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그룹은 현대산업개발, 용산아이파크몰, HDC신라면세점, HDC아이앤콘스, 호텔HDC 등의 계열사 및 사업을 운영하는 대기업으로, 현대그룹의 창업주인 고 정주영 회장의 조카 정몽규 회장이 경영을 맡고 있다. 정몽규 회장의 부친인 고 정세영 명예회장은 현대자동차 사장을 지낼 때 대한민국 최초의 자동차 고유 모델인 ‘현대 포니’를 개발해 ‘포니 정’이라는 별칭을 얻은 바 있다.
HDC그룹은 1977년 한라건설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됐으며, 1986년 현대산업개발로 상호를 변경, 1999년 현대그룹에서 분리됐다. 현대산업개발을 중심으로 석유화학, 유통, PM/FM, 헬스케어, 레저, 악기제조, 스포츠, 금융 분야의 계열사를 보유하였으며, 최근까지 용산역사(아이파크몰)를 본사 사옥으로 사용했다. 최근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삼성동 신사옥(아이파크타워)으로 본사를 이전해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HDC그룹은 지난 8일까지 용산역사가 있는 아이파크몰에 본사를 뒀다.
우선 용산의 역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용산은 러일전쟁 후 일본이 강제 수용해 총독부와 군 주둔 시설을 설치한 곳이다. 또 조선인들을 몰아내고, 일본인 마을을 형성하면서 ‘신용산’으로 불렀다. 서해에서 한강으로 이어지고, 철도가 개설되면서 교통의 요지로 통했으며, 전자상가가 개발되기 전까지 청과물도매시장으로 활용됐다. 해방 이후 미군기지로 활용되다, 최근 미군기지가 철수하면서 우리의 품으로 돌아왔다.
이처럼 역사의 아픔이 담긴 땅에 HDC그룹의 본사가 있었다. 풍수적 환경을 살펴보면 용산은 서울의 백호인 인왕선에서 분맥한 산줄기가 무악재를 지나 연희궁의 주산인 안산을 만들고, 동쪽으로 이어지다가 아현동, 만리동 만리재를 지나 마포대교 북단까지 향한다.
특이한 건 이러한 터에 지어진 HDC그룹의 본사가 용산역 내에 있다 보니, 밑으로 쉴 틈 없이 열차가 지난다는 점이다. 풍수에서는 철도와 드나드는 수많은 사람들의 움직임을 물과 비교해 재물로 여긴다. 따라서 HDC그룹 본사 사옥은 재운(財運)이 매우 강했다. 여의도나 잠실처럼 행주형은 아니지만, 행주형 못지않은 큰 재운이 흐르는 터라 하겠다. 재운이 풍성한 터에는 백화점, 면세점, 물류, 관광, 호텔 등의 업종이 적합하다. 반면 HDC그룹의 주력 사업인 건설 및 제조와는 궁합이 맞지 않아 안정된 기운이 부족했다.
HDC그룹이 지난 9일 삼성동 신사옥(아이파크타워)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HDC그룹은 지난 9일 삼성동 아이파크타워로 본사를 이전했다. 경기고등학교 인근에 위치한 삼성동 신사옥은 수도산의 기맥의 영향을 받는 터다. 한북정맥과 연결된 용산 사옥과는 달리 백두대간의 허리부분인 속리산에서 분맥된 한남정맥의 기운을 받는다. 서울의 강남구와 서초구는 속리산에서 시작된 한남정맥이 북쪽으로 행룡(行龍)하면서 안성의 칠현산, 수원의 백운산을 지나 조산(祖山)인 관악산에 이르러 지기(地氣)를 정제해 주산인 우면산으로 보낸 기운을 받는다.
강남의 주산인 우면산은 소가 누워 잠자는 형상으로, 풍수에서는 재물을 상징하는 토의 기운을 가진 터로 여긴다. 부자가 나는 이 터의 기운은 우면산에서 양재동, 역삼동, 삼성동을 지나 봉은사의 주산인 수도산에 이르고 봉은중학교 인근에서 한강과 만나 기운을 갈무리한다. HDC의 삼성동 신사옥은 이렇게 이어지는 강남용(江南龍)의 품 안에 위치해 있다. 또 선정릉(宣靖陵)의 외명당에 해당돼 재운이 양호하겠다.
삼성동 신사옥 건물은 장방형으로 지어져 안정감을 주며 기운이 강하다. 참고로 풍수학에서는 가로와 세로의 비율이 2배가 넘는 형태의 건물을 빈상(貧相)이라 부르며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고 본다. 양택풍수에서는 전면에 조금 작은 건물이, 좌우에 비등한 건물이, 뒤에 큰 건물이 있어야 좋은 입지적 조건을 갖췄다고 판단한다. 영동대로 맞은편에 있는 아셈타워가 HDC 사옥보다 약간 높은 점으로 미뤄 최고의 위치에 오르기에는 다소 어려워 보인다.
조만간 HDC 삼성동 신사옥 좌측에 현대자동차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가 들어설 예정인데, 초고층이라 이기론에서 봤을 때 음신성군주화주(陰神成群主花酒)다. 즉 음기가 모여 있는 터 가까이에 높은 건물이 들어설 경우 음기를 활성화시켜 안 좋은 일이 생길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신석우 풍수지리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