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부터 2011년 <오마이뉴스> 지역투어 '시민기자 1박2일' 행사가 시작됐습니다. 이번 투어에서는 기존 '찾아가는 편집국' '기사 합평회' 등에 더해 '시민-상근 공동 지역뉴스 파노라마' 기획도 펼쳐집니다. 맛집, 관광지 등은 물론이고 '핫 이슈'까지 시민기자와 상근기자가 지역의 희로애락을 낱낱이 보여드립니다. 7월 지역투어지인 대구경북과 울산을 만나 보세요. <편집자말> |
와우~. 이명박 대통령의 국토개조는 대단합니다. 22조 원 넘게 투입되는 4대강 사업은 5000년 한반도 역사 이래 최대 국책 사업입니다. 엄청난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국책 사업답게 지금껏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놀라운 국토개조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을 두고 100년 전 안창호 선생님이 말씀하신 '강산개조'의 실천이라고 누차 강조해왔습니다. 이 대통령이 불철주야 고생하며 꿈꾸는 국토개조는 어떤 모습일까요? 아마도 이 대통령은 누구나 한 번쯤 보고 싶어 하는 세계적 관광지인 나이아가라 폭포가 그렇게도 부러우셨나봅니다. 4대강으로 유입되는 지천 곳곳에 나이아가라 폭포를 닮은 계곡물이 거세게 흐르고 있었습니다. 영락없이 '나이아가라 폭포'를 닮아서일까요? 많은 이들이 4대강의 폭포를 두고 'MB야가라 폭포'라고 부릅니다.
'MB야가라 폭포'를 아시나요
이 대통령의 국토개조는 'MB야가라 폭포'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4대강 곳곳에 세계 최고 관광지 중 하나인 그랜드캐니언을 빼닮은 기암절벽들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랜드캐니언이 얼마나 부러우셨으면, 교육과 복지 등의 예산을 삭감하여 만든 22조 원으로 그랜드캐니언의 축소판을 만들어 놓으셨을까요? 이 대통령이 만든 축소판 그랜드캐니언이라 하여 사람들은 이를 'MB캐년'이라고 부릅니다.
4대강 MB캐년 중 최고인 낙동강 용호천에 다녀왔습니다. 역시 깎아지른 듯 기괴한 절벽들이 영락없이 그랜드캐니언을 그대로 빼닮았습니다. 놀랍게도 MB캐년은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곳곳에 모래 절벽이 주저앉기도 하고, 붕괴되기도 하면서 시시각각 새로운 모습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MB캐년의 놀라운 장관이 주~욱 이어진 곳에 굴착기가 굉음을 내며 하천 바닥에 돌을 깔고 있었습니다. 굴착기가 바닥에 돌을 깔면 사람들은 그 위에 철망을 덮었습니다. 커다란 돌을 덮는 철망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굴착기 바퀴 아래 물속으로 또 다른 철망이 눈에 띄었습니다. 물속에 돌을 깔고 그 위를 철망으로 덮은 뒤, 또 그 위에 더 큰 돌을 깔고 또다시 철망으로 덮는 작업입니다.
도대체 하천 바닥에 왜 저 큰 돌들을 깔아야하는 것일까요? 얼마나 큰물이 흐르는 위험한 하천이기에 돌을 두 겹으로 깔고, 저 큰 돌들이 떠내려가지 않도록 철망을 덮는 것일까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MB캐년'의 현장에선 지금 어떤 일이?
이 하천이 얼마나 위험한 하천인지 확인하기 위해 4대강 공사가 이뤄지기 전 원래의 하천 모습을 찾았습니다. 지금 두 대의 굴착기가 휘저으며 하천 공사가 벌어지는 곳은 놀랍게도 아주 작은 하천에 불과하였습니다. 국토개조를 꿈꾸는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사업 덕에 아무도 찾는 이 없던 보잘것없는 작은 하천이 전 국민이 주목하는 MB캐년이 된 것입니다.
보잘것없던 작은 하천에 MB야가라 폭포와 MB캐년의 장관이 만들어지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낙동강을 평균 수심 8.5m(낙동강 하구둑~영강)로 만들기 위해 강의 모래를 깊이 파냈습니다. 모래를 퍼내는 준설 탓에 낙동강에 연결된 본류와 지천 사이에 큰 낙차가 발생하였습니다. 수천, 수만 년 오랜 시간이 흐르며 완만하게 평형을 이뤄 온 자연스러운 하천 경사가 갑자기 단절된 것입니다. 그러자 4대강 본류와 이어진 곳의 지천은 물의 흐름이 빨라지면서 하천 바닥의 모래가 급속히 쓸려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하천 준설 탓에 지천의 바닥과 제방이 무너지는 현상을 '역행침식'이라고 부릅니다. 물이 흐르는 방향과 정 반대로 지천의 상류로 침식이 계속 진행되기에 이를 역행침식이라 하는 것입니다. 역행침식은 또 두부침식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4대강 사업으로 역행침식이 심각해지자, 방송국마다 역행침식을 CG로 그려가면서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4대강 사업 덕에 MB캐년으로 신속히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용호천입니다. 제방이 유실되고, 제방 둑에 자라고 있던 나무들마저 뽑혔습니다. 이 대통령의 국토개조가 현실이 되니 이 정부가 얼마나 몸이 달았을까요. 그대로 두었다가는 바로 옆 다리마저 붕괴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 이상의 MB캐년이 만들어지는 걸 막기 위해 부랴부랴 하천바닥에 돌망태로 씌우고 튼튼한 제방 쌓는 공사를 시작한 것입니다.
