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화실을 나와, 이상기온으로 보름이상 빨리 피어난 개나리꽃을 사진에 담는다.
그리고 오늘도 습관처럼 화실 옆산으로 오른다.
소나무 숲길을 걸어가는데,
'강화 나들길' 리본이 바람에 팔랑거리고 있었다.
'고려 강화도성 길' 이라는 이름표를 달고서 말이다.
소나무 숲 사이로 오후 햇살이 비집고 들어와, 나, 서양화가 정정신에게 눈부시게 꽂히운다.
소나무숲 사이 빛을 받으며, 진달래가 곱게 피어있었다.
올봄에 첫번째로 보는 진달래에 반가움이 앞선다. 진달래꽃을 따 먹고 싶다만, 첫 피어있음이 애처로워눈길을 돌리는, 나, 서양화가 정정신! 나중 더 흐드러지게 피는 날을 기약하며 말이다.
심호흡을 하며,
소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가슴 가득 들이키우며 솔숲길을 걸어간다.
이 솔숲에 자라고 있는 운지버섯에 눈길을 주는데,
그 아래로 겨울을 이겨낸 노루발이 보인다.
보랏빛 제비꽃에
노란 민들레 꽃에
할미꽃이 피어있었다.
갓 태어난 병아리 색감의 샛노란 산동백 (생강나무)도 피어나 있었다.
숲속 양지녘에서 봄꽃님들과 눈인사를 나누고, 산동백 차를 만들기 위해 산동백을 한봉투 따낸다.
그리고 산등성이 한켠에 소보록히 솟아난 쑥도, 경쾌한 박새소리 들으며 뜯어낸다. 벌써 장끼와 까투리가 사랑을 나누려 여기저기서 푸두득 거리고, 딱따구리는 집을 짖느라 '딱딱 딱' 나무에 구멍을 파는소리가 요란히 들리우는 봄날이다.
이제 두번째 산등성이를 넘어, 참나무 군락지로 들어선다.
이곳은 가을이면 도토리가 무수히 떨어져, 또다른 즐거움을 안겨주는 곳이기도 하다.
참나무 군락지를 지나 걸어 3번째 등성이로 올라 걸어가니, 저만치 솔숲 사이로 국화저수지가 보여지고 있었다.
이 산등성이 아래로 내려가자니,
긴 뚝방길이 보이고 있는데 산길을 내려가, 다시 저 앞으로 보이는 뚝방길로 오를 것이다.
산길을 내려가 '강화 나들길 15코스 ' 표지목이 서있는 앞에 서니, 국화저수지 뚝방 위로 산책객들이 보인다.
해서 마주치지 아니하려 뚝방길로 오르지 아니하고, 뚝방 아래 논뜰로 향한다. '코로나 19'로 인해 사람들과 마주치지 아니함이 이제 아주 일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해 언제나 뚝방에서 내려다만 보던 곳으로 들어섰더니, 시각차이로 인해 새로운 풍치가 펼쳐지고 있었다.
저 앞에 논두렁 너머로 보이는 산등성이를 넘어가면, 나, 서양화가 정정신의 화실이 있음이다.
논빼미 저 앞으로 유럽풍 붉은 지붕의 교회가, 한유로운 풍경으로 보여지고 있었다.
유럽풍 붉은 지붕의 교회 보이는 풍경을 바라보다가,
나, 서양화가 정정신은 논바닥에 솟아난 꽃다지를 사진에 담는다.
지칭개
망초
벌금자리등의 봄나물들이 말이다.
노랗게 피어난 양지꽂에 눈길을 모으며
이렇게 새싹들과 소통하고 있을때, 이쁜 무당벌레가 나, 서양화가 정정신의 곁으로 날아들었다. 이 새 생명이 어찌나 이쁜지!
그때 이쁜것이 또 있었으니, 이곳 묵밭에 제비꽃이 피어 있었다. 봄가뭄에 높은 기온으로 잎사귀도 제대로 피워올리지 못하고 땅바닥에 납작 붙은체로 말이다. 그런데 살펴보니 이 목밭이 제비꽃을 수없이 많이 품고있는 제비꽃밭이 아닌가!
나, 서양화가 정정신은 묵밭의 제비꽃들을 뿌리째 케어 비닐봉투에 가득 모운다. 살짝삶아 간장 갖은양념에 무쳐먹고, 찹쌀가루에 굴려 바삭하게 튀겨 먹으려고 말이다. 이건 횡재다.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이쁘고 귀여운 제비꽃을 바라보기만 했지, 감히 나물로 먹을 생각을 할수나 있었는가 말이다. 그런데 이 묵밭은 사정이 다르지 않은가!누구의 시선도 닿지 아니하는 곳이고, 또 밭갈이를 하면 모두 죽고 말것이다. 그러니 망설임없이 제비꽃 채취에 든 것이다. 이건 '코로나 19'가 나, 서양화가 정정신에게 준 선물! 사람들을 피해 뚝방 아래의 논둑으로 내려왔기에 만나진 행운이다.
베낭에 쑥과 제비꽃 봉투를 챙겨 넣는데, 꺼내보지도 아니한 스케치북이 머쓱해하는 듯이 느껴지더라!
베낭을 메고 논둑길을 걸어,
산아래의 집들을 지나, 화실을 향해 산으로 오른다.
산등성이 소나무 숲을 걸어가는데,
만발한 진달래 꽃이다.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진달래를 만나,
진달래 화전을 만들려 진달래꽃을 따 모은다.
진달래꽃을 즐기다가 산길을 걸어 내리니,
나, 서양화가 정정신의 화실이 있는 국화가든 빌라가 눈 앞이다.
화실에 도착을 하니, 택배가 와 있었다.
이 에미가 숨어 지낸다고 큰며늘 애기가 보내온, 가리비와 춘천닭갈비 였다.
저녁때가 다가온지라 곧바로 춘천 닭갈비 박스를 뜯어,
닭고기, 고구마, 가래떡과 양념을 부어 볶아낸다.
볶아낸 춘천닭갈비 위에 산에서 따온 진달래꽃을 언져 색감을 더해, 홀로의 저녁상을 즐긴다.
2020년 3월 20일 금요일 서양화가 정정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