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10월11일 화요일 새벽2시30분
지금 대명콘도 302호실, 입구방에 혼자 누워있다.
어제 아침 오전8시 반에 집에서 출발, 숙등역에서 9시 약속대로 2사람을 태우고 화명동 고용노동부 앞에서 일박2일에 필요한 음식과 필요한 도구를 챙겨오는 한 사람과 준비해온 보따리를 싣고 목적지 청송 주왕산을 향한다. 약 한시간을 달려 언양 휴게소에서 커피와 간단한 간식, 화장실과 지나칠수 없는휴게소의 옷가게에서 일행 셋은 뭔가 하나씩 사들고 다시 출발, 청송 주왕산 입구 주차장에 오후1시20분 도착, 언양 휴게소의 잠깐의 머무름을 빼고도 거의 4시간을 달린 셈이다. 물론 중간에 정체구간이 있었다. 200Km가 넘는 거리다. 곧바로 길 옆으로 늘어서 있는 관광지 특유의 식당가에서 비빔밥(12000원) 과 부실한 감자부침(15,000원), 막걸리 한통(5000원), 시중가 보다는 물론 비싸다. 주왕산은 총각때도 왔었고 그후 몇번, 마지막으로 찾은 때는 아마 20년 가까이 되었으리라. 바뀌어도 너무도 많이 바뀌었다.
국립공원으로 대대적인 정비가 되어 있었고 그 옛날 등산로에서 잠시 비껴들어간 넓은터에 옛스럽지만 정답고, 남자의 성기모양으로 조각된 문 손잡이를 붙여놓은 해학적 분위기의 마을의 커피집을 비롯해 간식꺼리로 팔던 찐빵, 술떡 도토리묵 같은 것을 다시 한번 경험해보고 싶었으나 마을 전체가 철거되었고 정리된지도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다고 한다. 그때 거기에 분교도 두군데나 있는 제법 큰 6.25 전쟁통에 피난 온 사람들이 모여 이룬 내원마을, 민박도 되어서 등산객들이 자고 가는 일도 많아 관광지가 될뻔 했던 마을이었으나 그기서 나오는 생활 폐수로 국립공원 주왕산 계곡의 수질저하를 우려해 모든 마을사람들에게 보상금을 주고 마을을 떠나게 했다고 한다. 2007년까지도 있었던 옛 분교 건물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으나 지금은 철거되고 갈대밭과 터만 남았다고 한다. 이 토박이 마을이 사라지고 없다고하니 약간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아마 옛추억의 한 모서리가 비워진 느낌이랄까?
용연 폭포를 오르는길, 잘 정비된 산길은 계곡을 따라 이어져있고 한글날, 다음날의 연휴 마지막날 많은 사람들이 산행을 즐기고 있다. 7천만년전 화산 폭발과 용암의 분출로 이루어지고 세월이 만들어낸 기암괴석들이 계곡을 뚫고 하늘로 치솟아있다. 아름답고 기이하게생긴 바위 절벽에서 떨어지는 폭포물은 깊은 웅덩이를 만들어 하늘의 맑은 빛을 담아 놓았다. 총각때 추운겨울 하룻밤 신세졌던 주왕산 골짜기에 자리한 주왕암, 그때는 깊은 산속 자그마한 암자였는데 지금은 얼마나 변했는지 궁금하였으나 조금만 돌아가면 될것 같은 길이였지만 일행의 시쿤둥한 반응으로 그냥 바로 내려왔다. 다리가 다치지않고 정상이었다면 혼자라도 재빠르게 다녀왔을 수도 있었는데 다친 무릎이 일행을 따르게한다. 주차장에서 용연폭포까지 다시 주차장, 천천이 쉼없이 걸어 약3시간 정도가 걸린것 같다.
다친 무릎 인대가 무리한? 사용으로 통증이 잠자리를 괴롭히는데 저녁으로 구워먹은 기름기 많은 삼겹살 덕분인지 속까지 심상치않다. 억을때도 너무 느끼한 맛이들어 몇점 먹지않았는데 내 속은 그것을 받아드리지 못한다. 사실 기름기 많은 음식은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정도 까지는 아니었는데 얼마전 다리를 다쳐 병원을 다니면서 처방해준 약을 먹고는 심해진 것 같다. 결국 불편한 몸을 일으켜 화장실에서 며칠 먹어놓은 음식물을 액화시켜 몽땅 내 보낸다. 속은 좀 편해졌지만 몸뚱이는 힘을 잃었다.
지금 새벽3시48분 잠을 좀 자야할텐데, 오늘 또 운전을 해야한다.잠을 청해보지만 피로로 늦게 마신 커피가 잔뜩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
잠은 자는둥 마는둥, 아침은 찾아왔고 일행들이 차지한 거실에서는 떠들석한 소리가 들린다.
아픈다리, 무거운 몸을 일으켜 거실로 나온다.
아침식사로 김치찌게와 몇가지 반찬이 나왔지만 전혀 생각이없다. 그러나 세게 밀어부치는 권유로 물과 밥 몇술로 아침을 대신한다. 나는 잠을 꼬박 세운것 깉은데 일행중 한명이 내 비명소리에 내 방문을 열어보고 자는것을 확인 했다고 한다. 두어번의 큰 신음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잠을 청할때 몸을 뒤척일때마다 아픈 무릎의 통증이 심했기에 살픗 잠든사이 뒤척이다가 나도 모르게 소리가 새어 나왔을수도 있었을 것이다.
오늘의 계획을 세우고 10시가 거의되어 check-out 하고 숙소를 나온다. 요금은 4명 85,500원 싼 가격이다.
첫째 코스는 주산지 (注山池), 조선 경종(1720년) 8월에 착공하여 그 이듬해인 경종원년 10월에 준공하였다는 저수지다. 숙소에서 약30분가량을 이동하여 주산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20분정도 세멘트 포장도로를 걸어 올라가니 그리 크지않은 아담한 저수지가 암록색의 물빛을 띄고 주위의 산봉우리들을 대동하고 아름답게 자리하고 있었다. 다음 행선지는 청송의 유명 먹거리인 달기약수의 백숙집이다. 검색하여 예약해둔 달기약수 중탕부근의 식당마을, 밀양단골 백숙집을 향했다. 주산지에서 자동차로 약30분거리다. 능이버섯 달기백숙, 이미 상차림은 되어 있었고 나는 부실했던 아침덕에 더욱 맛있게 먹었다. 일행 모두의 입에서도 상찬이다. 곁들여서 나오는 시골 반찬도 모두를 흡족시킨다. 내려 오는길 언양휴게소에 잠시들러 휴식을 취하고 무사히 부산도착,
변수가 있었지만 갈때는 4시간20분, 올때는 한시간 정도가 단축되었다.
집에 도착하니 그냥 쉬고 싶을 뿐이었지만 청소와 샤워는 해야했다. 즐거웠지만 피곤한 하루였다.
모두에게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