'물귀신'이 내 발을 끌어당겨요
비가 그친 뒤 며칠이 지난 뒤라 용호천에 흐르는 물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모래둔덕이 계속 물속으로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보잘것없는 작은 물에도 하천 둑이 이처럼 유실되는데, 집중 호우로 물이 불어나면 하천 붕괴가 얼마나 심각할까요?
무너지는 모래 언덕을 사진으로 자세히 담기 위해 하천 물속에 발을 담갔습니다. 이때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물속에 발을 담그자 누군가 물속에서 제 발을 끌어당기듯, 쑤~욱 발이 더 깊게 빨려 들어가기 시작하였습니다. 마치 물귀신이 제 발밑에서 끌어당기는 듯한 섬뜩한 느낌이었습니다. 빠른 유속이 제 발바닥 밑의 모래를 쓸어가기에 발이 점점 더 깊이 빠져든 것입니다.
빠른 유속 탓에 모래가 쓸려가는 것을 일명 '세굴 현상'이라 부르는데, 강을 준설하면 이런 세굴 현상이 더 심각해져 다리가 붕괴되고 강물 밑을 지나는 취수관이 파열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지난번 낙동강 왜관철교가 붕괴된 것도, 구미 해평 취수장의 단수 사고도 4대강 준설에 따른 급속한 유속 증가가 원인입니다.
2009년 11월,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과의 대화'에서 '신국가방재시스템'을 들고 텔레비전에 나와 "지난 정부 87조 원의 홍수 예방 사업엔 반대를 안 하더니, 22조 원에 불과한 4대강 사업을 반대한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07년 7월 소방방재청이 만든 '신국가방재시스템'이라는 보고서엔 과도한 하천 준설은 하상변화와 역행침식(두부침식) 등의 다양한 문제를 초래한다며 다음과 같이 분명히 경고하고 있습니다.
"일정 규모 이상의 하상 세굴은 호안, 보, 교각 등의 국부 세굴과 하상 저하로 이어져 하천 시설물의 안전 문제를 야기할 수 있음.(중략) 하천 내 골재 채취는 단기간에 가장 급속한 하상 변동을 야기할 수 있는 요인으로서, 하류부 하상저하, 두부 침식 등을 초래하여 교량, 제방, 취배수장 등 수리구조물의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리가 붕괴되고 취수장이 단수되는 등의 4대강 재앙은 4대강 준설로 인해 발생하는 세굴 현상으로 이미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본인 스스로 4대강 사업이 재앙을 부르는 사기극임을 텔레비전에 들고 나와 만천하에 공개한 셈입니다.
독일 하천 학자의 역행침식 경고
과도한 하천 준설로 발생하는 역행침식 재앙은 이미 여러 나라에서 증명됐습니다. 지난 2010년 12월 22일 방송된 KBS <추적 60분>은 독일 연방 자연보호청 하천 분석관인 헨리히 프라이제 박사의 인터뷰를 통해 독일 라인강의 역행침식 사례를 보도하였습니다. 프라이제 박사는 지난해 가을 한국을 방문하여 4대강 공사 현장을 직접 조사한 바 있습니다. 그는 방송 인터뷰에서 역행침식으로 붕괴된 독일 라인강의 사례를 보여주며 "여기 보이는 것처럼 도로와 강변 전체가 다 휩쓸려 버렸고, 집들도 매우 위태로워졌다"고 증언하였습니다.
특히 프라이제 박사는 "본류의 바닥이 1m까지도 아니고, 단 몇 cm라도 낮아진다면 본류로 들어오는 모든 지류에서는 파괴적인 침식 현상이 일어난다"고 경고하였습니다. 낙동강은 영강에서 하구둑까지 평균 수심 8.5m로 준설하였습니다. 프라이제 박사의 경고처럼 본류 바닥이 단 몇cm만 낮아져도 지천에서 파괴적인 침식 현상이 발생한다면, 앞으로 4대강으로 유입되는 그 많은 지천에서 어떤 재앙이 발생할지 두렵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4대강 사업은 '4대강 죽이기'요, '망국적 사업'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국토 개조론 운운하며 강행한 4대강 사업은 이미 예견된 국가 재앙입니다. 준설해서 강을 깊게 만들면 강은 더 이상 사람이 통제할 수 없게 됩니다. 역행침식 재앙은 이제 시작에 불과합니다. 4대강에 연결된 지천 수는 엄청 많습니다. 앞으로 어느 하천에서 어떤 재앙이 발생할지 두려울 뿐입니다.
