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 이 후기는 미성년자가 읽기에는 부적절하므로, 보호자의 적절한 지도감독이 필요함을 분명히 합니다.〕
어느 클럽 게시판엘 들어가니, 섭-3의 경우 3개월 반면 울트라는 1년이라더라? 오~잉! 뭐가? 그래도 모르시겠는가? 우라물 수 있는 유효기간이 그렇다는 거다. 아! bbu100! 지금 껏의 바닥을 치던 자아개념을 이렇게나 긍정적으로 강화시킬 줄이야! 그래서 그 화려한 영광의 시간들을 되새겨보기 위해 진해벚꽃대회(3/27)엘 독립군으로 출전해 봤다.
도착하니, 8시쯤. 단거리(하프)이니, 몸의 엔진을 가르~릉 소리가 들릴 정도로 미리 가동시켜 놓아야 한다. 충분한 스트레칭 후, 대회장 뒤편 산길을 따라 약 20분 뛰고 오니, 잔뜩 흐린 날씨에도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오늘은 2:00을 목표로 삼았다. 지난 ‘환경’에서는 1:50이라는 괜찮은 기록을 내봤지만, 그 후유증인 근육 뭉침으로 인해 사흘 동안 운동을 못했다. 어차피 건강을 위해 달리는 건데, 시간을 쬐금 단축시킨 댓가로 사흘 내리 운동을 못하다니… 마치 잔칫날 잘 먹기 위해 사흘을 굶는 격이다.
9시. 출발! 이윽고 SKT 맞은 편! 한 4k쯤 갔나? 설핏 설핏거리던 빗방울이 제법 세찬 기운을 뿜고 내리기 시작한다. 왜 이리 비와 인연이 많은 코스일까? 이런 정도라면 또 한번 환상적인 비안개를 '황포돛대노래기념비'에서 맞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운동화도 흠뻑 젖어 마치 장화를 신은 느낌이다. 그래도 춥지 않은 채 시원한 느낌을 준다. 아는 이는 눈을 왕방울만큼 켜도 없더라! “외로움은 오직 외로움만으로 이겨낼 수 있다”는 김현(칼의 노래)의 선언은 여전히 믿음이 간다. 어느 누가 대신해 줄 수 있을 것 같지만, 천만에 만만에 콩떡올시다.
반환점을 돌아오니, 처지는 이들이 참 많기도 하다. 난 한결같은 페이스가 유지되고 있다. 이리 이야길 하면, “뭐! 하프 가꼬?” 반문하시겠지만, 만만찮은 코스이다. 편도에만 오르막이 다섯 군데이더라! 그러니 페메들이 등속주를 유지하지 못해 쩔쩔맨다. 그런 지경이니, 내한테 쿠싸리도 많이 얻어먹었다. “아니! 페메(2:00)가 거느리는 식구도 없이, 혼자 뛰면 우짜능교?” 그래도 ‘진마클’이 대부분인 이들에게 지난 bbu100 때의 자봉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빠뜨리지 않고 전했다.
1˚ 55′ 20″ 12. 뽀송뽀송한 옷으로 갈아입으면서, 어디서 점심을 먹을지? 저울질해 봤다. 명동해변으로 가 보까? 아님 수치마을로 가삐까? 아니다. 이런 우중에는 실내보다 차라리 용원방파제의 천막집이 더 운치있겠제! 우~와! 비가 억수로 오는데도 사람들로 버글버글한다. 그런 와중에도 한 켠에서는 경매가 한창이다. 일단 방파제를 한 바꾸 돌러본 다음, 제일 넓은 집으로 들어갔다. 그러고 보니, 작년에 요산수 선생님, 프리맨, 총무팀의 韓삐삐 등의 횟님들과 조개를 구워먹었던 집이다. 아줌씨 네 명 모두가 그저 싱글벙글이다. 이상타! 혼자서 매상을 올려준들 얼마 될끼라꼬?
아줌씨 : 뭘 잡술라우?
나 : 다른 것도 그런 편이지만, 정말 조개에 관해서는 아는 바가 전혀 없습니다.
아줌씨 : (생글생글한 채로) 그라몬 ‘모듬구이’가 좋겠네!
