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광주구장에서 경기를?"
11일엔 전국적으로 봄비가 내린 가운데 서울 잠실과 수원 인천 경기가 모두 취소됐다. 이 날 유일하게 열린 경기는 광주구장의 해태_롯데전.
프로야구 매니아라면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광주에는 비가 안 내렸나 보다.' 운동장의 배수가 잘 안돼 조금만 비가 내려도 경기를 할 수 없던 예전의 광주구장을 떠올렸을 법하다.
광주 지역에도 이 날 하루종일 하늘이 흐린 가운데 오후부터는 부슬부슬 비가 내렸다. 지난 해만 같았어도 당연히 경기 취소를 고려할 만 했다.
하지만 광주구장은 달라져 있었다. 꽤 오랜 시간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그라운드는 경기 하기 좋을 만큼 물을 뿌린 정도로 상태가 괜찮았다.
광주구장 그라운드가 달라진 것은 시즌을 앞두고 복토(覆土) 작업을 했기 때문. 해태 구단에선 지난 2일 300만 원을 들여 40톤 분량의 '신더'를 구입, 이 가운데 22톤으로 내야 그라운드 복토를 했다. 신더는 구운 돌을 가루내 모래처럼 만든 특수한 흙으로 배수가 잘 되는 특징이 있다.
해태구단 홍보팀의 노대권 대리는 "지난 3월 시범경기 때는 광주지역에 강수량 4∼5mm의 적은 비가 왔는데도 경기를 취소해야 했다. 오늘 예정대로 경기를 하는 것을 보니 확실히 복토 작업을 한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게 작은 노력으로도 얼마든지 더 나은 운동장 환경을 만들고 경기력 향상을 꾀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