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접했던 음악은 밥딜런..도어즈..지미 헨드릭스 등..
뭐 히피적인 냄새가 풍기는 60년대 음악들..(도어즌 히피랑 좀
거리가 있지만)
난 집요하게 어떤 하나에 파고드는 매니아가 아니라서
아주 다양하게 직접 다 들어보며 접하진 못했지만...
하여간 미국의 60년대와 히피에 관한 책들을 보며 록음악에 입문....
이땐 60년대 음악이 최고이고 다른 요즘 음악은 듣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우연히 너바나를 접하게 되고 펑크를 알게되며
음악취향이 완전바껴버리게 됐죠...
너무나 큰 펑크의 영향으로 나에게 메탈이나 프로그래시브
등의 음악이 다가올 기회가 없었죠...
앨범형식의 10분이 넘는 프로그래시브록을 듣는 잘난척하는 히피보단
싱글형식의 3분이 채 안되는 록큰롤을 듣는 오토바이 소년들에게
더 정이갔죠...
펑크정신에 완전히 빠져들었으땐 거의 모든 록음악들을
거부했었죠....
그런데 그 당시의 음악을 듣는 스타일에 따라 나의 삶의 방식이
바뀌는거 같아요.....
나이가 좀들며?(아직 나이운운하긴 어리지만)점점
극단적인 성향이 바뀌어가고.........
내가 절대로 안듣다고 다짐했던 밴드의 음악들도
하나 둘 듣게되고....
.........
음 어쨋건 말하려고 했던건
어떤 예술작품에서 철학적인 어떤것을 말하려
한다는 건 정말 웃기는 짓이죠...
특히 록음악에서.....
--------------------- [원본 메세지] ---------------------
내 시대 음악 매니아들의 일반적인 단계라면.
빌보드 챠트 - 헤비메탈 - 하드락 - 프로락/아트락 - 올드팝 -블루스/포크 - 재즈/챔버락 - 클래식
.. 정도의 전형을 거치는게 보통 아닐런지.
약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대부분의 큰 틀은 이정도에서 그리 변하지 않는데..
그 과정 중에서 가장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음악을 대하는 시기가 바로 프로락/아트락 일 것이다.
비장한 선율과 장엄한 구조. 철학적 가사를 무기로 하는 프로락의 경우는 영국과 독일 등에서 특히나 융성했던 음악이다.
아트락은 프로락. 그리고 포크락과의 유사성이 많은 음악이라 딱히 구분하기가 쉽지 않은데 보통은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큰 붐이 일었었다.
뭐.. 쟝르 리뷰를 하자는 것도 아니니. 이 얘기는 이쯤에서 덥어두고.
아는대로..핑크플로이드. 제네시스. 킹크림슨. 예스.
영국계 4대 슈퍼밴드를 필두로 아라쉬느와. 트리움 비라트. 로스 까나리오스. 무제오 로젠바흐. 등등의 수많은 팀들이 스므살의 애호가들을 설레게 했다.
그중 무제오 로젠바흐의 앨범은 한때 엄청난 희귀본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들은 단 한장의 앨범. '짜라투스트라'만을 내어놓았는데 대부분의 팀들이 그랬듯이 그 당시엔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한채 묻혀졌었고..
시간이 지나 그들의 이름이 알려질 무렵엔 더이상 남아있는 판을 볼 수가 없었다.
80년대 후반. 고삐리였던 본인에게 우연찮게 들린 그들의 이름은. 왠지
폼 나는 팀명부터가 예사롭지 않았었고-_-;; 더군다나 '짜라투스트라' 라니. 어찌 더 이상 폼이 날 수가 있단 말인가. -_-;;;;
레코드샵 주인에게
' 저기. 무제오 로젠바흐의 짜라투스트라 있습니까? '
..라고 물어보는걸 상상하며. 혼자 도취되어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_-;
하지만 당시의 내게 수십만원의 고가 엘피를 살 여력이 있을리가 없었고.
전전긍긍 하던차. 고교를 졸업하던 봄.서울의 황학동 빽판 가게에서 드디어 그들의 판을 8백원에 -_-;; 구입하는 쾌거를 이루고 말았다.
엄청난 스크래치 노이즈에도 불구하고. 난 열번 가까이 리플레이를 하며
감동에 감동을 거듭 했었다.
롯데에서 생산된 20와트 일체형 미니 콤퍼넌트.
그 조악한 음질에도 마냥 행복했었다. 어쩐지 내가 니체의 세계로 성큼. 들어선듯한 환각-_-;; 속에서 자뻑하고 있던 것 이다.-_-;;;;;;;
그 자뻑은 계속 이어져서.
니체의 '비극의 탄생'을 절반도 못 읽고 던져버린 기억을 모두 말살 시킨채 -_-; 다시 '권력에의 의지'와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한양대 도서관에서 쌔벼오는 만행을 저지르기에 이르렀다 -_-;;;;
( 이자리를 빌어 말 하자면. 난 한대를 다닌적도 없고-_-; 암튼 한대 학형들에겐 심심한 사과의 말을 전하고 싶다. 또한, 학생증을 뽀리 당한 울 누님 에게도 -_-;; 사과의 말을...-_-;;;;; )
내가 다시 니체를 접한것은 스믈 다섯때.
하지만 여전히 니체는 어렵고. 무제오 로젠바흐도 더이상 예전같은 감흥을 주지 못했다.
이미 재발매가 시작되어 가격이 만오천원으로 떨어진 그들의 음반.
몽타쥬 기법으로 그려진 서늘한 자켓만은 여전하지만. 이미 난 스므살의 열정을 잊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러분들 이라면 어떨까. 비장의 시대를 살아오지 않았으니 어쩌면 촌스러울지도.
리퀘스트를 할 분들을 위해. 영문으로 써 놓는다.
Museo Rosenbach - Zaratustra -
ps. 딱히 연재를 할 생각까진 아닙니다.좋아하는 음반을 추천 한다던가.. 그런 의도도 아니고. 그저. 문득 생각나는 음반에 대한 감상이나 추억 같은걸 주절거리고 싶어 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