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여행] 와중
강이나 바다에서 물이 원을 그리며 도는 현상을 소용돌이라 한다. 와중은 이 소용돌이(渦)의 가운데(中)라는 뜻이다. 소용돌이가 치는 곳은 물이 급하게 휘돌아 흐른다. 쳐다보고 있으면 정신이 없고 혼란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일이나 사건 등이 시끄럽고 복잡하게 벌어지는 가운데’라는 의미로 쓰인다. ‘전란의 와중에 가족을 잃었다.’
2009-03-0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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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여행] 좌우하다와 좌지우지하다
두 단어 모두 어떤 것에 영향력을 미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좌지우지하다’는 주체가 자기 마음대로 대상을 쥐락펴락하는 것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자의성(恣意性)이 ‘좌지우지하다’에는 있다. ‘그는 한 시대를 좌지우지했다.’ ‘좌우하다’는 이러한 자의성 없이 단지 영향력을 미치는 것을 뜻한다. ‘건강을 좌우하는 생활습관.’
2009-03-0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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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여행] 바투
형용사 ‘밭다’에서 갈라져 나왔다. ‘밭다’는 ‘시간이나 공간이 몹시 가깝다’는 뜻이다. ‘바투’는 부사로 ‘두 대상이나 물체의 사이가 썩 가깝게’라는 뜻을 갖는다. ‘그들은 바투 다가앉았다.’ ‘시간이나 길이가 아주 짧게’라는 뜻도 있다. ‘결혼 날짜를 바투 잡았다.’, ‘머리를 바투 깎았다.’ ‘바투바투’는 두 대상이나 물체 사이가 가깝다는 것을 강조한다.
2009-03-06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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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여행]횡설수설
고려 말 학자이자 정치가인 포은 정몽주의 과거시험 답안지가 엊그제 공개됐다. 그는 횡설수설(橫說竪說)을 잘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조리 없이 이러쿵저러쿵 지껄이기를 잘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예전엔 횡설수설이 ‘박학다식하고 말을 잘한다’는 뜻이었다. 그러다 언젠가부터 본래 뜻과 달리 앞뒤가 맞지 않게 말을 늘어놓는다는 의미를 갖게 됐다.
2009-03-07 2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