시행된 것은 라디오가 등장한 이후인 제1차 세계 대전 무렵이다. 특히 제2차 세계 대전 전후로 각국의 첩보전이 치열해지면서 세계 곳곳의 정보기관들이 난수방송을 활용해 현장의 요원에게 지령을 전달했다. 그러나 21세기 디지털 시대로 넘어오면서 보안상 위험 등의 이유로 잘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난수방송은 합성한 목소리가 암호를 읽어주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암호는 미리 정해둔 책자나 해독용 난수표를 통해 해독한다. 방송에 등장한 숫자를 난수표나 책에 나온 글자와 조합해 지령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다. 책을 사용할 때는 어휘가 많은 책을 선택하여 특정 페이지에 나온 특정 글자를 찾아내 조합하도록 한다. 난수표의 경우 실제 간첩 활동의 증거가 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2016년 6월 북한이 난수방송을 두 차례 진행해 논란이 일었다. 북한이 난수방송을 재개한 것은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이후 처음이다. 다만 난수방송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북한에서도 잘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해당 방송이 실제 임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남북 간 긴장을 조성하기 위한 심리전이라는 분석도 대두했다.>백과사전편찬위원회
인터넷에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무슨 아나로그 방식이냐고 웃을지도 모르지만 이런 아나로그 방식이 더 확실할 수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이 다 디지털화가 되면서 아나로그 방식은 대부분 폐기되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더 방비를 해야할 것입니다.
가볍게 넘어갔다가 나중에 또 큰 일이 생겨,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상황이 올지도 모릅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