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칠하다는 말뜻은 제가 갖고 있는 사전에서
“① 푸성귀 따위가 길차다. ②하는 일이 거침새 없이 민첩하다. ③ 주접이 들지 않고 깨끗하다.”는 의미로 쓰이는 순우리말입니다.
보통 칠칠치 못하다느니, 그런 사람이라느니 하는 데 그 경우에는, ②번, ③번과 관련 있겠죠.
사람에게 좋은 뜻으로 하는 말이 아닌 게, “칠칠치 못한 사람” 소리일 겁니다.
제가 어제 밤에 제 아녜스에게 졸지에 칠칠치 못한 사람 소리, 악담을 들었다죠. (쩝!)
어제 일이 있어 저녁밥은 집에 퇴근해 가서 먹기로 하고 야근을 하다가
저녁8시쯤에 집에 간다고 전화하고 사무실 문을 나섰는 데
평소처럼 타고 다니는 860번 대전 시내버스를 타기위해 중앙로 지하상가를 통하여
선화동쪽 버스정류장에서 그 버스를 기다리는 데, 평소보다 차가 안오더라구요.
15분쯤 기다렸나... 드디어 860번 버스가 왔는 데, 시간이 늦어 그런지 기사분이
정류장을 지나쳐 한참 앞쪽에 정차시켜 내릴 손님 내리게 하던데,
저와 함께 줄을 서서 860번 버스를 기다리던 한 무리의 승객들이 뛰기 시작했죠.
저도 집에 가는 버스 타기위해 약 20m거리를 뛰어가 결국 버스에 올라 탔구요.
평소 월평동 버스종점까지 가는 저 이기에 맨 뒤에 가서 서있다 이윽고 자리가 나서 앉아서
편안한 자세로 묵상(?)하며 버스에 몸을 맡긴 채 있었는 데...
한참 가던 버스 정류장 안내방송에서 “내동 네거리” 소리가 나오는 거였어요.
“어... 웬 내동...? 860번 노선에 내동은 없는데...?”
정신차려 알아보니 평소다니던 버스창밖 풍경이 아니었어요.
제가 버스를 잘 못 탄 거였죠.
중앙로 버스정류장에서 860번이 그 옆에 있는 851번 버스 앞쪽으로 한참 더 가서 정차한
것을 여러 사람들이 뛰어가서 타다보니 저는 그냥 앞에 뛰던 어떤 사람(이뿐 아가씨라고는
차마 말 못하겠구요) 뒤만 보고 같이 올라탔는 데...
그게 860번이 아니고 851번이었던 겁니다.
“이런, 우라질...!”
제가 13년전 추석 전날 대전교도소 교도관을 그만두고 중구 지방공무원으로 부사동사무소에서 근무할 때,
당시 동장님이 고향에서 가져오신 “동동주”를 엄청 먹고 취해 실수했던 일 이후로
처음 잘못탔던 어제의 시내버스였어요.
13년전에는 111번 버스를 탄다는 게, 711번을 탔었죠.
당시 살았던 도마동행 버스(111번)가 아닌 신탄진가는 711번 이었으니...
술기운에 앞에 “7”자를 “1”자로 착각했었던 거였죠.
덕분에 비몽사몽간에 “OO동 파출소"까지 가서 경찰관 신세 졌던 저의 전과(?)가 있었거든요.
그후로는 제가 술 먹고 실수 안하려고 엄청 노력하고 있어요.
물론, 어제 제가 버스를 잘 못 탄거는 “음주”와 상관 없는 거였구요.
그래도 851번이 갈마동 고개가 종점이라 월평동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이기에 그런대로
다행이었어요.
그런데, 갈마동 종점 거의 다 와서 제가 탄 버스 앞에 가던 승용차 2대가 가벼운 추돌사고를 내어 운전자들끼리 서로 악다구니를 쓰며 싸우더라구요.
서로 “내가 잘했니, 네가 잘못했니...”하면서...
덕분에 퇴근 길 버스가 더 지체되었다죠. (ㅎㅎㅎ)
우리 님들도 비 오는 밤에는 가벼운 교통사고도 조심해야죠. 안 그래요?
