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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결무구(純潔無垢)
순수하고 깨끗해서 티가 없다는 뜻으로, 심신이 아주 깨끗하여 조금도 때가 묻지 않음을 이르는 말이다.
純 : 순수할 순(糹/4)
潔 : 깨끗할 결(氵/12)
無 : 없을 무(灬/8)
垢 : 때 구(土/6)
(유의어)
명경지수(明鏡止水)
빙청옥결(氷淸玉潔)
순진무구(純眞無垢)
이 성어는 순수하고 깨끗해서 티가 없다는 뜻으로, 심신이 아주 깨끗하여 조금도 때가 묻지 않음을 이르는 말이다.
다음은 장자(莊子)의 덕충부편(德充符篇)에 나오는 명경지수(明鏡止水)에 관한 이야기이다. 명경지수(明鏡止水)란, 밝은 거울과 정지된 물이라는 뜻으로 티 없이 맑고 고요한 심경을 나타내는 말이다.
춘추시대(春秋時代) 노(魯)나라에 죄를 지어 다리가 잘린 왕태(王駘)라는 훌륭한 사람이 있었다. 그의 덕행을 따르는 제자가 공자(孔子)의 제자에 버금갈 정도로 많았다. 그러므로 하루는 공자의 제자인 상계(常季)는 불만스럽게 공자에게 왕태에게 사람들이 모여드는 까닭을 물었다. “선생님, 저 불구자는 어째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흠모를 받고 있는 것입니까?”
공자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이는 그 분의 마음이 고요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흐르는 물에는 비춰 볼 수가 없고 가만히 정지된 물에 비춰 보아야 하느니, 오직 고요한 것만이 고요하기를 바라는 모든 것을 능히 고요하게 할 수 있느니라(人莫鑑於流水, 而鑑於止水, 唯止能止衆止).”
또한 장자(莊子)에 공자의 대답에 빗대어 이야기하기를 신도가(申徒嘉)라는 사람이 형벌을 받아 다리가 잘린 정자산(鄭子産)과 함께 같은 스승을 모시고 공부하였다. 하루는 정자산이 신도가에게, “내가 먼저 나가거든 자네가 머물고 자네가 먼저 나가면 내가 머물러 있겠네.”
이튿날에도 같은 방에 함께 자리하고 있을 때 정자산은 또 신도가에게 말하였다. “내가 먼저 나가거든 자네가 머물러 있고, 자네가 먼저 나가면 내가 머물러 있기로 하세. 내가 지금 나가려 하는데 자네는 머물러 있겠는가? 나가겠는가?” 또한, “자네는 집정(執政)보는 나를 보고도 나가지 않으니 자네도 역시 집정하는 나와 같단 말인가?”
이에 신도가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선생님 문하에서 집정하는 일에 세속적 지위가 문제 되는가? 자네는 자기가 집정임을 내세워 사람을 무시하고 있네. 내가 듣기로는 거울이 밝으면 먼지가 끼지 못하고 먼지가 끼면 거울은 밝지 못하다 했고, 사람도 오래도록 어진 사람과 함께 있으면 마음이 맑아져 자연 허물이 없어진다고 하였네. 세상에는 잘못을 변명하는 사람은 많으나 제 잘못을 인정하면서 그로 인해 받는 죄를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적다네”라고 말하며 정자산을 꾸짖었다.
이와 같이 명경지수(明鏡止水)란 깨끗한 마음을 가리키게 되었다. 과연 우리는 명경지수(明鏡止水)와 같은 선배와 동료를 얼마나 많이 사귀며 우리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명경지수(明鏡止水)와 같은 행동은 하고 있는지 주위를 돌아보게 된다.
잃을것이 없는 사람, 구할것도 없는 사람만큼 강한 사람은 없다. 그런 사람은 상대가 누구이든 해야 할 말은 분명히 직언하고, 하지 말아야 할 말은 입 밖에도 내지 않는다. 그저 자기 양심에 호소하고, 그 양심에 충실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생활을 해나가기 위해서, 또는 사회적 지위를 위해서 자신의 본심을 위장하고 자기보다 강한 사람에게 아첨을 떠는 것만큼 가련한 일은 없다. 더구나 그것이 습관화 되어 굴욕감 조차 느끼지를 못하여 그렇게 해서 얻은 지위와 명예를 서슴지 않고 자랑까지 한다. 이 세상을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때론 자신의 절개를 굽히지 않을 수 없는 경우가 있다고들 말하지만, 부끄러움 만이라도 알고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채근담(菜根譚)은 전집(前集) 225장(章), 후집(後集) 134장(章) 모두 359장(章)으로 되어 있다. 채근담(菜根譚)의 저자는 알려진바 없다. 다만, 간공겸(干孔兼)의 제사(題詞) 가운데 ‘나의 친구 홍자성(洪自誠)이란 이가 채근담이란 저서를 가져 와서 보여 주었다.’라고 되어 있을뿐 정확한 저자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 책의 내용으로 보아 여러 사람의 좋은 문장을 편집하여 엮은 느낌이 든다. 중요한 것은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이다. 문장 하나 하나 진리이다. 채근담을 읽노라면, 인간세상 삼라(三羅)의 모습과 질서가 환하게 밝아질 것이다. 또한, 부질없이 욕망으로 만 채워진 우리 내 삶에 잠시 나마 참다운 사람 살이를 돌아보게 하는 그런 책이다. 다음은 그 일부이다.
