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자인 헝다그룹 회장의 성공 스토리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요즈음 중국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업인은 쉬자인(许家印) 헝다그룹(恒大集团) 회장이다. 포브스가 지난해 11월에 발표한 중국 부호 TOP 400 발표에 따르면 알리바바 마원과 텐센트 마화텅 회장 등 쟁쟁한 기업인을 누르고 그가 중국 최고 부자로 등극했다. 쉬자인의 자산은 2016년 656억6000만 위안(약 10조8844억 원)에서 2813억5000만 위안(46조6394억 원)으로 폭증했다. 지난 1년간 항다그룹의 주식은 469% 폭등해 쉬자인의 자산은 2156억9000만 위안(35조7546억 원)이 늘었으며 중국 부호 중 증가액이 가장 많았다. 2위는 마화텅이었다. 마화텅의 자산은 57% 증가해 2581억8000만 위안(약 42조7985억 원)에 달했다. 마화텅은 아시아 태크 업계 억만부호로 텐센트 회장을 맡고 있으며, 텐세트는 중국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많은 회사이다. 전자상거래 메이저기업 알리바바그룹 회장 마원은 3위에 올랐다. 마원의 자산은 30% 이상 증가한 2555억3000만 위안(약 42조3592억 원)이었다. 지난해 7월 항저우에 첫 무인 슈퍼마켓을 오픈했고, 온라인결제 플랫폼 알리페이는 무인 슈퍼마켓에 힘을 보탰다. 다렌 완다그룹 왕젠린(4위, 1688억2000만 위안)의 자산은 542억8000만 위안(약 8조9980억 원)이 감소했다. 이는 완다가 자산매각을 포함한 대규모 자산 재편과 관객 이탈이 초래한 미국 영화관 체인 AMC의 시가총액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5위는 택배사 순펑홀딩스 왕웨이, 6위는 부동산 기업 비구이위안의 양후이엔, 7위는 가전기업 MIDEA 허상젠, 8위는 바이두 리옌홍이 올랐다.
쉬자인이 부자가 된 비결은 다른 부동산 개발업자와 다르지 않다. 부동산 시세가 급등할 것으로 보고 한 발 앞서 투자한 게 주효했다. 물론 그와 똑같은 생각을 하던 사람은 많았다. 치열한 경쟁에서 그가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힘은 부동산 시장에도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 개념을 도입했다는 점이다. 싸면서도 품질이 좋은 주택단지와 복합시설로 승부수를 던졌다. 다른 기업이 대도시를 공략할 때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중소도시에 투자한 것도 효과를 봤다. 그러나 그를 최고 갑부로 만들었던 '도깨비 방망이'는 적극적인 차입경영, 즉 지렛대 효과를 극대화한 결과다. 부동산 시장에 들어오는 막대한 유동성을 지렛대 삼아 투자를 늘리고 사업을 키우는 방식으로 성장을 이끌었다. 부동산에서 가격이 오를 것을 예상하여 미리 매입하였다가 되팔아서 시세차익을 얻는 방법으로 지렛대효과는 대부분 부채로 조달한다. 한국에서도 과거 여러차례 부동산 시장이 폭등하면서 쓰였던 재태크 격언에 '대마불사'라는 말이 회자되었는데 부동산 재테크가 망하지 않는 자산불리기라는 의미를 강조한 이야기다.
"땅을 가지고 있으면 살지만 팔면 죽는다" 펄벅 소설 '대지'의 주인공 왕륜이 아들들에게 한 말이다. 왕륜은 빈농 출신이었지만 성실함과 행운이 겹쳐 대지주가 됐다. 쉬 회장의 인생 궤적은 왕륜과 닮았다. 그는 허난성 타이캉에서 태어났다. 중국에서 가장 가난하고 자연재해가 심한 곳이다. 쉬자인의 유년 시절은 행복하지 못했다. 그는 일찍 어머니를 잃고 홀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배고플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중에도 쉬자인 특유의 성실함으로 극복, 열심히 공부해 우한강철대(현재 우한과기대)를 졸업한 후 우양 강철회사에 입사 10년 동안 엔지니어로 일했다. 그가 부동산에 눈을 뜨게 된 것은 선전의 한 체인점으로 직장을 옮긴 게 계기가 되었다. 3년 만에 이 회사 고위직에 오른 그는 우연히 부동산을 맡았다. 이 일을 하며 부동산 개발에 감을 잡은 그는 90년대 초 덩샤오핑이 강조한 시장경제에 힘입어 1996년 같이 일하던 직원과 함께 헝다그룹을 창업하고 바로 광저우 진비화위엔(金碧花园)을 성공리에 분양하며 명성을 날리게 된다. 그의 전략인 값비싼 고가의 주택이 아닌 저가주택을 내놓는 전략이 맞아 떨어지게 된 때문이다. 헝다그룹은 2006~2011년 6년동안 각종 지표에서 평균 46배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세계 유례없는 기록을 세우기도 한다.
그는 사업 초기부터 큰 성공을 거두며 현재 중국 240여 개 도시에서 700개가 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매입만 하고 개발하지 않은 땅도 많다. 쉬 회장에게 이는 양날의 칼이다. 지렛대효과에 의존하다 보니 헝다는 부채비율이 다른 기업에 비해 월등히 높다. 부동산 경기가 꺼지면 가지고 있는 땅은 부메랑으로 돌아 올 수 있다. 투자와 투기는 이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그 방법에 있어 투자는 생산 활동을 통한 이익을 추구하지만 투기는 생산활동과 관계없는 이익을 추구한다는 의미에서 투자와 투기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투기는 좋을 때는 더욱 좋게 만들지만 나쁠 때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 "무슨 일이든 시작하면 최고가 되어야 한다." 그가 평소 강조하는 말인데, 과연 중국 부동산 만으로 중국 최고 부자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나라의 경제가 고도화되지 못한 시대에나 통할 것 같은 지렛대원리, 지렛대를 이용하면 자신보다 몇배나 무거운 물건을 쉽게 움직일 수 있다는 원리가 계속 통할 수 있을지 지켜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