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은 유한하고 자꾸 옮겨 다닌다는 가르침을 전하려고 유대인들은 탈무드 이야기에서 나폴레옹을 등장시킵니다. 나폴레옹이 유럽을 정복한 후 각나라의 협력자를 불러놓고 나눈 이야기가 아래와 같이 전개됩니다.
나폴레옹이 각나라의 협력자들을 불러 모아 놓고 무엇이건 원하는 것을 말해 보라고 하자 각나라의 협조자들이 천재 일우의 기회라고 여기며 각각 아래와 같이 반응합니다:
먼저 프랑스 사람이 말했다.
“저는 포도 밭과 와인 공장을 원합니다.”
그 다음 독일인이 말했다.
“저는 보리밭과 맥주 공장을 원합니다.”
연달아 이태리인이 말했다
“밀밭과 맛있는 파스타 공장을 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유대인이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청어 2마리만 선물로 주십시오.”
나폴레옹은 유대인의 소원은 당장 들어줄 수 있는 것이라 즉시 청어 두마리를 주었고, 다른 나라 협력자들에게는 나중에 주겠노라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나폴레옹이 얼마후에 몰락하는 바람에 다른나라 협력자들은 아무것도 받지 못했습니다.
필자는 권력이 옮겨 다니는 이유를 “언더도그마(underdogma)”라는 조어(造語)에서 실마리를 찾아보려고 합니다.
미국 보수 운동 단체인 티 파티의 전략가인 마이클 프렐이 영어단어 underdog와 dogma를 합성하여 underdogma라는 말을 만들어 냈습니다. 프렐은 자신의 저서 “언더도그마”에서 언더도그마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내렸습니다.
“언더도그마는 힘이 약한 사람이 힘이 약하다는 이유만으로 선하고 고결하며, 힘이 강한 사람은 힘이 강하다는 이유로 비난 받아 마땅하다는 믿음을 가르킨다. 언더도그마는 단순히 약자 편에 서는 것이 아니라 힘이 약하다는 이유 때문에 무조건 약자 편에 서고 그 약자에게 선함과 고결 함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 부분은 강준만 지음 “정치적 올바름”에서 재인용 했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 윤석열 전 검찰 총장은 추미애 전 법무장관과 맞서 싸울 때 언더도그마의 수혜자였습니다. 반대로 우여곡절 끝에 대한민국의 최고의 권력자가 된 지금의 윤석열 대통령은 거의 모든 공적인 관계에서 언더도그마의 피해자입니다. 설상가상으로 권좌에 오른 사람들은 종종 착각과 오판을 합니다. 권력자의 착각과 오판에다 언더도그마 현상이 더해지면 탈 권력 현상은 가속화되기 마련입니다.
문재인 전대통령의 경우 2020년 4.15총선에서 유권자들이 여당에게 압도적인 승리를 안겨주었습니다. 이것을 문전대통령은 민주당과 자신에 대한 전적인 신임으로 잘못 해석한 것 같습니다. 당시 코로나 19가 한창 창궐할 때라 “장수가 전쟁 중에 말을 갈아타지 않는다”는 유권자들의 심리작용을 문전대통령은 진보정권에 대한 전적인 신임으로 착각했던 부분이 있었지 않았나 하고 추론해 봅니다. 결과적으로 총선 승리와 우호적인 여론의 흐름에 도취 되여 정책 과오를 가다듬고 전열을 정비하는 쇄신과 성찰의 기회를 놓친 것이 정권 교체의 빌미가 된 것이 아닌가 하고 유추해석 해 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경우 문재인 전대통령과 반대로 2024년 4.10총선에서 참패를 했고 국정 운영에 대한 여론의 긍정 평가도 문전대통령때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현저하게 저조 합니다. 게다가 윤석열 대통령은 말과 행동에서 옛검찰 총장의 티를 벗어 나지 못하고 특별히 시정하려는 노력도 보이지 않아 언더도그마의 토양에 퇴비를 주는 듯한 느낌마저 받습니다.