🔘 채근담(菜根譚) 전집(前集) 第1章
한때의 적막을 받을지언정 만고의 처량을 취하지 말라
棲守道德者, 寂幕一時, 依阿權勢者, 凄凉萬古.
도덕을 지키는 자는 한때는 적막해도, 권세에 아부하는 자는 만고에 처량하리라.
達人, 觀物外之物, 思身後之身, 寧受一時之寂寞, 毋取萬古之凄凉.
달인은 눈앞의 이욕을 보고도 불멸의 진리와 사후의 명예를 헤아리나니, 차라리 한때의 적막을 받을지언정 만고의 처량을 취하지 말지니라.
[解說]
진리를 지키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분명 고독한 법이다. 그러나 그것은 일시적인 고독일 뿐이다. 권력에 아부하면 몸은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겠지만 정신적으로는 영원한 고독속에서 살아야 한다. 참된 인생에 대하여 스스로 깨달음이 있는 자는 현실의 영달에 미혹당하지 않고 보다 높고 큰 이상을 안고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참으로 가치있는 인생을 살아가려면 고립당하는 것을 두려워 해서는 안된다. 권력에 편승해서 사는 자는 세상이 바뀌면 그 이름조차 금방 잊혀지고 만다. 그에 반하여 불우한 평생을 보냈다 하더라도 오늘날까지 존경과 흠모의 대상이 되고 있는 선각자들이 무수히 많다. 갖가지 모함과 중상을 받던 사람이었지만 세월이 흐른 후에 ‘그분에게서 배운 바가 실로 많았다’라며 감사를 느끼게 되는 수가 많다. 이는 진정한 고독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는 대목이다.
🔘 채근담(菜根譚) 전집(前集) 第2章
군자는 세상을 꾸밈없이 살 뿐, 능란하게 사는 것이 아니다
涉世淺, 點染亦淺, 歷事深, 機械亦深.
세파에 부딪침이 얕으면 그 더러움에 물드는 것 또한 얕을 것이고, 세상사를 겪음이 깊으면 그 속임수의 재간(才幹) 또한 깊을 것이다.
故君子, 與其練達, 不若朴魯, 與其曲謹, 不若疎狂.
그러므로 군자는 세상살이에 능란한 것보다 꾸밈새가 없는 태도라야 하며 지나치게 예절 바르고, 너무 겸손한 것보다는 소탈한 자세가 나으리라.
[解說]
처세를 잘하는 사람은 대개 자기 자신을 비굴하게 만드는 법이다. 이렇게 하면 나에게 이득이 되고 저렇게 하면 손해가 된다는 계산을 앞세우며 이에 따라 반사적으로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 생활태도가 습관화 되면 자신의 언행이 남에게 어떤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인지, 또는 자신이 살아가는 인생 그 자체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 전혀 반성하지 않는다. 따라서 여러 가지 재주가 있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모자라는 편이, 그리고 지나치게 공손한 것보다는 외곬이고 다소 무뚝뚝한 편이 도리어 남으로부터 신용을 얻게 되는 법이다. 물론 이 세상에서 살아가야 하는 이상 처세의 지혜도, 또 대인관계의 매너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런 것에만 너무 신경을 쓰다가는 중심없이 속이 텅 빈 사람이 되기 쉽다. 이런 사람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충고이다.
🔘 채근담(菜根譚) 전집(前集) 第3章
군자는 오히려 자기의 재능을 감추어 알려지지 않게 한다
君子之心事, 天靑日白, 不可使人不知.
군자의 마음 가짐은, 하늘처럼 푸르고 대낮같이 밝아야 하나니, 어느 누구에게도 알지 못하게 해서는 아니된다.
君子之才華, 玉穩珠藏, 不可使人易知.
군자의 재능은 주옥(珠玉)이 바위속에 박히고, 바다 깊이 잠긴 듯하게 하여, 남이 쉽게 알지 못하도록 하여야 한다.
[解說]
자신의 신조에 거리끼는 점이 없으면 매사에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라며 자신있게 말할 수가 있다. 그런 사람이 하는 말에는 거짓이 없고 자신감이 있기에 남들이 신용하게 되는데, 신용이란 이렇게 해서 얻어지는 법이다. 이에 반하여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는 식의 목랑청(睦郞廳)이 된다면 실로 곤란하다. 그런 본심이 남에게 알려질 경우, 그 사람은 조직속의 리더가 되어 남을 다스릴 자질이 없음을 입증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사기(史記)에 ‘좋은 상품은 깊이 간직하여 아무것도 없는 양 가장하는 것이 뛰어난 상인이다(良賈深藏苦虛 량고심장고허)’라는 노자(老子)의 말이 있다. 사실 훌륭한 학식과 재능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것을 일부러 드러내지 않는다 하더라도 세상 사람들이 자연히 알게 되고 또 인정(認定)해 주는 법이다.
🔘 채근담(菜根譚) 전집(前集) 第7章
지극히 덕이 높은 사람은 그저 평범한 사람이다
醴肥辛甘, 非眞味, 眞味只是淡.
술이나 고기 또 맵거나 단 것은 참다운 맛이 아니다. 참다운 맛은 다만 담담할 뿐이다.
神奇卓異非至人, 至人只是常.
마찬가지로 신기하거나 특이하다고 해서 지인(至人)은 아니다. 지인은 다만 평범할 뿐이니라.