7월 25일 제70차 라디오 연설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 사업으로 세계 최대의 자전거 길이 생겼다고 자랑하였습니다. 맞습니다. 단 2년 만에 4대강 694km를 파헤친 역사는 전 세계에서도 전무후무한 사건입니다. 앞으로 세계 어느 나라도 겪지 않은 대재앙이 대한민국을 어떻게 휩쓸지 알려주는 증거입니다. 재독 건축학자인 임혜지 박사는 4대강 재앙을 다음과 같이 경고합니다.
"독일의 하천공사는 150년에 걸쳐 진행되었기 때문에 부작용이 생길 때마다 그때그때 대책을 세워 막을 수 있었지만, 전국에 걸쳐 단기간에 밀어붙이는 4대강 공사는 이 모든 부작용을 한꺼번에 초래할 것이다. 부작용과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을 것이다. 독일인들은 150년 전에도 역행침식의 무서움을 알아서 절대로 피했던 대규모 준설까지 겹친 4대강 공사. 이 공사가 불러일으킬 재앙의 수준을 예측할 경험치가 지구상 단 한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도로아미타불'에 22조 원을 퍼붓는 어리석은 재앙
4대강 준설로 인한 역행침식의 재앙은 그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지천에서 쓸려나간 모래와 흙이 어디로 갈까요? 강 본류에 다시 쌓이는 게 당연합니다.
이미 4대강 준설이 완료된 용호천 아래 낙동강입니다. 바로 아래에 16개의 4대강 괴물 댐 중 하나인 달성댐이 보입니다. 준설로 드넓어진 강 물속에 발을 담갔습니다. 그러나 이미 준설을 완료한 곳인데, 계속 강 안쪽으로 들어가 보아도 수심은 발목 정도에 불과합니다. 지천에서 쓸려 내려온 모래들이 다시 강에 쌓였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의 동맥경화를 치료한다며 강의 모래를 준설하였습니다. 그 결과 역행침식으로 지천들은 무너지고, 지천에서 쓸려온 모래들은 다시 4대강 본류에 가득 쌓이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하나 마나 한 일을 위해 22조 원을 강에 퍼부은 것입니다.
한여름 홍수가 지나면 강이 변합니다. 홍수가 지나면 엄청난 양의 모래와 자갈이 다시 쌓입니다. 강물이 몰고 다니는 그 엄청난 양의 모래를 단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4대강 죽이기 같은 '미친 삽질'은 애초에 생각지도 않을 것입니다. '도로아미타불'이란 말처럼, 4대강 준설은 원래 제 상태로 돌아가는 강을 모르고 저지른 하나마나한 일입니다. '역행침식'과 '반복되는 퇴적'은 과학이 아니라 상식입니다. 4대강 사업은 결코 완성할 수 없는 일에 22조 원을 처박는 대국민 사기극에 불과합니다.
이제 여름휴가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주 라디오 연설에서 경기 활성화를 위해 국내에 가볼 만한 여행지를 추천했습니다. 특히 젊은이들에겐 4대강 자전거도로를 강력히 권하시더군요. 맞습니다. 저도 여러분께 MB야가라 폭포와 MB캐년의 장관이 펼쳐지고 있는 4대강을 적극 추천합니다. 4대강 사업으로 우리의 강이 어떻게 처참히 망가지고 아파하는지 여러분의 눈으로 꼭 한 번 확인하시는 의미 있는 휴가가 되길 바랍니다. 그래야 4대강을 다시 복원해야 할 이유를 알게 됩니다.
4대강 사업은 정말 국토개조가 맞습니다. 멀쩡하던 지천의 제방들이 무너지고, 하천 바닥이 패여 나가고, 다리 붕괴를 걱정해야 하는 망국적 국토개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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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4대강 때문에 아주 우리나라 국토 다 말아먹는구먼.
저런 ㅂㅅ짓 해놓고, 편하게 놀고 먹고 다니는 거 보면 얼굴이 철판이 아니라 다이아몬드인가 봄...
일단 망가뜨려야 다시 고칠 수 있으니까요. 그 와중에 측근들 배불리기...
저거 되돌리는데 대체 얼마나 엄청난 시간과 돈이 들어갈것인지........아 놔 미치겠네 진짜
기왕 수십조 들일거면 제발 좀 제대로 하지 ㅠㅠ 망가저가는 하천을 보니 정말 안타깝네요. 이건 돈을 떠나서 저렇게 망가진 하천을 다시 복구하려면 시간도 엄청나게 걸릴텐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