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깁니다-
이런 분위기구나 알게 돼서 짧게 일하다 일 때려쳤는데요.
제가 일하는 부서 매니저 둘은 필리핀인, 흑인이고요.
부서에 저 포함 3명이 아시안이고(인도인 2명, 저), 2명은 백인입니다.
저는 갓 들어가서 잘 모르다가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다 싶어서 1년 넘게 일하고 있는 동료 인도인하고 얘기를 하게 됐는데,
인도인 둘은 어려운 업무를 맡고, 한달 중 10일 이상을 회사+집에서 야근을 겁나 해야하고, 데드라인 맞추라는 압박 겁나 받고, 별것도 아닌 것에 매니저들한테 불려가서 질책당한다 하더라고요(주변 모든 백인들이 다 들을 수 있는 구조의 사무실)
백인 두명은 칼퇴하고 쉬운 업무를 맡고요.
그 두명 인도인들은 일 경력도 많고 되게 일을 잘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걸 당하고 있는거죠.
저도 '뭐같은' 트레이닝 받으면서 수시로 눈치+질책을 받았고요, (압박 + 일을 빨리 익히고픈 생각으로 자발적) 오버타임을 회사에서도 집에와서도 했었음에도 불구하고 매니저들한테서 돌아오는건 '눈칫밥+질책'이었죠. 나중에 깨달은건 이게 전략인가 싶더라고요 우리가 알아서 기게 초반부터 막대하면서 압박하는?. 이런 분위기 계속 당하면 '큰소리치고 당장 때려치지 않는 이상' 알아서 기게 되잖아요.
근데 매니저 둘, 특히 필리핀 매니저가 특히나 상사 눈치를 겁나 보더라고요. 나이도 어린 상사한테 말끝마다 'sir'라고 붙이면서요.
관두고 나오면서 인도애랑 잠깐 얘기를 하게 됐는데, 그 친구가 하는 말이 '너가 나가면 다음 직원으로 분명 유색인종 뽑을 거다, 막 부릴 수 있게' 이러더라고요. 또, 회사 때려쳤다가 조만간 다시 합류할거라는 같은 부서 사람에 대해 제가 '이렇게 야근 많고 막대하는 회사에 왜 돌아오지?'라고 말하니 인도인 친구 왈, '걔는 백인이잖아. 걔는 칼퇴시키겠지'.
매니저 위의 모든 직급(회사 오너 포함) 전부 백인이고요. 제 부서 말고 다른 부서 사람들(평직원 및 수퍼바이저)도 전부 백인, 한명만 흑인(이 친구는 방이 멀리 있어서 근무 환경이 어떤지는 모름). 근데 늦게까지 남아서 제가 마지막 문을 잠그고 가는 날이 종종 있었는데, 대부분 다들 칼퇴하더라고요. 매달 마감치는 10일 기간에 늦게까지 남아서 일하는 사람들은 인도인 2명하고 저밖에 없었네요. 그 친구들은 집에가서 밤 12시 1시까지 일했다고 다음날 얘기하고, 제발 잠을 자고 싶다고, 아픈 날도 집에서 일했다고도 하고, 휴가가 공식적으로 3주가 주어진다고 해도 휴가 써본적도 없다고. 근데 백인들은 휴가도 잘 가더라고요.
굴러가는 걸 보니 백인 상층(?) 관리자들이 중간관리자로 아시아인, 흑인을 내세워서 지능적으로 'non-white'를 막 굴리는 시스템이 보이더라고요.
그럼 궁금해지죠. 왜 그런 대우를 받으면서 계속 일하냐? 저도 물어봤죠. 근데 영주권 경력 1년 쌓는거로 묶인 애도 있고, 인도에서는 경력이 있는데, 캐나다 경력이 없어서 버틴다는 말도 하고, 둘 모두 '더 좋은 잡'을 구하고 있고, 구해지면 바로 그만둘거라고.
저는 처음 들어가서 일도 배워야되고 분위기도 모르니 열심히 하면서 그러려니 넘어갔는데, 너무 아니다 싶을땐 표현을 했죠.(인도인 왈, 너 되게 용감하다 매니저한테 그렇게 속시원하게 말대꾸한 사람 너가 처음이다). 회사 관둔다고 결정했을때도 '임팩트' 있게 나온거 같네요. 적어도 회사 사람들 특히 상층 관리자들에게 '너네가 시스템을 어떻게 굴리는지 잘 안다. 매번 매니저들한테 까이는 거 너네들 다들 지켜보고 있었을텐데, 아무 말도 못하고 당하기만 하는 병신 아니다' 정도의 임팩트는 확실히 주고 나온거 같네요.
궁금한게, 이렇게 대놓고 non-white만 막대하는 회사도 있나요? 생각도 못했는데 겪어보니 기가 차네요. 겉으로 보기엔 다들 사람 좋아보이는 백인 높으신 '분'들, 말도 조근조근, 평소 회사 분위기도 큰 소리 없이 조근 조근 화기 애애 '수평'적인 분위기라고 처음에 느꼈었는데, 좀더 겪어보니, 또 1년 넘게 일한 인도인 애 스토리를 들으니 아주 지능적으로 기분 더러운 차별을 해왔더라고요.
첫댓글 뭐하는 회사인지?
20개의 호텔을 소유 운영하고, 다른 몇 개 호텔은 관리하는 회사요. 아파트도 좀 짓고요.
@메시다 어째요 위로를...힘내시고 다시 좋은직장 찿으시길
@크라센 감사합니다. 멀쩡해보이는 회사가 캐나다에서 대놓고 이런 짓을 한다는게 황당해서 글 올려봤네요.
억 듣고만 있어도 답답해지는 회사 분위기네요 ㅠ
저는 뭣모르고 당하다가 나중에 이렇게 시스템을 굴리는구나 알게되니 황당 당황 분개하게 되더라고요. 캐나다인데..이렇게 인종차별적으로 회사를 굴릴 수 있다는게. 사람 좋아보이고 수평적으로 보였던 분위기가 실상/속셈은 정반대였다는거 알고나서는 소름 돋았네요. 제가 사회생활 많이 안해봐서 너무 몰랐나 싶기도 하고요
회사 분위기가 안좋네요. 저는 님보다 규모가 큰 회사에 다니는데 저의 팀은 분위기가 괜찮아요. 저희는 매니저 외에 모두 현장 엔지니어들이라 (매니저들 백인, 팀원들 중 백인 50%)자기일만 알아서 하면 되더라구요. 더 좋은 회사 찾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멀쩡해보이는 회사가 캐나다에서 대놓고 이런 짓을 한다는게 황당해서 글 올려봤네요. 백인 오너 회사들은 이런 곳들이 더 있나해서요.
east coast에 사시지 않나요? 토론토도 도시밖으로 나가면 차별 심한곳도 많아요
그 전 회사는 중동인 오너 중국인 cfo였고 백인이 그 밑 관리자로 일했던 곳이었는데 그래서인지 non-white차별같은거 없었거든요. 여긴 백인 오너에 관리자들 전부 백인..두 곳을 경험하고 생각이 드는 건 백인 오너에 관리자도 백인들 위주인 곳은 알게 모르게 non-white차별 하는 곳이 생각보다 많을까..캐나다고 잡인터뷰 분위기가 되게 수평적이라 느낌 좋았어서..막상 일하면서 실상을 겪으니 이게 뭐지 싶더라고요. 이젠 회사도 사람도 겉보고는 모르겠구나 싶네요 ㅎㅎ
참고 경력쌓이면 이직 아니면 당장이라도 이직할곳 찾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