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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정 교수. | 얼마 전부터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한 원준이(22개월)는 어린이집에 다녀온 이후 열이 나기 시작하더니 토하고 설사를 하는 등 아무 것도 먹지 못해 고생했다. 밤이 되자 열이 더 심해져 부랴부랴 응급실을 찾을 결과 로타바이러스 장염이라는 진단. 같은 반 몇몇 아이도 장염으로 한참을 병원 신세를 지게 됐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놀이방 등에서 집단생활을 하는 어린이들에게 전염병은 특히 주의해야 할 사항이다. 각종 감염 바이러스가 장난감이나 놀이기구 등에서 옮기 쉽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를 각종 감염과 전염병에 대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을지대학병원 감염내과 윤희정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대표적인 호흡기 질환 ‘감기’
감기는 환절기마다 아이들에게 찾아오는 가장 대표적인 전염성 질환이다. 감기에 걸린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나오는 콧물이나 분비물로 전염된다. 증상은 열이 나면서 기침, 콧물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때로는 구토와 설사가 동반되기도 한다.
열이 심하면 해열제로 열을 내리도록 한다. 감기는 전염이 매우 잘 되는 질환이므로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으며, 무엇보다 개인위생이 중요하므로 아침, 저녁, 외출 후 돌아오면 반드시 양치질을 하고 자주 손을 씻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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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는 환절기마다 아이들에게 찾아오는 전염성 질환이다. |
바이러스로 전염되는 ‘로타바이러스 장염’
세균에 감염된 음식이나 손, 호흡기 등을 통해 감염되는 로타바이러스 장염은 2~3세 미만 어린이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열이나 구토가 1~3일간 지속되고, 설사는 하루에 7~10회 하게 된다. 대부분 4~7일 안에 호전되나 일주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아이가 설사를 한 후 3~4일간이 전염성이 가장 높으므로 이때 가족들도 전염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지속적인 설사로 탈수 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주는 것이 좋다.
온몸에 딱지가 생기는 ‘수두’
수두는 수포와 딱지가 온몸에 생기는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늦가을부터 초봄까지 바이러스 활동이 왕성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전염성이 강한 수두는 말하거나 재채기할 때 나오는 비말이나 피부 접촉을 통해 쉽게 감염된다. 따라서 수두가 유행일 때는 백화점같이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곳도 피하고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도 되도록 보내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수두는 모든 연령층에서 나타나지만 특히 2~10세의 아이들이 많이 걸리며, 한번 앓고 나면 평생 면역이 되지만, 면역이 떨어지는 경우 바이러스가 숨어 있다가 대상포진으로 나타날 수 있다. 피부 발진과 딱지가 처음에는 얼굴과 두피에서 시작해 몸통과 팔, 다리로 퍼져나간다. 수포를 긁어 화농이 생기면 흉터가 될 수 있으므로 아이의 손톱을 짧게 깎아주고, 수포 부위에 처방받은 약을 발라준다. 수두는 예방접종을 해주면 80~90%는 예방이 가능하다.
한번은 치러야 할 ‘홍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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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역은 열이 40도까지 오르고 온몸에 발진이 생기는 호흡기성 전염병. | 홍역은 열이 40도까지 오르고 온몸에 발진이 생기는 호흡기 전염병이다. 홍역에 걸리면 고열, 코감기, 두통, 기침, 근육통, 권태감 등이 나타나며 눈의 충혈이나 눈꼽도 나타날 수 있으며, 영유아는 구토나 설사를 하는 일도 있다. 이 시기가 지나면 귀 뒤나 목에서부터 다리쪽으로 발진이 생긴다. 홍역은 바이러스를 통해 감염되는 질환이므로 미리 예방접종을 해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홍역은 한번 걸리면 평생 면역이 생긴다.
얼굴이 부어오르는 ‘볼거리’
귀밑의 이하선염이 부어올라 ‘볼거리’라 불리는 유행성 이하선염은 환절기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발병 초기에 전염력이 매우 강해 부은 부위가 가라앉을 때까지 격리하는 것이 좋다. 2~3주간의 잠복기를 거쳐 대개 1~2일간의 가벼운 열과 두통이 나타난 다음 한쪽 또는 양쪽 귓불 아랫부분이 부어오른다. 부기는 발병 3일 전후가 가장 심하며 2주 정도 지나면 가라앉는다. 볼거리도 예방접종이 필요하며, 손발을 깨끗이 씻는 등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씻기가 감염 예방의 시작
전염성 질병은 손을 통해 전염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발을 깨끗이 씻는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부모 역시 개인 위생에 신경을 써 아이를 만지거나 안기 전에 반드시 손을 씻도록 한다. 또 환절기일수록 아이들이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충분한 휴식과 영양공급을 해줘 면역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한다. 아울러 집단 생활하는 아이에게는 반드시 미리 홍역, 풍진, 유행성 이하선염, 수두 등의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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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씻기는 전염병 예방의 최선이다. |
을지대학병원 감염내과 윤희정 교수는 “감기를 전염시키는 가장 큰 매개체가 사실은 자신의 손이란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며 “대부분의 감기 바이러스는 감기에 이환된 사람의 손에서 책상이나 문의 손잡이 등에 옮겨져 있다가 그걸 만진 사람의 손으로 옮아가고, 그 손에 의해 다시 코나 입 등의 점막으로 전해져서 감염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손만 잘 씻는다면 감염질환에 이환될 가능성이 많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