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동해안 일대에는 밀물과 썰물 현상이 없기 때문에, 동해(東海)에는 으레 밀물과 썰물이 없게 마련이라는 주장이 있게 되었다. 이에 대해서는 옛사람들도 일찍이 말한 적이 없었는데, 나 역시 그 이치를 생각해 보았으나, 분명히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내 나름으로 생각하기에는, 동해이기 때문에 밀물과 썰물 현상이 없는 것이 아니라 바로 북해(北海)에 해당되기 때문에 밀물과 썰물 현상이 없는 것이 아닌가 여겨지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선유(先儒)는 바다에 밀물과 썰물이 일어나는 것을 대지가 숨을 내쉬고 들이마시는 호흡 현상으로 여겼다. 사람이 호흡하는 것을 보면 배는 움직여도 등은 움직이지 않는다. 따라서 대지의 형세로 볼 때에는 북쪽을 등이라 하고 남쪽을 배라 할 수 있을 것이니, 그렇다면 배에 해당되는 부위에서만 호흡 현상이 나타나고 등에 해당되는 부위에는 그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 이치상으로 그럴 듯하게 여겨지기도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천하의 동북쪽 모퉁이에 자리하고 있는데, 세로로 뻗은 그 길이라고 해야 겨우 2천여 리(里)에 지나지 않는다. 만약 중국을 기준으로 해서 견주어 본다면, 우리나라의 남쪽 변두리는 청서(靑徐)의 지경(地境)에 해당시킬 수 있을 것이요, 동쪽 경계 한 방면은 우리 입장에서야 동쪽이라고 일컫고 있지만 천하를 기준으로 해서 논한다면 마땅히 동북쪽으로서 북쪽과 가까운 지역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곳의 바다 역시 북해(北海)의 변두리라고 할 것인데, 오직 이 북해에는 밀물과 썰물이 없는 까닭에 여기에서도 밀물과 썰물 현상이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추리해 본다면, 비록 서역(西域)의 서쪽이라 하더라도 북쪽과 가까운 바다에는 우리나라의 동해처럼 밀물과 썰물이 없을 것이 또한 분명하다. 북해는 사람이 가 본 적이 없는 곳이니, 밀물과 썰물이 과연 있는지 없는지 알아 볼 길은 없으나, 이치를 미루어 짐작해 볼 수는 있는 것이다. 눈으로 보거나 귀로 들을 수 있는 일이 아닌 다음에야, 이치를 가지고 추구해 보지 않는다면, 무슨 수로 알아 낼 수가 있겠는가.
만약에 “동해에는 으레 밀물과 썰물이 없게 마련이다.”고 말한다면, 우리나라의 서ㆍ남해나 중국의 청서(靑徐) 일대 모두가 사실은 동해에 속한다고 할 것인데, 그곳은 모두 밀물과 썰물 현상이 일어나는 반면에 우리나라 동쪽 해안의 절반 이상에서만 유독 그런 현상이 보이지 않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끝.
밀물 썰물에 관한글이네여,
오늘 새로운걸 공부하고 가네여.고마워~.
인체에 비유하여 밀물과 썰물의 현상을 잘 설명했네요. 결국 인체의 배는 숨을 쉬면 움직이지만 북쪽의 등은 고정되듯 이를 바다에 적용했네요. 지혜로운 탐구정신에 근거한 발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