좀 더 시간이 걸려 종점에 도착한 저는 터벅터벅 집을 향해 걸어갔어요.
갈마고개에서 저희 집 아파트까지는 걸어서 20분 정도 거리죠.
제가 딸 세실리아를 새벽마다 차로 학교 태워주었던 길을 걸어서 집에 가는 거였어요.
그런데, 중간에 OO음식점 옆 공터에서 어느 취객이 도로변에서 그냥 노상방뇨를 하더라구요.
노상방뇨는 “경범죄처벌법 위반”인데... (쩝!)
지나가던 여자 분들은 눈을 가리고, 못 본체 했지만 저는 잠시 쳐다봤어요.
물건이라야 제 것보다 별로 잘 나 보이지도 않두만... (하하하)
총각인지 아저씨인지 몰라도,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취한 젊은 남자가 이런
추태를 보이다니...
술집 화장실에서 미리 볼 일을 보고 나왔어야지... 안 그래요?
년말이라 술 먹는 일이 더 많아 졌는데, 아무리 취중이라도 지킬 건 잘 지켜야지요.
울 회원 형제님들이야 다들 “신사”니까 노상방뇨는 않으시겠죠?
여자분 들이야 노상 방뇨하는 사람 당연히 없을 거로 믿고요. (호호호)
하여간에, 좋은(?) 구경 마치고 집에 갔더니, 제 아녜스는 집에 온다고 한 사람이 한참동안
안 오길레 무슨 일이 생겼나 했다네요.
그렇게 걱정됐으면 휴대폰이라도 해보지... (ㅎㅎㅎ)
제가 겪은 일 자초지종을 얘기하니 칠칠치 못한 사람이니까 두눈 멀쩡히 뜨고도 엉뚱한
버스를 탔다며 여지없이 잔소리를 하던데...
정말 제가 칠칠치 못한가보죠?
그렇지만, 어떤 남자 노상방뇨 하는 걸 본 이야기는 안 했어요.
혹시, 여자 아니었냐며...이런저런 꼬투리에... 그랬다간, 또 잔소리가 심해질테니...
그저 천둥벼락과 폭풍우 몰아칠 때는 몸 낮추고 비를 피하는 게 최고입니다. 안 그래요?
울 아녜스 한번 잔소리 시작했다하면 엄청 길어져요. (ㅎㅎㅎ)
흐미... 오늘은 주접떤 야그 뿐이네요. (우 헤헤헤!)
오늘도 좋은 하루 시작하세요.
저는 오늘 저녁에도 같이 근무하는 직원들과 회식이 있습니다.
송년회인거죠.
오늘도 횟집에서 생선회를 먹어야하니 술을 안 마실 수 없겠어요.
그래도 부부동반 모임이니까 제 아녜스가 옆에서 눈총 주면서 감시할 테니
주(酒)님을 많이 영접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기쁜 날 간땡이도 보살펴가며 잘 살아야죠.
울 아녜스 잔소리만 아니면 더 이뽀! 이뽀!!! (ㅋㅋㅋ)
모두모두 화이팅!!!
첫댓글 용화사랑님 글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저도 아주 오래 전에 버스 잘못 탄 적 있었는데 실수는 아니었고 무척 겁이 났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저도 좀 어리버리해서..ㅎㅎ 용화사랑님 가정에 늘 평화가 깃드시길 바랍니다..
재미있게 올리신 글 잘 보았습니다~~~酒님 자주 영접하시면 胃가 데모합니다~ㅎㅎㅎ~늘 기쁨있는 생활이 되시길~~
님 사람은 가끔 실수도 있지요.ㅎㅎㅎ그래도 좋은 구경 (?)하셨네요..ㅠㅠㅠ즐갑하고 갑니다.
글이 가식없이 상황표현이 재미있네요..그렇지만 아녜스님 말씀을 잔소리로 생각하면 아니되지요 남편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아내의 사랑표현이걸랑요=남편은 가정의 기둥
울 님들의 관심과 격려에 감사드립니다. 건강과 행복을 빕니다.(넙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