[解說]
자극성(刺戟性)이 있는 것 특히 짜거나 맵거나 하여 잠시 미각을 자극시키는 것들은 금방 싫증을 느끼게 된다. 또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는 행동은 한 두번으로 족한 것이다. 평범한 가운데에 실로 무궁한 맛이 들어 있다는 것이 홍자성(洪自誠)의 철학이다. 우리가 주식으로 먹고 있는 밥은 담백한 음식인데 언제 먹어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이와 마찬가지로 사람 역시 신기하거나 범상하다 하여 꼭 훌륭한 사람은 아니다. 참으로 훌륭한 인격자는 그 언행이라든가 자세에 있어 결코 지나침이 없이 아주 평범하고 소박하다. 대현(大賢)은 우(愚)와 통한다는 말도 있지 아니한가.
🔘 채근담(菜根譚) 전집(前集) 第11章
지조는 담백으로 다듬어지고, 호사로 인해 잃는다
藜口莧腸者, 多氷淸玉潔, 袞衣玉食者, 甘婢膝奴顔.
얼음처럼 맑고 옥(玉)같이 깨끗한 사람은 명아주 먹는 입이나 비름 먹는 창자를 가졌지만 비단 옷 입고 쌀밥 먹는 사람일수록 종 노릇 시늉을 달게 여긴다.
蓋志以澹泊明, 而節徒肥甘喪也.
뜻이란 담박(淡泊)함으로써 밝아지고 절개는 기름지고 달콤한 맛 때문에 잃기 때문이다.
[解說]
잃을것이 없는 사람, 구할것도 없는 사람만큼 강한 사람은 없다. 그런 사람은 상대가 누구이든 해야 할 말은 분명히 직언하고, 하지 말아야 할 말은 입밖에도 내지 않는다. 그저 자기 양심에 호소하고, 그 양심에 충실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생활을 해나가기 위해서, 또는 사회적 지위를 위해서 자신의 본심을 위장하고 자기보다 강한 사람에게 아첨을 떠는 것만큼 가련한 일은 없다. 더구나 그것이 습관화되어 굴욕감조차 느끼지를 못하여 그렇게 해서 얻은 지위와 명예를 서슴지 않고 자랑까지 한다. 이 세상을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때론 자신의 절개를 굽히지 않을 수 없는 경우가 있다고들 말하지만, 부끄러움 만이라도 알고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 채근담(菜根譚) 전집(前集) 第14章
물욕에 사로잡히지 않으면 성인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
作人無甚高遠事業, 擺脫得俗情, 便入名流.
사람이 되어 고원(高遠)한 사업이야 못할망정 세속의 정만 벗어날 수 있다면 이내 명사(名士)가 될 것이요,
爲學無甚增益工夫, 減除得物累, 便超聖境.
학문을 닦아서 특출한 경지에는 도달하지 못할지라도 물욕의 누만 덜어낼 수 있다면 이내 성인의 경지를 넘을 것이니라.
[解說]
여러 분야에서 존경을 받을 만한 업적을 올리고 있으면서도 이상할 만큼 평판이 안 좋은 인물이 적지 않다. 명예욕이 너무 많아서 남의 위에 서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는 사람, 금전에 치사할 만큼 애착을 가지고 있어서 남들로부터 미움을 사는 사람, 편파심이 강하여 자신의 육친이라든가 자기 파벌의 사람만 중용하는 사람 등이 그런 사람이다. 물론 업적은 업적이고, 인간성은 인간성이라며 별개의 것으로 보고, 그 사람이 한 일에 대해서는 정확한 평가를 내려 주는 것이 옳을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속정(俗淸)에 강하면 모든 일을 자기 욕구충족을 위해 그 도구와 수단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스스로 신용을 추락시키고 인격을 깎아내리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자승자박의 결과를 낳을 뿐이다.
🔘 채근담(菜根譚) 전집(前集) 第17章
남을 위하는 것이 곧 나를 위하는 기초가 된다
處世讓一步爲高, 退步卽進步的張本.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한 걸음 사양함을 높다고 하나니, 한 걸음 물러섬은 곧 몇 걸음 나아가는 바탕이다.
待人寬一分是福, 利人實利己的根基.
남을 대접함에는 조그만 너그러움도 복(福)이라 하나니, 남을 이롭게 함은 바로 나를 이롭게 하는 바탕이다.
[解說]
예컨대 시장에 있어서의 판매 경쟁에서도, 신제품의 개발 경쟁에 있어서도, 가까이 라이벌과 엎치락 뒤치락 하느라고 정신 못차리고 있는 동안에 뜻밖에도 제삼자가 어부지리를 얻는 경우가 많다. 때에 따라서는 양보하고 경쟁을 포기한 다음, 보다 넓은 시야에서 새로운 과제에 도전하는 것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남을 위하는 것이 나를 위하는 기초가 된다는 말은 어쩐지 공리적(功利的)이고 위선적인 냄새가 나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러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이 편이 우위에 섰을 때 약한 상대방을 몰아 붙여서 적으로 만드는 것보다는 적당한 선에서 상대의 체면도 세워 주며 은혜를 베풀어서 내 편으로 끌어들이고 관용을 베푸는 것은 예부터 큰일을 성공시킨 인물들의 공통점이기도 했다. 끝까지 물고 늘어져서 상대방을 곤경으로 몰아 넣으면 그 화(禍)가 언젠가는 자신에게 돌아오는 법임을 명심 해야겠다.
🔘 채근담(菜根譚) 전집(前集) 第18章
세상을 뒤엎을 만큼 큰 공로도 자랑을 하면 허사가 된다
蓋世功勞, 當不得一個矜字, 彌天罪過, 當不得一個悔字.
