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폰에 입문해서 처음 맞닥뜨리는 꽤 심각한 문제 중 하나는 여기저기 아픈 곳이 생긴다는 겁니다. 사실 이것은 새로운 것, 예상치 못한 것도 아닙니다. 조금이라도 몸을 쓰는 것이라면, 어떤 것도 처음 하면 아픈 곳이 한두군데는 생기게 마련이죠? 기타를 배우면, 줄을 짚는 왼손 손가락 끝의 고통을 극복해야 합니다. 안 하던 운동이라도 할라치면, 온 몸이 뻐근합니다. 다리가 뻐근하면, 한동안 계단 오르내리기가 힘들죠? 아마도 이전에 전혀 쓰지 않던 근육을 사용하게 돼서 그럴 겁니다. 이런 것들은 정상적으로 거쳐 가고, 극복해야 할 통증입니다. 운동해서 뻐근하면, 운동으로 풀어야 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러므로 아프다고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적응하면 되는 문제니까요.
반면에 뭔가 잘못돼서 아픈 경우도 있습니다. 부상이나 병이 되는 경우지요. 테니스 엘보, 골프 엘보, 심지어는 디스크나 다른 부상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류의 통증은 자세가 잘못됐거나, 그립이 잘못됐거나, 뭔가 잘못해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원래 있어서는 안될 통증이죠. 이런 경우는 단지 견디고 극복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파악하고 고쳐야 합니다.
색소폰을 배워가는 도중에 만나는 갖가지 통증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 색소폰을 하는 사람에게 정상적으로 나타나고, 따라서 시간이 지나 내 몸이 적응하면 사라지는 통증도 있고, 뭔가 잘못 돼서 나타나는 불필요한 통증도 있습니다. 제일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은 사람들이 호소하는 통증은 아래 입술일 겁니다. 그 다음은 색소폰의 무게 때문에 나타나는 목의 통증, 손가락 특히 엄지의 아픔도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팔도 아프고, 이빨도 얼얼할 수 있으며, 다리나 허리가 아플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것들은 모두 초보 시절의 아픔이고, 익숙해지면 아무런 문제도 없습니다. 잘못된 자세나 습관으로 치료를 받는 경우도 드물게 있는 모양입니다만, 그 전에 신경을 써서 교정을 하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이런 것이 색소폰 입문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래 입술의 통증에 대해서는 전에 한번 따로 쓴 적이 있습니다. 리드를 조여주는 아래 입술에 힘이 붙지 않은 상태여서 아래 이빨로 깨물어서 생기는 통증입니다. 그러므로 해결책은 간단합니다. 안 깨물면 되는거죠. 깨물고 불면서 그 고통을 극복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만,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입니다. 아래 입술이 아프면, 내가 뭔가를 잘못하고 있구나 하면서 빨리 교정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최선이 아니겠습니까?
목의 통증은 주의해야 합니다. 물론 이전부터 좋지 않았던 상태라 그렇게 됐겠지만, 드물게 목 디스크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도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오히려 색소폰 입문 전에는 목 디스크가 있어서 치료를 받았습니다만, 색소폰 입문 후에는 목 때문에 크게 불편한 적은 없었습니다. 목이 아픈 것은 색소폰을 목에 걸고 불기 때문에 그 무게 때문이겠지요? 그러다보니 색소폰을 목에 거는 스트랩도 종류가 많습니다. 무게를 적절히 분산해 부담을 줄인다느니 하는 그런 문구들과 함께 판매되는 것들 이고, 가격도 천차만별입니다. 저는 목 디스크가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신경이 많이 쓰였습니다. 그래서 입문 초기에 선생님께서 목의 통증과 목 디스크 우려 등을 말씀하시면서 멜빵형 스트랩을 권고하길래 바로 구입했습니다. 목걸이 형이 아니라 멜빵형이므로 하중이 양 어깨에 걸립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목에 무리는 느낄 수 없었습니다. 다만 이게 모양이 목걸이 형보다 못해서, 연습 때는 멜빵형, 연주할 때는 목걸이형... 이런 식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제가 사용하는 스트랩입니다. 위가 목걸이형, 아래는 멜빵형.
엄지가 아픈 것은 아주 입문 초기에 많이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저도 꽤나 고생했던 것 같습니다. 이것은, 제 생각에는, 색소폰의 무게 때문입니다. 앞서 목의 통증과 색소폰 스트랩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만, 색소폰은 기본적으로 목에 걸고, 또는 어깨로 메고 연주하는 것이잖아요? 그러므로 스트랩에 걸었으면, 색소폰을 거기 맡겨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자꾸 양손 엄지로 지탱을 하기 때문에 무리가 가는 것이지요. 게다가 왼손 엄지는 옥타브 키까지 눌러줘야 하므로 더 무리가 갈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왼손 엄지가 옥타브 키를 누르는 동안 오른손 엄지 하나만으로 지탱하느라 이쪽이 더 아프다는 분도 봤습니다.
이빨이 아픈 경우도 있습니다. 아픈 정도는 아니었지만, 제가 좀 그랬는데요... 한 시간 정도는 괜찮습니다. 어쩌다가 '필'을 받아서 서너시간 연습하고 나면, 밥 먹으라고 하는데, 위 이빨이 얼얼해서 얼마 동안은 꼭꼭 씹지 못하겠더라고요. 아마도 피스를 너무 꽉 물어서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보통 사람은 괜찮겠지만, 이런 경우, 이빨이나 잇몸이 아주 약한 사람은 통증이 있을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관이 쭉 뻗어 클라리넷처럼 생긴 소프라노 색소폰의 경우는, 제가 불어보니까, 처음에는 팔이 무지 아팠습니다. 스트랩에 무게를 싣지 못하고 두 팔로 악기를 지탱해야 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또 오래 서서 연습하다보면 다리도 아프고, 악기 무게와 선 자세 등으로 인해 허리가 아플 때도 있었습니다. 다리나 허리는 큰 문제가 아니고, 그 당시 컨디션과 자세 등에 따른 것이어서 사소한 문제라는 생각입니다. |
출처: 하늘 아래 땅 위에 원문보기 글쓴이: 무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