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를 위한 수지는 국가의 재정이나 기업의 회계에 비하면 적은 숫자이기는 하지만, 그렇더라도 항목별로 기록하지 않으면 그 동향을 파악하기가
어렵다. 오히려 소액이면 소액일수록 그것을 보다 유효하게 쓸 수 있도록 생활설계를 세우고, 그 예산을 정하여 기장하고 점검하며, 쓰임을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가계부란 이러한 목적을 위하여 사용하는 장부이다.
가계부의 종류는 소득의 다소와 그 종류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다.
① 보통 현금출납부:날짜·적요(摘要)·비목(費目)·수입·지출·잔고 등의 난이 있어 수지를 계산할 때마다 해당란에 기입한다. 이것은
‘노트 가계부’에 괘선이 그어 있을 뿐으로, 비목의 분류가 어렵고 집계에 시간이 걸린다.
② 다항식 현금출납부:항목이 많기 때문에 기재와 동시에 비목의 분류가 가능하고 결산 때 보다 간편하다.
그리고 1일의 합계금액이 명확하면서도 1일에 몇 항목이라도 기재할 수 있어 편리하다. 가계부는 일반적으로 이 방식을 취한 것이 많지만, 비목의
분류 등에 다소의 차이가 있으므로 각자 가계에 가장 적합한 것을 선택하여야 한다. ③ 복식가계부: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이 필요하여 일반 가정에는
적절하지 않다. 그러나 소득이 많아서 단순히 수지에 대하여 또는 예산과 실제와의 대비뿐 아니라 채권·채무상황과 이들의 금리계산, 재산의 증감
등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을 때 이용하면 편리하다.
그 외에 보조장부로 사용하면 편리한 것으로는,
① 노트 가계부:간단한
용돈 수첩에 지나지 않으므로 가계부로서는 적당하지 않다. ② 봉투 가계부:식료품비 ·집세 ·관리비 ·광열비 등의 항목별로 봉투를 만들어, 그 봉투 속에 예산한 금액을 넣어 두었다가 지출할 때마다 돈을
꺼내고 동시에 날짜 ·품목 ·금액을 기재해 두는 방식의 가계부이다. 항상 항목별 예산의 잔고가 현금으로 파악될 수 있기 때문에 주급(週給)을 원칙으로 하는 미국이나 유럽의 주부에게는 의의가 있다. 한국에서도 이 봉투
가계부를 이용하는 주부들이 있다.
③ 전표 가계부:지출할 때마다 품목별로 전표형의 용지에 기재하여 분류하고 보관하는 방식이다.
④
그래프 가계부:예산액과의 대조는 편리하지만, 수량 ·품목의 기재는 어렵다.
비목의 분류 방법은, 현재 한국에서 쓰이는 가계부의 비목
분류의 기본형태는 재정경제원 조사통계국의 가계조사에서 쓰이는 것으로 다음 도표와 같다. 이 분류는 전국적 통계조사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약간 세밀한 편이다. 그러나 개인의 경우에도 실수입과 소비지출과는 이 정도로 세밀한 분류가 필요하다. 다만 광열비는 주거비안에 넣어도 상관이 없다.
그리고 실용적인 가계부로서는 식료품비란을 넓게 마련하여 상세하게 기입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며, 주거 ·피복 ·의료 ·보건 ·위생란 등은 한 달
중에 지출횟수가 적으므로, 1∼2행으로 하는 것이 좋다. 가계부를 기장하는 방법은, 시판하는 가계부에는 요령이 적혀 있지만, 익숙할 때까지는
용도가 불분명한 돈이 나오는 수가 있으므로, 여백란 가운데의 하나는 불분명란으로 할당해 놓고 이것이 없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적당한 난에
기재하여 엉터리로 맞추어 나가려고 하는 기장 방법은 좋지 못하다. 신혼 가정은 먼저 가계의 있는 그대로를 기재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일반적으로
3개월 정도까지는 변칙적인 지출을 하기 쉽지만, 이후는 실적에 따라서 예산을 편성하면 된다. 가계부는 매월 점검하여, 예산을 세우는 데 무리가
없는가, 또는 지출에 거짓이나 과용이 없었는가 등을 재검토하면, 1년의 총결산 때 반성할 자료가 되고 이듬해의 생활설계가 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