세상을 뒤덮는 공로일지라도 뽐낼 긍(矜) 자 하나에는 당하지 못하고, 하늘에 가득차는 허물일지라도 뉘우칠 회(悔) 자 하나를 당하지는 못하느니라.
[解說]
공적은 어디까지나 공적이요, 죄는 어디까지나 죄가 아니겠느냐고 보는 것이 현대인의 사고방식이다. 즉 당사자의 심정이야 어찌되었든 그 결과만을 가지고 논하는 것이 현대인이다. 그러나 좀 더 긴 안목으로 보면 이 당사자의 의식이라는 것이 뜻밖에도 큰 의미를 갖는다. 승리에는 행승(幸勝)도 있을 수 있지만 패배에는 우연한 패배가 없다는 말을 한 장수도 있거니와, 성공의 참된 요인은 뜻밖에도 당사자 눈에는 잘 띄지 않는 법이다. 따라서 성공의 결과만을 놓고 자랑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 볼 때 위험하기 짝이 없고 무의미한 것이라 하겠다. 양명학(陽明學)의 창시자인 왕양명(王陽明)도 “인생에 있어 가장 큰 병폐는 오만할 오(傲)란 자이다(人生大病只是一傲字)”라고 말했다. 사람이 오만하면 우선 이유 없는 적을 많이 갖게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 채근담(菜根譚) 전집(前集) 第19章
명예를 독점하지 말고, 부끄러움을 남에게 떠넘기지 말라
完名美節, 不宜獨任. 分些與人, 可以遠害全身.
완전한 명예와 아름다운 절개는 혼자만이 차지할 것이 아니다. 조금은 남에게 나누어 줌으로써 짐짓 해를 멀리하고 몸을 온전히 할 일이다.
辱行汚名, 不宜全推. 引些歸己, 可以韜光養德.
욕된 행실이나 더러운 이름은 절대로 남에게 미루지 말라. 잘못을 조금은 자기에게 돌림으로써 빛을 감추고 덕을 기를 일이다
[解說]
공적과 명예는 결코 혼자 독점해서는 안된다. 남에게도 어느 정도 할양함으로써 신망과 질투의 대상이 되지 말아야 한다. 또 실패와 오명을 모두 남에게 전가해서는 안된다. 자신도 어느 정도는 그 책임을 짐으로써 겸손을 기르고 인격을 연마시켜 나가야 한다. 일이 잘 풀려 나갈 때, 모두 여러분의 덕이라는 생각을 진심으로 하는 사람, 또 남이 실패하여 곤경에 처했을 때 운이 나빴던 거야. 나도 힘껏 도와 주어야겠다며 진심으로 동정하는 사람, 그런 사람의 주변에는 자연히 힘을 빌려 주고 지혜를 모아주는 협력자들이 찾아 들게 마련이다. 이런 사람이야말로 혼자서는 도저히 이룰 수 없는 큰 일도 능히 해 낼 수 있다.
🔘 채근담(菜根譚) 전집(前集) 제29장(章)
지나치게 깔끔하면 남에게도, 세상에도 도움이 안된다
憂勤是美德, 太苦則無以適性怡情.
세심하고 근면함은 미덕임에 분명하지만 너무 고뇌하고 집착하면 자기의 성정을 즐겁게 할 수 없다.
擔泊是高風 太故則無以濟人利物
욕심없이 담박하다는 것은 고상한 기풍임에 틀림없지만 지나치게 냉담하면 남을 건져 줄 수 없고, 사물을 이롭게 할 수가 없느니라.
[解說]
세상사 모든 일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 반론을 제기할 수 없을 만큼 빈틈없이 말하는 사람, 그런 사람은 분명 훌륭한 사람이지만, 그런 사람을 상대하고 있노라면 숨이 막힌다. 그 반면에 어떤 일이 있어도 구애받지 않으며 오로지 무관심한 사람,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연 감을 잡을 수 없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과는 상담하고픈 일이 있어도 기회조차 주질 않는다. 사명감에 불타며 열심히 일하는 것도 좋고, 매사에 구애됨이 없이 유유자적하는 것도 좋지만, 어떤 일이든 간에 정도라는 것이 있다. 너무 도가 지나치면 상대해 주는 사람이 없어서 폐인이 되고 마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작금과 같이 너무나도 세습을 쫓기 좋아하고 유행을 따르기 좋아하는 사람들만 상대하다 보면 강렬한 개성을 지닌 기인(奇人), 이인(異人)이 보고 싶어지기도 한다.
🔘 채근담(菜根譚) 전집(前集) 第31章
각박하게 구는 부자의 행위는 거지의 구걸보다 못하다
富貴家, 宜寬厚而反忌刻, 是富貴而貧賤其行矣, 如何能享.
부귀한 집은 관대하고 후덕해야 하거늘, 도리어 시기하고 각박함은 부귀하면서도 그 행실을 빈천하게 함이니 어찌 복(福)을 누리리요.
聰明人, 宜斂藏而反炫耀, 是聰明而愚懵其病矣, 如何不敗.
총명한 사람은 재능을 덮고 감추어야 하거늘, 도리어 드러내고 자랑하니 이는 총명하면서도 그 병폐가 어리석고 어두운 것이니 어찌 실패하지 않을 수 있으리요.
