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들어 극장엘 여러 번 갔다.
거의 매 주 한 편 이상은 개봉작들을 관람하던 나의 오랜 취미 생활은, 코로나로 인해 확 달라졌다.
코로나 시국으로 접어들며 극장에 발을 끊은 뒤, 나는 사랑하는 영화로부터 점점 더 멀어져갔다.
그렇게 살다가 이번 가을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극장 나들이가 다시 잦아졌다.
최근 들어, 어쩔 수가 없다, 보스, 그리고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One Battle After Another)까지 짧은 기간 동안 세 편을 봤다.
그 중 보스와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이틀 간격으로 봤다.
보스는 14일, 원 배틀..은 16일.
보스는 롯데시네마 의정부 민락에서 봤고,
원 배틀..도 롯데시네마에서 예매를 했..는데.. 그랬는데.. ^^
어제 16일에 영화 시작 시간보다 여유있게 롯데시네마에 도착을 해서 예매 티켓을 종이 티켓으로 발권을 하려고 폰의 예매 화면을 보며 키오스크를 이리 저리 누르는데,
기나긴 예매번호를 신경써서 정확하게 눌렀는데 예매 내역이 없다고 뜬다.
아오, 이젠 늙어서 이런 것도 제대로 못 누르네, 다시 해야징.
한 번 더 신경써서 누른다.
또 예매 내역 없단다.
남편이 옆에서 자기가 누른다는 것을 마다하고, 이번에는 전화번호를 넣는다.
또 예매 내역 없단다.. ㅠㅠ
에잇, 기기 관리들을 어케 하는 거야.
이러니 극장 관객이 줄잖어~~~ 라고 생각하며 혀를 차면서 카운터로 간다.
직원이 없다. 호출벨을 누른다.
직원이 나온다.
자초지종을 설명하며 내 폰의 예매 화면을 보여준다.
직원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열심히 폰을 들여다본다.
그러더니 말을 하기를..
이거 메가박스에서 예매하신 티켓인데요?
여긴 롯데시네마예요.
엉? 뭣 뭣 뭣이라?
내가 예매는 메가박스에서 하고 오기는 롯데시네마로 왔다는 것이야?
아 내가 진짜 미촤부러.. ㅠㅠ ㅎㅎ
영화 시작 전에 메가박스로 가려고 서둘러 롯데시네마를 빠져 나가는 길, 남편은 너무 너무 웃기다면서 거의 눈물을 흘릴 기세로 웃어댄다.
그렇게도 좋을까? 아주 경사났다. ^^
나는 영화 예매를 KT 멤버십으로 하는데, 보스는 롯데시네마에서 봤고 원 배틀..도 롯데에서 보려다가 시간이 안 맞아서 메가박스에서 예매를 하고는 롯데시네마로 기억을 한 것이다.
나의 정신머리가 나갔다 들어왔다 하는 것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이젠 진짜 별 짓을 다한다.
레파토리가 하나 더 추가됐다. ^^
다행히도 의정부의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는 지척에 있다.
롯데에서 메가까지 걸어서 5분도 안 걸린다.
그래서 우리는 부리나케 제 시간에 메가박스에 도착하여 무사히 영화를 봤다는 이야기.. ^^
뭐 이러면서 늙어가는 거지 뭐.
극장 좀 잘못 찾아가면 어때.
아직 우리 집은 정확하게 잘 찾아가는 걸. ^^
이틀 간격으로 본 영화 두 편.
조폭 코미디 보스는 가볍게 재미나게 볼 만합니다.
폭력 묘사가 끔찍하지 않고 코미디도 크게 억지스럽지 않습니다.
특히 제가 좋아하는 조우진 배우의 찰진 연기를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16일에 본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One Battle After Another, 끊임 없는 전투라는 뜻이라는데요,
왜 외국영화를 한국에서 개봉하면서 뜻도 생소한 원어 제목을 소리나는 대로 한글로 그냥 표기하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그런 영화들이 한 둘이 아니라서 불만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 자체는 썩 괜찮습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숀 펜, 베니치오 델 토로 주연이니 호화 배역이고요,
프렌치 75라는 가상의 극좌 단체의 투쟁기를 기둥 줄거리로, 미국의 불법 이민자 단속, 극단적인 백인 우월주의 등의 사회 문제를 신랄하게 풍자하는 블랙 코미디예요.