대국민 사과를 하는 지난번 기자 회견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사회를 보는 대통령실 간부에게 “이제 목도 마르고 그만하자!”는 보스스타일의 일성이 전국민에게 생중계되었습니다. 그 결과 자신이 무소불위의 권력자임을 과시하는 듯한 오만한 인식을 국민들에게 여과 없이 노정하는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대통령의 이런 인식은 최근 홍철호 정무수석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나와서 지난번 대국민 기자 회견 때 부산일보 기자가 “대통령이 무엇을 잘못해서 사과했는지?”를 캐묻는 질문을 “대통령에 대한 무례” 라고 비난하면서 더욱 국민들을 당혹하게 만들었습니다. 여론에 뭇매를 맞고서 나중에 홍철호 정무수석이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마지못해 물러는 모습은 참 측은해 보였습니다. 국민들은 대통령실 간부들이 공유하고 있는 권력에 대한 환상적인 착각과 그릇된 인식의 일단을 엿본 듯하여 사과를 듣는 사람들이 오히려 민망 할 지경이 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도 한두가지의 잘못을 부풀려서 악마화 한다고 지난번 기자 회견에서 억울함을 토로한바 있습니다. 굳이 생소한 조어(造語)언더도그마 현상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만인에게 친숙한 노불리스 오불리주 라는 범세계적인 규범에 비추어 봐도 윤석열 대통령의 상황 인식에 현실감이 결여 되여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렛의 공저 “어떻게 민주의는 무너지는가(How Democracies Die)에서 “규범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연성가드 레일이고, 헌법은 민주주의를 의를 지키는 강성 가드레일이라고 했습니다. 반드시 권력자가 아니더라도 우리사회의 지도계층은 자신이 사회로부터 받은 여러가지 혜택을 환원하는 차원에서 자신이나 가족에게 유불리를 떠나 사회적 불문율인 룰(rule)즉 규범을 지키는 염치를 솔선해서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는 “남의 불행에서 얻은 행복”이라는 뜻의 독일어입니다. 영어 사전에도 “pleasure derived by someone from another person’s misfortune.”라고 정의 되여 있습니다. 남이 잘못되는 것을 기뻐하는 것이 속인들의 인지상정인지 모르겠지만 건강한 정신을 가진 사람에게 대놓고 권장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 합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격언을 떠올려 봅니다.
지난 15일 이재명 대표에 대한 공직 선거법 1심재판에서 판사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여론조사 기관 공정에서 지난 18일부터 19일 사이에 여론조사결과에서 이재명 대표의 사법부 판결에 대한 여론의 반응은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 이재명 후보의 차기 대통령후보 호감도에서 43.6%로 나타나 일주 전 조사 때보다 되려 2.6%가 증가했습니다. 정당 지지도에 있어서도 민주당은 전번 조사때보다 6.1%가 증가했고 반면에 국민의 힘은 6.7%가 감소했습니다. 대통령국정 수행평가도 긍정은 지난번 보다 0.4%가 감소했고 부정 평가는 지난번 보다 1%가 증가했습니다.
11월 3주 한국 갤럽의 여론 조사에서도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20% 부정 72%로 긍정은 지난주와 같고 부정은 1%가 증가했습니다.
정당 지지도에 있어서 민주당은 34%로 지난주와 같고 국민의 힘은 28%로 지난주 보다 1%가 올랐습니다.
아직은 속단하기 이릅니다만 이재명대표에 대한 사법 리스크도 여론조사에서 언더도그마의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닌가 하고 조심스럽게 추론해 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는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국민 4명중 1명 내지, 경우에 따라 국민 5명 중 1명으로 나타나, 지지 기반이 매우 협소하고 취약합니다. 대통령 국정 수행 부정 평가 원인(한국 갤럽 11월 3주 여론조사의 경우)으로 첫째 김건희 여사 문제 14% 그리고 둘째 경제/민생/물가 등 을 13%로 꼽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두가지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여 국정 지지기반을 확대하는 것이 정부와 여당이 당면하고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샤덴프로이데(schdenfreude)만으로는 자신이 당면한 현재 딜레마를 극복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음을 사회일반은 물론 정부와 여당이 직시하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지나치게 샤덴포로이데에 집착하다 언더도그마 의 역풍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통찰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