[解說]
관대하고 후덕하다는 것은 한마디로 요약하면 항상 상대방의 처지에 서서 생각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나 부귀한 사람 중에는 이런 인덕을 갖추지 못한 부류가 있다. 그런 사람을 분석해 보면 부귀한 집안에서 태어나고 자라난 이른바 도련님, 아가씨 들로서 그 부모들이 잘못 길들여 놓은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남의 입장을 조금도 이해해 주지 않으면서 도리어 헐뜯기 일쑤이다. 그처럼 운이 좋았던 사람들은 금력과 권력을 잃었을 때 한없이 외로워진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한편 사냥을 잘하는 맹수는 발톱을 감추는 법이다. 지식이나 재능을 함부로 남 앞에서 자랑할 일이 아니다. 진짜 총명한 사람은 그런 지식과 재능이 있더라도 감추는 법이다. 잘난 체하며 자랑하는 사람은 모두가 경원(敬遠)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채근담(菜根譚) 전집(前集) 第34章
이욕보다 더 근본적으로 마음을 해치는 것은 아집이다
利慾未盡害心, 意見乃害心之모賊,
이욕(利慾)이라 하여 모두가 마음을 해치는 것은 아니다. 아집이 곧 마음을 해치는 도적이다.
聲色未必障道, 聰明乃障道之藩屛.
여색(厲色)이라 하여 반드시 도를 가로막는 것이 아니라, 되지 못한 총명이 곧 도를 막는 장해물이다.
[解說]
이익을 추구하는 마음, 애욕에 사로 잡히는 마음은 사람의 본심까지 해치는 것은 아니다. 그런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편견으로 굳어져 버리는 독선이요, 아집이다. 이러한 독선적 사명감, 정의감은 이따금 집단적인 광기로까지 번지게 되어 자신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까지도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다. 동서양의 역사에 나타나는 망국의 발자취가 그러했고, 작게는 중소기업의 도산 역시 그 원인이 경영자의 독선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런 독선과 아집, 되지 못한 총명은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반성할 겸허를 잃게 하고, 또 사실을 사실 그대로 보는 냉철함을 잃게 함으로써 고립화와 파멸로 치닫게 하는 법이다.
🔘 채근담(菜根譚) 전집(前集) 第42章
군자는 재력이나 지위에 의해 농락당하지 않는다
彼富我仁, 披爵我義. 君子固不爲君相所牢籠.
상대가 부(富)로 대하면 나는 인(仁)이라는 덕(德)으로 대할 것이며, 상대가 벼슬로써 대하면 나는 의(義)라는 절개(節槪)로 대할지니라. 군자는 본래 임금이나 정승이라고 해서 그들에게 농락 당하지 않는다.
人定勝天, 志一動氣. 君子亦不變造物之陶鑄.
사람의 힘이 굳으면 하늘도 이길 수 있고, 뜻을 하나로 모으면 기질도 변화시킬 수 있느니라. 군자는 또한 조물의 틀 속에 갇히지 않느니라.
[解說]
우리가 상대방에 대하여 패배의식, 열등감 등을 가지는 것은 그 상대방과 똑같은 잣대로 자기 자신을 재기 때문이다. 부자 앞에서 비열해지는 것은 그 부자에겐 은택을 입어 볼까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며, 권력자에게 아부하는 것은 그의 힘을 업어 출세해 보겠다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과 똑같은 가치관을 가지고 맞선다면 어차피 승산은 없는 것이니 그들의 앞잡이가 될 수밖에 더 있겠는가. 올바른 인생관과 가치관을 정립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 주는 구절이다.
🔘 채근담(菜根譚) 전집(前集) 第54章
마음이 깨끗해야 책을 읽고 옛 도를 배울 수가 있다
心地乾淨, 方可讀書學古.
마음 바탕이 깨끗해야 글을 읽고 옛것을 배울 수 있다.
不然, 見一善行, 竊以濟私, 聞一善言, 假以覆短.
그렇지 않으면 한 가지 선행을 보아도 이를 통해 사욕을 채우는 데 악용할 것이고, 한 가지 선언(善言)을 듣고도 이를 빌어 단점을 덮어 감추는 데 쓸 것이리라.
是又藉寇兵, 而齎盜糧矣.
이는 외적(外敵)에게 병기를 대주고 도둑에게 양식을 보내 주는 것과 다름이 없는 일이다.
[解說]
학문을 하는 목적의식이 순수하고 뚜렷해야 그 학문이 사회에 이바지되고 나아가서는 온 인류에게 큰 도움을 주게 된다. 사리사욕만을 취하기 위한 학문은 위태롭기 짝이 없다. 같은 칼이더라도 의사의 손에 들리면 환자의 생명을 구해 내는 메스가 되지만, 강도의 손에 들리면 인간의 생명을 끊는 흉기가 된다는 말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말이다.
🔘 채근담(菜根譚) 전집(前集) 第55章
원망받는 유능한 자보다는 인생을 즐기는 무능한자가 낫다
奢者富而不足, 何如儉者貧而有餘.
호사(豪奢)하는 사람은 풍부해도 부족하나니, 어찌 가난할망정 검소한 사람이 여유가 있음만 같을 것이며,
能者勞而府怨, 何如拙者逸而全眞.