3시간 가까운 상영 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고,
이 영화 역시 폭력을 묘사하되 유혈이 낭자하지 않고,
상당한 수준의 성적인 대사들이 나오지만 과도한 노출이나 베드신은 없습니다.
미국 사회의 그늘을 제대로 비판하면서도 가족 간의 사랑과 연대라는 가치도 설득력있게 조명하고요.
근래에 본 영화 중에서 썩 괜찮았어요.
마지막으로, 원 배틀.. 에서 아주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딸(흑백 혼혈)로 나온 체이스 인피니티(극중 이름 윌라)의 사진 한 장 올리고 마칩니다.
저는 이제부터 이 젊은 여배우의 팬이 되려고요. ^^
나도 카페 영화방을 통해서
가끔씩 영화를 보고는 하는데 이번에는 한참 되었네요.
마지막에 봤던 영화가 야당인가 그랬던 것 같으데 글을 보니 영화가 보고 싶어 지네요.
다음주 남도 여행 계획이 있는데 다녀 와서 편안하게 영화 한편 보아야겠습니다. 출석부 수고 하셨어요..
이 가을에 남도 여행 좋지요.
저는 영남에도 호남에도 늘 가고픈데 경기북부에서는 넘 머네요.
즐거운 여행 되시길요.
미남이신 산애 오라버니께서는 배우하셨어도 잘 되셨을 텐데 아깝습니다. ^^
@달항아리
학교 다닐 때 그런거 조금 했습니다.
집안 어른들도 뭐라 하시고 무엇 보다도
ROTC교육 받는데 지장이 있어서 그만 뒀는데
요즘에는 각광을 받는 직업이지만 그때는 장래가 불투명 해서
그만 두기를 잘 했다고 생각 하다 가도 가끔은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두분이 함께 영화관 다니시는거
몹시 부럽습니다
늘 건강하세요^^~
네, 평생을 직장 다니다가 퇴직 후엔 삼식씨 돌보미 하느라 힘들지만,
그저 아프지만 말기를 바라며 감사하며 지냅니다.
요즘은 남편에게 돌발성 난청이 생겨서 함께 멀리까지 병원 다니느라 힘들어요.
요요님 댁에도 늘 건강과 평안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이틀 간격으로 두 편의 영화를요?
영화 본 지가 몇십 년 되는 저를 나무라십시오
두세 시간을 엉덩이 아프게 어떻게 앉아있어? 하면서 생각도 안 한다요
디카프리오 등장에 귀가 솔깃합니다만 ...
회초리 한 대 맞아야 해요
마음의 풍요로움과 상상력
영화와 책을 가까이해서 생긴 선물로 생각합니다
달항아리님요
제 몫까지 많이 돌아댕기시고 멋진 가을 보내세요
왜 나무라나요? ㅎㅎ
우리 가리나무님은 풍부한 음악 지식과 각종 건강 정보로 늘 유익한 포스팅을 해주시는데 감사할 따름이지요.
전에 언젠가 Sorry Seems To Be The Hardest Word 를 연주곡으로 올려주셔서 들으며 감탄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난 가리나무님이 좋다고요ㅎㅎ
디카프리오는 나이들며 점점 연기가 더 좋아집니다.
가리나무님 댓글에 답댓글 달고 좀 있다가 가리나무님 출석부에 출석하러 갈 겁니다. ^^
멋진 우리 갑장님.
예쁘게 살아가는 모습에 절로 미소가 머금어지네요.
출석합니다.
멋질 것도 예쁠 것도 없는 사람인데 그렇게 봐주시는 우리 갑장님이 최고! ^^
제가 소띠방에 드나들게 되니 카페 생활이 더욱 풍성해졌어요.
소띠방 주관 산행날 반갑게 첫 대면합시다! ^^
문체부 장관님께...
요즘 극장은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체인점으로 획일화되어 우리 달항아리 님을 잠시 혼동케 하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중앙극장, 평화극장 등 이름만 들어도 정겨운 독립극장 시절로
다시금 환원해 주시길 간곡히 청합니다.
아울러 헷갈리기 쉬운 온라인 예매 대신
극장 앞 매표소에서 직접 표를 사고,
절취선에 맞춰 반을 잘라 기도에게 내밀던 그 손맛을 느끼고 싶고,
또 기도 특권으로 표 없이 눈짓 하나로만 통과하는
스릴까지 다시 느껴보고 싶으니,
부디 7080 세대에게 그때 그 시절의 영화관 정취를
다시금 맛볼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ㅎㅎ 진짜 예백님 이 센스와 위트 어쩔.. ^^
정말 정말 그립습니다.
