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7일차 이어말하기(5월10일)
-이희원(균형 직접 민주주의 개발자)
유투브 영상 https://youtu.be/kudxIKiiadw?list=PL68l6l0ykxTXlpDY1-wm7S4KrudfG9ydu


사회 : 권영은(권) / 이어말하기 손님 : 이희원(이)
권 : 삼성직업병문제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는 217일차 이어말하기입니다. 균형직접민주주의 개발자 이희원님 모십니다.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 : 서초구에 살고 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은 1인 아이티 회사이며 균형직접민주의라는 온라인 기반 대안 민주주의 서비스를 만들고 있어요. 개인 프리랜서 사업 중입니다.
권 : 저희랑 만나게 된 이야기 해야겠는데 매주 삶은 계란을 가져다 주시는데 그런 생각을 하게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이: 계란은 특별한 뜻이 있어서가 아니라 제가 감당할 범위에서 제가 할 수 있는일을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형편이 좋지는 않지만 집 부근에 농성장에 많은 사람들이 부당한 현실에 싸우고 있고,여기에 동감하고 있어 조금이나 도움이되고자 가져오고 있습니다.
권 : 균형직접민주주의 다시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 : 균형직접민주주의에서 새로운 단어는 없어요. 우선 대부분의 나라는 대의 민주주의를 하고 있죠. 과거에는 직접민주주의를 했구요. 아시다시피 그건 마을이 1-2백명 수준에서가능했고, 현재 서울만해도 1000만이 되지 않습니까? 이제 사람은 많아졌는데 많은 사람들의 요구를 즉각적으로 정치적으로 발현할 시스템이 없어요.
제 경력을 말씀드리자면 제가 아이티 업계에서 10년 일을 했어요. 게임 업체, 네이버, 싸이월드 등.
제가 한창 일할때인 20대 중반, 그 땐 사회에서 고통 받는 사람을 몰랐어요. 그런데 머릿속에는 항상 불편한 의문을 가지고 있었고,여러 계기를 통해서 몇 년전부터 내가 가진 아이티 기술과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을 연결해서 투표 및 의사결정 방식을 바꿔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제가 그린 도표를 보면 우리사회가 피라미드 조직이잖아요. 맨 위에 대통령, 입법 국회위원, 중간에는 시민단체 노조 등이 있고 맨 밑에는 시민이 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대의제에서는 의사결정은 대통령만 하던가 국회의원만 하던가 해요.
위에서 결정한 것을 하위 계층에서 뒤집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해요. 대통령의 결정, 국회의원의 결정을 그때그때 바꿀 수 있도록이요. 모든 이가 바쁘거나 관심이 부족해 의사를 적극적으로 내비치지 못할 때 반올림과 같은 시민단체가 노동, 안전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죠.
권 : 사회가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는 데 희원 씨가 만들 프로그램이 도움이 되겠네요.
권 : 어떻게 쓰이면 좋겠어요?
이 : 만들어진다면 직접적으로 혜택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은 시민보다는 단체일 거예요. 거리에 나올 정도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민이 10만이 채 안 되는 현실을 생각한다면.
권 : 예를 들어 삼성노동자들이 노조가 없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자신의 처우를 개선하는데 반올림을 통해서 입장을 개진하는 데 쓰일 수도 있을까요?
이 : 그렇죠. 시민들이 직접 의사를 표명하거나 단체를 통해서 표현할 수도 있을 거예요.
권 : 그렇다면 평소에 어떤 생각을 갖고 일을 해 오신지를 듣고보니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네요.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하고 계시네요.
이 : 저는 작년부터 정치단체 일을 했어요. 국민 티비 대안 미디어 활동도 하고. 사회가 2년 넘게 세월호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고,역사교과서, 메르스, ‘위안부’ 합의 문제 등 여러 문제들을 접하다 보니 답답하기도 했어요. 청년 유니온 활동을 하다 반올림 농성을 알게 되었고, 집도 가깝고 해서 반올림까지 발을 들여놓게 되었어요.
권 : 그렇게 해서 이제 반올림 농성장 지킴이로 활동하고 계시죠? 소감부탁드려요.
이 : 와서 보니 여기는 흔히 말하는 강성 뭐 이런 곳이 아니라 본인의 권리를 정당하게 요구하는 합리적인 모임이더라구요. 여기 있는 사람들이 이거 안하면안돼....이런 상명하복식 단체가 아니고 사람과 사람이 함께 하는 곳, 위로를 주는 곳. 선한 도움을 주는 곳이란 생각을 했어요. 제가 기존 사회에서 접하지 못했던 사회이기도 하구요. 경쟁 중심의 사회와는 다른 모습을 접해 오히려 힐링하고 가요.
권 : 농성을 하면서 지킴이가 늘어가고, 많은 분들이 관심 갖고 응원해주시게 되었어요.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는 사실, 이 몇몇이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여야 하지 않나 해요.