재능이 있는 사람일수록 일을 많이 하고 원망만 듣게 되나니 어찌 졸렬한 사람이 안일 하면서도 천진(天眞)을 지킴만 하겠는가
[解說]
노자(老子)에 ‘부족하다 할 때 손을 떼면 욕을 당하지 않고 머무를 줄 알면 위험을 면한다(知足不辱, 知止不殆)’란 말이 있다. 그러나 물욕(物慾)이란 괴이한 것이어서 가지면 가질수록 더 갖고 싶어지는 것이다. 또 인간은 대개 남보다 특출하기를 원한다. 일단 인정을 받아서 이리 뛰고 저리 뛰는 것도 좋지만 이럴 경우 주위에는 그 뛰어난 사람을 중상모략하려는 무리들이 생기게 마련이다. 특출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이런점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그리고 정세가 변하여 한직으로 좌천됐을 때, 화려했던 과거를 회상하며 탄식하는 것이 지난날 능자(能者)라며 뽐내던 사람의 숙명이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특출하지 않아서 화려한 조명을 받지는 않아도 주어진 조건하에서 안주할 수 있는 졸자(拙者)가 마음 편할는지도 모른다.
🔘 채근담(菜根譚) 전집(前集) 第62章
평판을 얻으려는 자는 실은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眞廉無廉名, 立名者, 正所以爲貪.
참으로 청렴함에는 청렴하다는 이름조차 없으니, 그런 이름을 얻으려는 것부터가 바로 그 이름만을 탐욕함이라.
大巧無巧術, 用術者, 乃所以爲拙.
참으로 큰 재주가 있는 사람은 별스러운 재주를 쓰지 않으니 교묘한 재주를 부리는 사람은 곧 졸렬함이라.
[解說]
진짜 청렴한 사람은 그런 소문을 내려고 애쓰지 않는다. 늘 청렴을 강조하고 다니는 것은 실은 명예욕이 강한 사람인 것이다. 또 남들이 깜짝 놀랄 만한 재주를 가진 사람은 함부로 그 재주를 자랑하지 않는다. 재주를 마구 자랑하는 사람은 그 재주가 미숙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다. 서글픈 일은 오늘날 자기 재주를 자랑하고 자신의 청렴함을 내세우는 자가 너무도 많다는 점이다.
🔘 채근담(菜根譚) 전집(前集) 第66章
명예도 지위도 없는 사람의 즐거움이 참된 즐거움이다
人知名位爲樂, 不知無名無位之樂爲最眞.
사람들은 명예가 있고 지위가 있음이 즐거움이 되는 줄만 알 뿐, 이름이 없고 지위가 없는 사람의 즐거움이 참 즐거움인 줄은 모른다.
人知饑寒之憂, 不知不饑不寒之憂爲更甚.
사람들은 굶주리고 추운 것이 근심이 되는 줄은 알고 있으면서도, 굶주리지 않고 춥지 않은 사람의 근심이 더욱 심한 줄은 모른다.
[解說]
명예와 지위, 물질적인 풍요 등은 인간이 갈구하는 목표요 이상이다. 그러나 그런 것들의 노예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그보다는 궁극적으로 생각해 볼 때, 그런 것들이 과연 인간에게 행복만을 가져다 주는 것일까? 역사를 되돌아보고 현실을 직시할 때 꼭 그렇다고 자신있게 대답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인간의 행복이란 담담한 생활 가운데 순회에 따라 살아가며 만족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 純(순수할 순, 가선 준, 묶을 돈, 온전할 전, 검은 비단 치)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실 사(糸; 실타래)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屯(둔, 순)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屯(둔, 순)은 풀이 싹트는 모양, 사물의 으뜸, 으뜸 등의 뜻으로, 純(순)은 순수하고 깨끗한 실, 또 새로 만든 옷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純자는 ‘순수하다’나 ‘순박하다’, ‘진실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純자는 糸(가는 실 사)자와 屯(진 칠 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屯자는 파랗게 올라오는 초목을 그린 것으로 이전에는 ‘순수하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후에 屯자가 ‘진치다’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면서 금문에서는 여기에 糸자를 더한 純자가 ‘순수하다’라는 뜻을 대신하게 되었다. 누에고치에서 뽑은 희고 반짝이는 비단도 순수함을 연상케 하니 糸자와 屯자의 결합은 매우 적절한 비유로 보인다. 그래서 純(순)은 (1)순전한(순수하고 온전한)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아주의 뜻으로 욕할 때 쓰는 말. (3)옛날 글방에서 글을 욀 때에 한 자의 틀림도 없는, 백점인 최우등의 점수(點數)로 통(通), 약(略), 조(組), 불(不) 등의 뜻으로 ①순수(純粹)하다 ②순박(淳朴)하다 ③진실(眞實)하다 ④돈독하다(敦篤), 도탑다(서로의 관계에 사랑이나 인정이 많고 깊다) ⑤전일(專一)하다(오직 한 곳에만 전념하다) ⑥온화(溫和)하다 ⑦좋다, 아름답다 ⑧밝다 ⑨빛내다 ⑩크다, 거대(巨大)하다 ⑪실, 명주실 ⑪⑫정성(精誠) ⑬열다섯 자, 길이의 이름 ⑭모두, 다 ⑮오로지, 그리고 ⓐ가선(의복의 가장자리를 딴 헝겊으로 가늘게 싸서 돌린 선), 가장자리(준) ⓑ피륙의 폭(준) 그리고 ㉠묶다, 싸다(돈) ㉡포백(布帛)의 길이의 이름(돈) ㉢땅의 이름(돈) 그리고 ㉮온전하다(전) 그리고 ㊀검은 비단(緋緞)(=緇)(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깨끗할 결(潔), 순수할 수(粹)이다. 용례로는 다른 것이 조금도 섞이지 않음을 순수(純粹), 마음이 꾸밈이 없고 참됨을 순진(純眞), 몸과 마음이 아주 깨끗함을 순결(純潔), 순수한 감정이나 애정을 순정(純情), 딴 계통과 섞이지 않은 순수한 종을 순종(純種), 순수하고 완전함으로 의심할 나위가 없음을 순전(純全), 순수한 정도로 빛깔이 지닌 세 속성의 하나로서 빛의 엷고 짙은 정도를 순도(純度), 다른 잡물이 섞이지 아니한 황금을 순금(純金), 순수하게 만듦을 순화(純化), 순수하게 흼이나 티없이 맑고 깨끗함을 순백(純白), 순진하고 솔직함을 순박(純朴), 학문의 순수한 이치를 순리(純理), 다른 것이 섞이지 않은 순수한 털실이나 모직물을 순모(純毛), 복잡하지 않고 간단함을 단순(單純), 잡것이 섞여 순수한지 않음을 불순(不純), 온화하고 숫됨을 온순(溫純), 맑고 순박함을 청순(淸純), 더할 나위 없이 순결함을 지순(至純), 마음과 몸이 아주 깨끗하여 조금도 더러운 때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순진무구(純眞無垢), 몸가짐이 깨끗하여 조금도 더러운 티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순결무구(純潔無垢), 모두 옳고 모두 그름을 이르는 말을 순시순비(純是純非), 전혀 섞인 것이 없음으로 꾸밈이나 간사스러운 생각이 없는 상태를 이르는 말을 순일무잡(純一無雜), 더할 수 없이 높고 순수하다는 말을 지고지순(至高至純) 등에 쓰인다.
