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19. 토요일
집 가까운 곳에 솥밥집 <담솥>이 오픈했다고 해 가 보기로 한다
집에서 밥 하기는 싫고(휴일이니까 주방도 휴업해야 함)
그렇다고 간단한 분식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허기
이럴 땐
밥을 먹어야죠
밥 한 그릇 뚝딱 먹고 올 요량이니
화장도 필요 없고(요즘 엄청 용감무쌍하다)
가볍게 입고(잠옷만 아니면 되지 뭘)
편안한 신발 신고(여름도 지났으니 슬리퍼를 찍찍 끌고 가진 않는 걸로)
그리 크지 않아 위화감도 없다
그냥 밥이 필요한 사람들이 와서 뜨거운 솥밥을 먹는 곳이니
그리 넓을 필요도 없다
아담하니 좋다
기본 상차림은 이런 모습이다
밥집치곤 개인주의가 느껴지는 조금은 비정해 보이는 한상
같이 젓가락 오락가락 먹는 반찬도 좀 있고 푸짐하면 좋지만
이 솥밥집에선 다른 반찬이 별로 필요 없단 뜻
그래서 각자 먹고 싶은 메뉴로 시켜보기
그런데 남편, 짠딸, 나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지 않는 메뉴를 시켰다
내가 주문한' 매운 가지 솥밥'
남편은 '스테이크 솥밥'(제일 비싼걸로 시키는 남자)
짠딸은 '마늘종 솥밥'
음~~
평은 각자 먹은 메뉴가 가장 맛있었다는 결론
그런데
남편은 뭔가 서운한가보다
푹푹 퍼 먹는 찌개가 있어야 푸짐하다 생각하는 남자여서
내가 먹은 매운 가지솥밥은 기본양념이 매콤한 고기볶음이라 아주 맛깔스럽다
거기에 가지가 수북하게 얹혀있어 푸짐하기 이를 데 없다
밥은 하기 싫은 데
밥이 먹고 싶을 때
밥을 먹으러 갈 곳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