지금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옛날의 그 극장들이..
요즘은 다 복합 상영관이라서 극장 크기가 올망졸망,
옛적의 그 넓디 넓던 대한극장, 명보극장, 스카라 극장 등이 너무 그립습니다.
줄 서서 표를 사던 그 시절처럼 지금 이 시점에 다시 극장 매표구에 줄을 서라 한다면 손사래를 치겠지만,
설레임과 조급함을 억누르며 줄서서 차례를 기다리던 그 옛날 그 시절로 잠시만 되돌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잘 나가던 영화에 내걸리던 만원사례 팻말도 그립고요.
예백님 추억을 소환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
영화하면 달항아리님
영화평론도 달항아리님
지난날 명화극장 해설을 하던 고 정영일님이 생각나는데
영화평론은 달항아리님이 아무래도 그분 앞에 있는거 같다는 생각입니다.
오랜세월
영화와 멀리에 있어온
제가 뭐 아는게 없으니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고..ㅎ
그저 오늘도 평온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아이구 저를 어찌 고 정영일 선생님과 비교를 하십니까.
아니 아니 아니 되옵니다.
정영일 선생님의 모습과 음성까지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그 좋던 영화 해설, 그리고 손 꼽아 기다리던 주말의 명화..
세상은 멀미나게 바뀌고 영화도 세태 따라 독해지고 난폭해지고요.
그 옛날 그 좋던 필름들이 너무도 그립습니다.
가을님 감사하고 황송합니다. ^^
ㅎㅎㅎ
글 중반 쯤에 내 이럴 줄 알았지!
했어요
기계는 거짓말을 안하기도
하지만
자신을 못 믿는 나이가 되었어요
난
남모르는 병
희안한 병 하나 추가인데
대형 스크린 것도
입체감각이 뛰어나면 날 수로
제 앞으로 화면이 파도처럼
덮칠 것같은 공포감에
영화관람을 티비에서만
찍어서 본다는 ᆢ
그 터널 빠져나와
문화생활을 즐겨하시는
달샘 오지요
ㅎㅎ 역시 우리 성은 총명하셔서 다 읽기도 전에 결과 예측. ^^
저는 영화관의 캄캄한 어둠 속에서,
그 이름도 아름다운 은막에 두 시간 남짓 투영되는 그 꿈의 세계를 너무 너무 너무 사랑했었어요.
저도 집에서 편하게 영화보기를 하긴 하는데,
집에서 영화를 보게 되면 집중도 안 되고,
지루한 장면은 건너 뛰기도 하고, 보다가 중단하고,
막 그러게 되더군요.
그게 이젠 몸에 배어서, 몰입이 안 되는 영화의 경우엔 극장에서 영화 보는 시간을 견디기가 힘들어요.
영화에 대한 애정이 식은 거겠지요.
의정부의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는 다 민락동에 있어요.
우리 성 민락동에 뜨실 날 기다립니다. ^^
정은씨의 문학의 깊이는 영화에서 절반은 채워졌을 거 같으네 ㅎㅎ
작가 안정효님이 영화를 얼마나 좋아 했으면 많은 영화 평론에서 영화
소설까지 헐리우드 키드 라는 소설이었나 여튼 내가 속으로 작가의
영감은 스크린에서 따온 다고 글도 인생이요 영화 속 내용도 인물의
인생인 것을 이왕이면 상상이 아닌 좋아 하는 실물의 주인공이 그려낸
영화에서 보고 느끼고 맛보면 될 것을 말이지
정은씨의 영화 해설은 본인 생각에서 썼는데도 여러사람이
공감하는 멋진 해설이지 늘 좋은 글 읽게 해줘서 고마우이 ~
멋진 출석부에 도장 찍고 갑니당~~
안정효 선생의 그 소설을 저도 읽었는데 내용은 다 잊었네요.
제 정서의 토양은 책읽기와 영화보기가 절반 정도 씩으로 이루어진 것 맞습니다.
젊어서는 다시 태어난다면 반드시 영화판에서 일하리라는 열망도 있었구요.
교회 고등부와 청년부 시절에는 제가 직접 극본을 쓰고 감독에 주연까지 독식하며 성극을 공연하면서 엄청 성취감도 느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냥 그래요. ㅎㅎ
다시 태어난다면 힘겨운 초등교사를 다시 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은 확고한데,
영화판? 그 험한 바닥도 별로입니다.