▶️ 潔(깨끗할 결)은 ❶형성문자로 洁(결)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絜(결)로 이루어졌다. 絜(결)은 뒤섞이기 쉬운 삼의 묶음을 가지런히 하여 깨끗이 자른 횡단면으로 완전히 가지런히 되어 있는 일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潔자는 ‘깨끗하다’나 ‘맑다’, ‘간결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潔자는 水(물 수)자와 絜(깨끗할 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絜자는 서로의 약속을 굳게 맹세한다는 의미에서 ‘깨끗하다’라는 뜻이 있다. 潔자는 이렇게 ‘깨끗하다’라는 뜻을 가진 絜자에 水자를 더한 것으로 물로 사물을 ‘깨끗하게 한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사물을 깨끗이 하는 물의 작용에서 착안하여 만들어진 글자이다. 그래서 潔(결)은 물이 맑고 깨끗함, 깨끗이 함의 뜻으로 ①깨끗하다 ②맑다 ③조촐하다, 간결(簡潔)하다 ④(품행이)바르다, 청렴(淸廉)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깨끗할 정(淨), 순수할 순(純)이다. 용례로는 깨끗하고 흼으로 죄가 없음을 결백(潔白), 깨끗하고 말끔함을 결정(潔淨), 유난스럽게 깨끗함을 좋아하는 성벽 또는 부정이나 악을 극단적으로 미워하는 성질을 결벽(潔癖), 사심이 없이 결백하고 청렴함을 결렴(潔廉), 유난스럽게 깨끗함을 좋아하는 성벽을 결병(潔病), 몸을 깨끗하게 가짐을 결신(潔身), 깨끗하고 향기로움을 결형(潔馨), 자기 몸을 깨끗이 함을 결기(潔己), 깨끗한 옷을 결복(潔服), 간단하고 깨끗함을 간결(簡潔), 맑고 깨끗함을 청결(淸潔), 몸과 마음이 아주 깨끗함이나 잡것이 섞이지 아니하고 깨끗함을 순결(純潔), 고상하고 깨끗함을 고결(高潔), 깨끗하지 못하고 지저분하거나 더러움을 불결(不潔), 정하고 깨끗함을 정결(淨潔), 성질이 굳고 깨끗함을 개결(介潔), 씩씩하고 깨끗함을 장결(莊潔), 맑고 깨끗함을 명결(明潔), 아담하고 깨끗함을 아결(雅潔), 청렴하고 결백함을 염결(廉潔), 얼음처럼 맑고 깨끗함을 빙결(氷潔), 산뜻하고 깨끗함을 선결(鮮潔), 거룩하고 깨끗함을 성결(聖潔), 정조가 굳고 행실이 결백함을 정결(貞潔), 마음이 맑고 깨끗하며 재물 욕심이 없다는 말을 청렴결백(淸廉潔白), 몸가짐이 깨끗하여 조금도 더러운 티가 없다는 말을 순결무구(純潔無垢), 얼음 같이 맑고 옥같이 깨끗하다는 뜻으로 청렴결백한 절조나 덕행을 나타내는 말을 빙청옥결(氷淸玉潔), 얼음처럼 곧고 옥처럼 깨끗하다는 뜻으로 흠이 없이 깨끗한 절개를 비유해 이르는 말을 빙정옥결(氷貞玉潔) 등에 쓰인다.
