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시절 수련회 때 부르던 노래가 생각납니다. 김지하 작가의 시에 노래말을 붙였는데 “밥은 하늘입니다. 하늘은 혼자 못 가지듯이 밥은 서로 서로 나누어 먹습니다” 식탁의 평화입니다. 함께 나눔을 통해 누리는 기쁨과 행복이죠. 세상이 점점 인색해지고 각박해지는 각자도생의 삶으로 변해갑니다. 더 많이 팔기 위해 상업전략인지 모르지만 점점 혼자 사는, 혼자 생존해가는 이들이 많아집니다. 식탁의 평화는 저만치에 있고 혼자가 편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서로, 함께, 더불어’의 가치는 성서에서 보여주는 하나님 나라의 모습입니다. “서로 사랑하라, 서로 짐을 나누어지라, 서로 권면하여 선을 행하라” 그와 같은 일을 하늘이 주신 사명이라 여기며 사는 이들을 ‘평화를 위해 일하는 이들’이라고 말하고 그들이 바로 하나님의 아들이요 딸이라 선명하게 말씀해 주십니다.
이런 거룩한 부담감을 갖고 살아가는 할머니 몇 분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여러 해 전에 교회 교우들과 함께 이스라엘을 방문했을 때 여간해서 방문하기 쉽지 않은 곳을 방문했습니다. 팔레스타인 해방기구의 본원이 있던 헤브론입니다. 유대교와 이슬람 모두 성지로 여기고 있는 아브람 가족들의 무덤이 있는 막벨라 굴을 비롯해서 중요한 유적들이 있는 도시입니다. 그러다 보니 들어가는 입구부터 총을 들고 삼엄한 경비를 서고 서로를 적대적으로 대하는 전선처럼 느껴졌습니다.
인권은 지켜지지 않고 때론 많은 사람들이 맞고 갇히고 수치스러운 몸 수색을 당하고 매일 매일 자행되는 인권유린과 말살의 현장입니다. 놀라운 것은 적대감과 증오가 용광로 쇳물처럼 끓어오르는 그곳에 할머니 세 분이 계셨습니다. 미국에서 온 할머니 두 분과 독일에서 온 할머니 한 분, 모두 70이 넘으신 분들입니다. 그들의 이름은 C.P.T, CHRISTIAN PEACE TEAM 기독교 평화 단체입니다. 거창한 이름이지만 그들이 하는 일은 증오와 적대감으로 서로를 적대시 하는 그래서 그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는 갈등의 현장에 그저 서 있는 일입니다. 카메라 하나를 들고 심각한 상황이 오면 사진을 찍어 보낼 것이라 살짝 협박도 하면서 평화를 지켜냅니다.
그렇게 할머니 세 분은 2년간 그곳에서 살고 계셨습니다. 그냥 그곳에서 사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같지만 하나님의 자녀다운 평화를 여는 이로 살고 있습니다. 그냥 그곳에 서 있는 것 같지만 팔레스타인 식민지 한복판 잔혹한 십자가에 무기력하게 매달린 예수처럼 서 있습니다. 평화로 오신 하나님의 아들을 닮은 모습으로 식탁의 평화는 모두에게 주신 하늘의 지혜를 얻은 나눔에 있습니다. 평화는 그렇게 이루어가는 것 같습니다.
알렉산더도 아니고 팍스 로마나의 힘을 통한 평화도 아니고 팔레스타인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지만 자신의 몸을 기꺼이 드려 십자가의 사랑으로 세상을 감동시킨 한 청년에 의해서 평화는 이루어집니다.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의 자녀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 Blessed are the peacemakers, for they will be called “the children of God”
점점 불안해 집니다. 하늘의 새가 아닌 오물 덩어리가 휴전선을 넘고 참지 못한 분노가 포탄으로 바뀔지 두려운 시기를 지나갑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더욱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되어야 합니다. 마틴 루터 킹 목사님의 차별을 넘는 힘찬 평화의 발걸음도 좋고, 간디의 온유한 저항도 좋습니다. 평화의 왕으로 오신 주님을 믿는 우리가 그리고 우리가 속한 교회가 평화를 위해 일한다면 하늘을 감동시키는 아름다운 일들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첫댓글 평화를 위해 일하는 교회와 그리스도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