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질 문화재의 의미는 지류, 섬유류, 목재와 같은 식물, 동물 등의 생명체에서 유래한 문화재를 말한다.
서적, 서화, 복식, 목조각류 등의 동산 문화재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현존하는 목조건축물(주로 궁궐, 유교의례 건축물-서원이나 향교, 불교사원 등)은 전부 유기질문화재에 포함된다.
유기질 문화재가 손상되는데는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그 원인중에서 많은 빈도를 차지하는 건 생물학적 요인이다. 해충 및 미생물들이 갉아먹거나 알을 낳거나 배설물을 흘리는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가문에서 전래내려오는 옷이나 서책, 서화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보관상태가 좋지 않아서 이러한 손상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1) 가해해충
고서적의 최대 해충은 빗살수염벌레(권연벌레)이며, 그 다음이 책좀벌레(Book worm)이다. 또한 최근에는 바퀴벌레(cockroach)의 피해가 많이 대두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빗살수염벌레는 지류 유물 내부를 관통하여 터널상의 식흔을 만든다. 피해가 진행되면 식흔 부분이 접합되어 페이지가 펼쳐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책좀은 대표적인 서적 가해곤충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서적의 풀이 부착된 부분을 표면적으로 가해할 뿐 내부를 하해하지 않는다. 바퀴벌레도 마찬가지이나 배설물에 의한 오염이 심하다.
[유기질 문화재의 생물손상(가해해충에 의한 손상)- 우측의 두꺼운 책 두깨를 갉아먹는 사진이 인상적이다.]
충해는 지류문화재의 손상 원인 중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과거 서적과 지류를 가해하는 해충은 대부분 좀벌레(silver fish)가 대부분인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딱정벌레 목 중 빗살수염벌레과(권연벌레, Anobiidae)에 속하는 곤충이 주원인으로 밝혀지고 있고, 개나무좀과(Bostrychidae)의 곤충도 가해지는 것으로 보고된다.
완전 변태의 곤충은 알, 유충, 번데기, 성충 등 4단계의 성장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특히 유충기의 상태에서 섬유질을 가해하는 기간이 가장 길다. 대표적인 가해곤충으로는 나비목에 속하는 Casemaking clothes moth(학명: Tineolla pellionella), Webbing clothes moth( 학며이 Tineolla biselliella), 딱정벌레목에 속하는 Varied carpet bettle(학명: Anthrenus verbasci), 좀목에 속하는 좀벌레(학명: Lepis saccharina) 등이 있다. 곤충에 의한 섬유질 문화재의 피해발생은 보존환경의 온 습도, 광선의 조건에 따라 손상 속도가 달라진다. 습도와는 관계없이 기온이 10℃ 이하일 경우 곤충에 의한 식해를 관찰할 수 없다. 온도의 상승에 따라 곤충에 의한 식흔이 증가되는데, 25~30℃에서 피해가 관찰되며 상대습도가 75℃ 정도일 때 최대 피해가 발생한다.
문화재 재질 | 가해곤충 | 비고 |
식물성 재질 | 목조(건물의 목부재) | 흰개미목, 딱정벌레목, 벌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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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목조불상, 병풍 등 소형문화재) | 딱정벌레목, 흰개미목, 벌목, 나비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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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류 | 딱정벌레목, 좀목, 나비목, 귀뚜라미목, 다듬이벌레목, 벌목, 흰개미목, 파리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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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류 | 좀목, 바퀴벌레목, 딱정벌레목, 귀뚜라미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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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식물 | 딱정벌레목, 좀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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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성 재질 | 피혁류 | 딱정벌레목, 나비목, 좀목, 다듬이벌레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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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직류 | 나비목, 딱정벌레목, 좀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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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류 | 바퀴벌레목, 좀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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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 문화재의 오염(얼룩 등) | 좀목, 파리목, 벌목 |
문화재 가해 곤충(꽤 많은 빈도를 찾이하는 딱정벌레목이 인상적이다)
예전에 문화재 손상 관련해서 발표하려고 준비한 『문화재 생물학』책을 간만에 펼쳤는데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를 좋아할까 싶긴 하지만...우리가 박물관에서 보는 목조불상, 서적, 그림, 의복류 등등에도 이 벌레들이 문화재를 가해하고 있기에 한번 올려서 이런 생물들이 기온이 올라갈때 쯤에 문화재에 해를 끼치는구나.. 하고 알아줬으면 해서 써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