이 : 그렇죠. 이 문제는 삼성 반도체만의 문제가아니라 이 사회를 운영하는 정치, 사회구성원 모두의 문제로 부당한 문제에 저항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권 : 희원씨가 말한 부당함은 삼성 반도체, 노동자들의 경우, 자신이 어떠한 화학물질을 쓰고, 어떠한 위험에 처했고, 이를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 모른 채, 병에 걸려서도 제대로 사과 받지고 보상 받지도 못하는 상황을 말하는 거죠. 최근 옥시 사태에 많은 이들이 분노하는 지점도 부당함 때문이구요.
이 : 부당함을 넘어선 불법 행위라고도 생각해요. 정부는 국민들이 어떤 화학물질을 사용하는지 감시하고 조정하라고 세금 내는 것인데 그것을 명확하게 하지도 않고 정부가 기업편만 들고 어물쩍 넘어가는 행동을 하고 있으니 말이예요.
권 : 그러고 보니, 노동절 때 마리오네뜨를 하지 않았어요? 삼성 역할을 맡았던 소감을 말해주세요.
이 : 삼성이 되어 언론, 노동부, 근로복지공단을 조정했어요. 정부가 제 기능을 못하면 언론이 그 다음 제 기능을 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언론도, 노동부도, 근로복지공단도 삼성의 손아귀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같아요.
권 : 곧 있으면 권오현 대표가 언론에 나서 삼성 백혈병 문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지 2주년이 되요. 그 동안 무엇을 했는지, 따져 물어야 할 것 같아요. 저희가 고무신에 심어 둔 76개의 꽃의 의미도 알려야 겠구요.
희원 씨 아팠던 얘기... 어렵지만 부탁드릴게요.
이 : 제가 대기업 다니면서 불편함 없이 사는 청년이었어요. 술 담배도 안 하는 건강한 스포츠 맨이었구요. 수영, 검도, 탁구, 윈드 서핑 등을 즐겼어요. 그런데 27세에 죽음의 고비를 한 번 넘겼죠. 그 계기로 생명이라는 것이 얼마나 귀한지 알게 되었다.
제가 걸린 병은 상악동미분화암이 었어요. 연구도, 치료법도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특이한 암이죠. 이비인후과 치과 등을 전전 긍긍하다 결국 알게 된 암이 희귀암이었죠. 저는 3기 넘어갔는데 2기만 넘어거면 방사선을 쬐는데, 저는 건강하니 암도 빨리 커지고, 희귀하여 남들 5분 할 때 저는 15분 방사선 쬐였어요. 항암제도 매우 위험한 것을 썼구요. 제 얼굴 한쪽 광대뼈는 다른 뼈로 이식을 했어요.
권 : 힘든 얘기 너무 감사하다. 들으면서 반올림에 제보해온 희귀암 투병자들의 투병기와 흡사해 마음이 아팠어요. 투병으로, 심지어 세상을 떠난 분들의 가족들은 그 슬픔에 제멋대로인 삼성에 목소리를 못 높이고 있는 이들의 심정이 헤아려지구요.
삼성 반도체에서 일하다 희귀 난치성 질환에 걸리신 분들의 어려운 점은 노동자가 산재를 증명해야 하는 점뿐만이 아니라, 삼성이 자료를 주지 않고 산재를 적극 방해하고, 게다가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이 문제를 돈으로 덮으로 하고 있죠.
이 : 저도 아이티 업계에서 오랫동안 일을 해서 암 발병 책임 소재를 따져 산재가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저는 화학물질에 강제적으로 노출되지 않고, 컴퓨터 앞에만 있고, 야근에 주말 근무를 해서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았나 생각했어요.
하지만 반도체 공정은 화학물질과 연관성을 땔래야 땔 수 없다고 봐요. 회사의 부당한 근로환경을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정부, 제대로 알리지 못하는 언론, 무엇보다 회사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해요. 반성하고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이 : 아팠다고 해서 사람이 바로 바뀌지는 않더라구요. 저는 경쟁과 자본주의 사회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이라 더욱. 사회가 불합리하다고 생각하지만 해법이 안보여 거기서 매번 멈추었는데, 결정적으로 바뀐 이유는 정규직으로 9년 일하다가 삼성 SDS에서 갑을병정 밑의 “무”가 되고 뵈 파견직의 부당함을 뼈저리게 알게 되었어요.
한국의 산업구조가 돌아가는 구조가 부당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건 시스템의 문제라고 생각했고, 대통령이 바뀐다고 해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죠. 삼성전자만 바뀐다고 해결되지 않구요. 시민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하고 불합리한 것들 모두가 바뀌어야 해결이 된다고 생각해서 제가 하는 일과 연결시켜 앞서 말한 균형 직접 민주주의 개발에 나서게 되었어요.
반올림도잘 되고 옥시문제, 세월호, 메르스문제도 해결되고 구제받고 사회 약자들도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권 : 혹시 다 못한 얘기 있으면 짧게 해주세요.
이 : 지킴이 하는 일이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요. 지나가는 시민, 영상을 보는 분들은 거리낌 없이 찾아주시고, 무리할 필요 없고 마음 가는 만큼만 해주면 좋겠어요. 같이 참여해 주시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