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신 길 평안하시길 *
유 현 식
아차산 밑 시장 통 길목에 소머리 국밥집
한 달에 한 번 우리는 국밥에 소주를 나누며
지난날의 추억을 안주 삼아 소주잔을 나누며
때로는 반포 아파트 현장을,
때로는 사우디 리야드 현장을
무용담으로 안주를 삼았었는데
무정히 떠나버린 임이여
수차에 전화를 하여도 받지 안 터니
오늘 전화하고 시간여를 지나
“돌아가셔 어제 발인을 올렸습니다.”
“전화를 받은 분은 누구 십니까?”
“제가 안사람 됩니다.”
‘이게 무순 말인가?’
멍한 머리에 말문이 막혔는데
“큰 아들이 아버님 부고를 친구 분들께 연락드리지 못했답니다.”
“그래서 어제 발인을 마쳤다고요?”
“예”
떠나버린 무정한 임이여 부디 왕생극락하시옵소서
잔뜩 찌푸린 하늘의 검은 구름
가는 비를 쉼 없이 내라는 날
끊어진 전화를 손에 그대로 들고
아차산 시장 입구 소머리 국밥집
가마솥에 설설 끓는 국밥 국물을 떠 올리며
“아줌마! 이 국밥 좀 덥여줘요!”
지난날 어느 때의 모습이 영상으로 펼쳐진다.
비가 쉼 없이 주룩 주룩 내리는 날에
부디 평안히 가신 곳에 머무시옵소서 _()_
카페 게시글
한신동우회원들 소식
이학재 사장님 영면에
유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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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 15:28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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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승의 모든 번뇌와 고통
다 잊으시고
부디 안식하소서~~~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