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선동열 수석코치는 행사 시작을 한 시간 넘게 남겨두고 일찌감치 행사장에 도착하는 부지런함을 보였다. 선 코치는 이날 오전 이승엽이 일본 진출을 최종적으로 선언한 데 대해 "(이승엽 실력을 고려했을 때) 센트럴리그가 아닌 퍼시픽리그라서 그나마 다행이다"라면서 "지바 롯데 감독도 외국인이라 (선수 차별 문제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촌평. 마해영에 이어 이승엽까지 빠져 삼성 전력에 구멍이 생겼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없으면 없는 대로 하는 거죠"라며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
○…행사 전 8개 구단 사장과 단장을 비롯한 프런트들은 옹기종기 모여 이날 일본 진출을 공식 발표한 이승엽에 대해 담소를 나눴다. 한 구단 프런트는 "정수근에 이어 이승엽까지 한·일 롯데에 뺏긴 삼성의 충격이 크겠다"면서 "일본 롯데나 한국 롯데나 올해 큰손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한마디.
○…한국야구위원회(KBO) 박용오 총재는 인사말을 통해 "프로야구가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좀 더 노력하겠다"면서 "온 야구팬의 희망인 돔구장 건설을 위해 모든 야구인이 뭉쳐 최선을 다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포츠사진기자들이 선정한 골든포토상 수상자인 SK 이진영은 "이렇게 큰 무대에서 큰 상을 받게 돼 기쁘다"면서 양복을 입은 채 양 팔을 번쩍 치켜들어 사진에 찍힌 모습을 재연하기도.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 후보자인 현대 심정수는 수상자 발표 전 "뛰어난 선배, 후배들이 너무 많아 상을 받지 못할 것 같다"며 엄살을 피우0기도. 반면 같은 외야수 수상 후보자인 SK 이진영은 "이 자리에 왔으니까 상을 꼭 받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수상자 발표 결과 두 사람의 운명은 어긋나 심정수는 역대 최다득표로 상을 받았지만 이진영은 15표차로 4위를 기록해 외야수 부문 수상을 아쉽게 놓쳤다. 한편 시상대에 오른 심정수는 수상소감을 발표하는 순간 우유병을 든 작은아들이 옆에서 보채자 "아기 분유값을 벌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사랑합니다, 여보."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기아 이종범은 수상 소감을 밝히면서 "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항상 내 옆을 지켜준 사람을 위해 미리 준비했다"면서 "사랑합니다, 여보"라고 말을 맺어 많은 이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행사장에 함께 참석한 부인 정정민씨는 살짝 눈물을 비치면서 감동한 표정을 짓기도.
○…지명타자 부문에서 기아 마해영을 제치고 수상자가 된 두산 김동주는 "6년 동안 키워주신 두산 김인식 전 감독님께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밝힌 뒤 "내년에는 지명타자 부문이 아닌 3루수 부문 수상자로 이 자리에 서고 싶다"는 바람을 털어놓았다.
○…가장 많은 꽃다발을 받은 수상자는 포수 부문의 현대 김동수. 재기에 성공해 4년 만에 개인 통산 7번째로 골든글러브를 받은 김동수는 감격에 겨워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회춘했다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사회자의 다소 짖궂은 질문에 "많이 먹고 많이 들고 많이 잤다"고 재치있게 대답했다. 한편 포수 부문 수상자 발표 때 시상자인 탤런트 임현식, 서민정에게 수상자 명단이 들어 있는 봉투가 전달되지 않아 발표가 늦어져 긴장감을 더하는(?) 촌극이 발생하기도.
○…특별상인 '2003 페어플레이상'을 수상한 롯데 최기문은 "병상에 누워있는 (임)수혁이 형이 얼른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수상 소감을 밝히고 투수 부문 수상자인 현대 정민태도 "이 영광을 고인이 되신 현대아산 정몽헌 회장님께 바치겠다"고 말하는 등 한때 장내가 숙연해지기도.
○…SK 이진영이 11일 한국사진기자회(회장 김영민)가 제정한 '2003 프로야구 골든 포토상' 수상자로 선정돼 이날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수상했다. 골든포토상은 매년 스포츠사진기자들이 시즌 중 멋진 장면을 연출해 신문지면을 화려하게 장식한 선수를 선정해 시상한다. 올해로 10번째. 이진영은 골든포토 트로피와 실물크기의 대형 사진, LG 캐논 디지털 카메라 등을 부상으로 받았다.
○…이승엽은 11일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은 뒤 "일본에 가더라도 한국프로야구와 삼성 라이온즈맨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를 포기한 상태지만 오늘 일본으로 가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내년에는 이 자리에서 뵐 수 없을 것 같다. 어디서든 한국사람이라는 생각으로 당당하게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