누가 시켜주지도 않겠지만요. ㅎㅎ
다시 태어난다면, 이라는 가정도 싫어요.
그냥 이대로 조용히 크게 안 아프고 늙으면 땡큐예요.
어째 답댓글이 좀 어두운가요? ㅎㅎ
늘 고마우신 운선 언니 평안한 밤 되시어요. ^^
ㅎㅎㅎ ~~
영화관 착각에 먼저 웃움이
떠오릅니다..귀여우십니다..ㅎㅎ
'어쩔 수가 없다' 영화관람 후에,
이병헌과 손예진의 연기력 말고는
남은 게 없어 황당무계했었는데,
전 세계에선 호평이 끝이 없다는
뉴스가 연일 보도되더라구요..
늘 느끼는 거지만
감성과 지성으로 풀어내는
밀도있는 감상평이, 몰입도를 높이고
보고싶게 만들고 관심이 가게합니다..
어느 영화평론가의 영화평보다
쏙 쏙 마음에 닿게해주어 감사하고,
이해도를 높여주어 더욱 감사합니다.
두 분 영화관 나들이의 즐거움이
건강의 척도로 가늠되어, 마음 한 켠이
뿌듯해집니다...더욱 건강관리 야무지게
하셔서, 더 행복하고 더 즐거운 날들
이어지길 소망하고 기도하겠습니다..
달항아리님의
아름다운 필력과
선한 마음에 감사하며,
귀한 글 만나게해주는
삶의방에도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바람이 서늘합니다..감기 조심하시구
기쁜 일 많길바라며, 사랑과 축복을
한아름 보냅니다..건강하세요..^^
어쩔 수가 없다를 보러 가면서 기대가 컸어요.
저는 박찬욱 감독을 아주 높이 평가하고 그가 봉준호 감독 못지 않게 잘 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그리고 어쩔 수가 없다가 베니스 영화제에서 상은 못 탔지만 호평 일색이었다길래 크게 기대하고 갔는데..
배우들 연기도 좋았고 영화의 완성도는 높았으나,
아니, 사람 목숨이 파리 목숨도 아니고..
이 결말 어쩔 거야, 박감독 왜 이래 하면서 혀를 찼네요.
늘 제게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는 사강이 언니 오늘도 감사드립니다.
제가 크게 아팠었고 계속 추적 관찰을 받으며 조심해야 한다는 사실을 자꾸 잊고 지내는데,
하루 하루의 건강 주심에 감사하며 은혜 속에 충실한 삶을 살려고 노력합니다.
언니요, 과찬에 황송하고도 감사해요.
저도 사랑과 축복을 한아름 보냅니다. ^^
네 저는 영화 한 달 2~3편 봅니다.
영화 많이 보시고 영화 글도 종종 올려주시는 자연이다님 감사드립니다. ^^
영화고 뭐시고간에
건강한 나들이하며
남편분과
꽁냥꽁냥 사시는 풍경이 고맙기만 합니다..ㅎ
두 사람의 이야기는
모두 들어봐야
누가 더 심성이 착한지를 알겠지만..ㅎ
가끔씩 부화를 참아가며
남편 분의 기분을
맞추는 우리 달님에게
급!
동지애를 느낍니다..
잘 살고 있는겁니다..
ㅎㅎ
꽁냥꽁냥 아니어라ㅎㅎ
남편 기분 맞춰가며 오늘날 이 시점에도 눈치보며 하고픈 말 참고 살고 있는 삼식씨 돌보미여라.
친정 엄마랑 오래 같이 산 탓에, 남편 비위 맞춰가며 참고 산 세월이 길었죠.
딸들이 왜 엄마는 아빠한테 맨날 져주냐고 해요.
요석 언니, 동지애를 느끼신다니 반갑습니다.
그냥 살던대로 이렇게 사십시다요. ㅎㅎ
잘 사는 건
먹고싶은 걸 먹고
보고싶은 걸 보고
듣고싶은 걸 듣고
자고싶으면 자고
쉬고싶으면 쉬고
놀고싶으면 놀고
가고싶으면 가고
싦으면 말고.....
대충 이렇게 사는 거라고 믿고 대충 댗충 여태 살아왔습니다.
이렇게 살아온 즉 별로 발전은 없었지만 신간은 무척 편했습니다.
무엇이든 하고 싶으면 하고 안 내키면 말고,
그런 삶이야말로 최고의 행복이지요.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일들이 백수가 된 지금도 많고도 많아서 힘이 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