▶️ 無(없을 무)는 ❶회의문자로 커다란 수풀(부수를 제외한 글자)에 불(火)이 나서 다 타 없어진 모양을 본뜬 글자로 없다를 뜻한다. 유무(有無)의 無(무)는 없다를 나타내는 옛 글자이다. 먼 옛날엔 有(유)와 無(무)를 又(우)와 亡(망)과 같이 썼다. 음(音)이 같은 舞(무)와 결합하여 복잡한 글자 모양으로 쓰였다가 쓰기 쉽게 한 것이 지금의 無(무)가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無자는 ‘없다’나 ‘아니다’, ‘~하지 않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無자는 火(불 화)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불’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갑골문에 나온 無자를 보면 양팔에 깃털을 들고 춤추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무당이나 제사장이 춤추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춤추다’가 본래의 의미였다. 후에 無자가 ‘없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 되면서 후에 여기에 舛(어그러질 천)자를 더한 舞자가 '춤추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無(무)는 일반적으로 존재(存在)하는 것, 곧 유(有)를 부정(否定)하는 말로 (1)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 공허(空虛)한 것. 내용이 없는 것 (2)단견(斷見) (3)일정한 것이 없는 것. 곧 특정한 존재의 결여(缺如). 유(有)의 부정. 여하(如何)한 유(有)도 아닌 것. 존재 일반의 결여. 곧 일체 유(有)의 부정. 유(有)와 대립하는 상대적인 뜻에서의 무(無)가 아니고 유무(有無)의 대립을 끊고, 오히려 유(有) 그 자체도 성립시키고 있는 듯한 근원적, 절대적, 창조적인 것 (4)중국 철학 용어 특히 도가(道家)의 근본적 개념. 노자(老子)에 있어서는 도(道)를 뜻하며, 존재론적 시원(始原)인 동시에 규범적 근원임. 인간의 감각을 초월한 실재이므로 무(無)라 이름. 도(道)를 체득한 자로서의 성인(聖人)은 무지(無智)이며 무위(無爲)라고 하는 것임 (5)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어서 없음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없다 ②아니다(=非) ③아니하다(=不) ④말다, 금지하다 ⑤~하지 않다 ⑥따지지 아니하다 ⑦~아니 하겠느냐? ⑧무시하다, 업신여기다 ⑨~에 관계없이 ⑩~를 막론하고 ⑪~하든 간에 ⑫비록, 비록 ~하더라도 ⑬차라리 ⑭발어사(發語辭) ⑮허무(虛無) ⑯주검을 덮는 덮개 ⑰무려(無慮), 대강(大綱)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빌 공(空), 빌 허(虛)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존(存), 있을 유(有)이다. 용례로는 그 위에 더할 수 없이 높고 좋음을 무상(無上), 하는 일에 막힘이 없이 순탄함을 무애(無㝵), 아무 일도 없음을 무사(無事), 다시 없음 또는 둘도 없음을 무이(無二), 사람이 없음을 무인(無人), 임자가 없음을 무주(無主), 일정한 지위나 직위가 없음을 무위(無位), 다른 까닭이 아니거나 없음을 무타(無他), 쉬는 날이 없음을 무휴(無休), 아무런 대가나 보상이 없이 거저임을 무상(無償), 힘이 없음을 무력(無力), 이름이 없음을 무명(無名), 한 빛깔로 무늬가 없는 물건을 무지(無地), 대를 이을 아들이 없음을 무자(無子), 형상이나 형체가 없음을 무형(無形), 아무런 감정이나 생각하는 것이 없음을 무념(無念), 부끄러움이 없음을 무치(無恥), 도리나 이치에 맞지 않음을 무리(無理), 하는 일 없이 바쁘기만 함을 무사분주(無事奔走), 한울님은 간섭하지 않는 일이 없다는 무사불섭(無事不涉), 무슨 일에나 함부로 다 참여함을 무사불참(無事不參), 즐거움과 편안함에 머물러서 더 뜻 있는 일을 망각한다는 무사안일(無事安逸), 아무 탈없이 편안함을 무사태평(無事泰平), 재미나 취미나 없고 메마르다는 무미건조(無味乾燥) 등에 쓰인다.
▶️ 垢(때 구)는 형성문자로 坸(구)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흙 토(土; 흙)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后(후, 구)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垢(구)는 ①때, 티끌 ②수치(羞恥), 부끄러움 ③때 묻다 ④더럽다 ⑤나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더럽고 어지러움을 구란(垢亂), 더러운 것이 모여 있음을 구분(垢坌), 수태한 뒤에도 매달 월경이 나오면서 태어난 아이를 구태(垢胎), 때 묻어 더러워진 얼굴을 구면(垢面), 때 묻은 옷을 구의(垢衣), 논밭의 경계를 구단(垢段), 때 묻어 더러움을 구탁(垢濁), 때가 묻고 떨어짐 또는 그런 옷을 구폐(垢弊), 때가 묻어 더러움을 구예(垢穢), 흠이 될 만한 부분을 하구(瑕垢), 쇠붙이에 생기는 녹과 때를 녹구(綠垢), 머리 비듬을 두구(頭垢), 잡물이 섞이지 않고 순수함이나 마음이나 몸이 깨끗함을 무구(無垢), 몸에 묻은 때를 신구(身垢), 죄를 지을 때에 비유하여 죄악이 몸을 더럽힘을 이르는 말을 죄구(罪垢), 더러운 때를 오구(汚垢), 마음에 끼인 때를 심구(心垢), 쑥처럼 흐트러진 머리와 때묻은 얼굴이라는 뜻으로 외양이 그다지 마음을 쓰지 않고 무관심함을 봉두구면(蓬頭垢面), 때를 벗기고 닦아 광채를 낸다는 뜻으로 사람의 결점을 고치고 장점을 발휘하게 함을 괄구마광(刮垢磨光), 마음과 몸이 아주 깨끗하여 조금도 더러운 때가 없음을 순진무구(純眞無垢), 몸에 때가 끼면 목욕하기를 생각한다는 해구상욕(骸垢想浴)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