나 : 모-드음…
아줌씨 : 야! 이것도 묵고 저것도 맛보고… 아이씨는 오늘 마 호강 한번 하는기라요!
나 : (으~음! 그래, 이런 조개라도 실컨 무~ 보자!)
두두두~둑! 천막을 두들기는 빗소리가 요란한 눅눅한 날씨에, 한 열 가지쯤 되나! 이런 저런 조갑지들을 한번은 꼬슬 꼬슬하게 또 한번은 노릿 노릿하게 구워 한잔 털어 넣은 입속으로 들이미니, 끼비 한 병이 금방이다. 쩌~업! 아쉽기 그지없다. 그래도 우야노! 첫째도 절제! 둘째도 절제! 즐거운 여행이었다.
우리 클럽은 그 회원들의 특성으로 보아, 노가다클럽이라기보다는 소위 먹물클럽에 가까운 것 같다. 그래서 필요한 말만 하는 또 싱거운 소리 한번 할 줄 모르는 회원들이니, 게시판이 오죽 젊잖겠는가? 젊잖으니 사고(소위 筆禍)가 없어서 다행이지만, 꼭 이게 사람사는 모습 전부는 아니라고 여겨진다. 그래서 이런 취지에서, 특별한 사연도 없고 유별난 화제꺼리도 없지만 진해마라톤 후기를 올려 보았다. 그러나 아무리 훏어봐도 재미가 없다. 그래서 보너스로 퀴즈 하나 더 내고 이 몸은 사라지련다.
〈제3회 미리내 퀴즈〉
Q : "할아버지, 오십니까?“ 라는 서울 말을 석자 이내의 경상도 말로 바꿔 보세요?
미리내 퀴즈 팬들의 열화 같은 문의에 답합니다. 본 퀴즈는 매회 시상을 하지 않고, 소위 마일리지시스템을 도입하여 연말 송년회 때 일괄 시상을 하되, 1등하신 분께는 인삼녹용선물세트(저는 체질적으로 맞지 않다고 하기에 처박아 둔 것이 있음)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또 지난 회차의 결과에 대해 말씀드리면, 먼저 ‘장학금이 면제된 회원’의 경우 학적과장께 성적 증명의 조회를 부탁해 둔 상태입니다. 다음 ‘민경식 님의 별명이 아닌 것은?’의 문제는 ‘③ 딸딸이 아빠’가 정답인데 강정수 총장이 가장 먼저 정답을 제시해 주셨습니다.(으~음! 역시 딸딸이 아빠가 잘 맞추네요!) 끝으로, 이번 문제의 정답은 4회차 때 제시하겠습니다.
안~뇽!
첫댓글 ㄷㄱ 교수님, 반갑습니다. 김삿갓, 정약용이 부러쟎습니다. 멋이 느껴집니다.
퀴즈정답:"할밴교?"
읽다보니 네번째가 되었네요. 답;갱식행님과 같음. 함께 한 것 같이 정감이 가는 이야기입니다.
100점 정답: 할밴교? 90점 정답: 오능교?
그 아줌씨들 천막집은 개불이 제일 맛있던데 잡쉈는지?...
민총장님이 답을 1착으로 말하셨네요. 교수님! 무리하지 마시고, 즐달 하십시오. 4회차 문제가 기대됩니다.
교수님~~,반갑수무니다. 정답을 맞춘 분들이 많으니,,상품은 당연히 뽐빠이를 해야되겟지여~~
교수님 즐거운 마라톤 여행 축하드립니다. 정말 자유인으로서 교수님의 철학과 실천이 존경스럽습니다. 첫째도 절제, 둘째도 절제라..언제나 그런 경지에 오를지.. 그라고 민선배, 매회 정답자가 다르면 교수님 머리아프잖아요, 우리 두사람이라도 한사람한테로(당연히 저에게로) 몰아줍시다. OK
김 동국교수님! 언제나 새롭고 순수한 그러면서도 해학과 낭만이 넘치는 교수님의 글.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항상 좋은 하루 되시고,건달 즐달하시기를...
쿠~훗! 할밴교? ㅋㅋ 역시 재치만점 선배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