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산으로...
산이라기보다,
더위를 피하기 위하여,
이열치열 전략을...
쉽지는 않지만,
땀을 흘리고 나면,
나름 개운한 느낌이 있어서,
주로 산을 찾고 있는데...
이번에는,
서울대를 지나고,
낙성대를 출발하여,
연주대까지 가려고 합니다.
적고 보니,
대학교 순례처럼 보이네요. ㅎㅎ
암튼,
시작은,
서울대 근처에서 출발해서,
낙성대 방향으로 올라갑니다.
도심 구간을 지나다 보니,
이미 땀은 비 오듯 흘러내리고...
더구나,
시간이 정오를 지나는 중이라,
숨은 턱까지 차 오르는데...
등산로 입구,
조그만 담벼락에는,
돌나물(돈나물)이 어서 오라며 반겨주고...
드디어,
숲 속으로 접어드니,
숨을 쉴 수가 있고...
올여름은,
너무 더워서,
야외 활동이 불가능에 가깝네요.
그래도,
천천히 산을 즐기면서,
연주대까지 가려고 합니다.
등산로에,
밤송이가 떨어져 있길래,
발로 비벼봤습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제법 굵은 알밤이 들었고...
가을은,
여기저기에 찾아와서,
무더위가 멀지 않았다고 말하고...
좀더 주울 수도 있는데,
이쯤에서 마무리했고...
나무에,
좀 더 있었다면,
토실토실했을 텐데...
아직은,
풋내가 많았습니다!! ㅎㅎ
하늘에,
구름은 많지만...
35도를 넘는 더위는,
점점 내 목을 조여 오는 느낌이고...
산이 아니라,
한증막에서 등산을 하는 듯...
산을 제법 올랐는데,
여기에도 알밤이 나무에 달렸고...
때를 맞춰서,
여기에 올 수 있다면,
알밤 몇 톨은 주울 텐데...
여기는,
사람의 왕래가 너무 많아서,
그건 불가능해 보이고... ㅎㅎ
이미,
땀을 너무 흘렸더니,
이제는 발걸음이 천근만근처럼 느껴지는데...
등산로는,
경사가 심할 뿐만 아니라,
뙤약볕으로 이어지네요!!!
정말이지,
다시 도심으로 돌아가서,
시원한 막걸리나 마셨으면 했고...
산속 우물(??)은,
점차 말라만 가는데...
그래도,
몇 방울씩 떨어지는 물은,
조그만 그릇에 담아 놨는데...
너무 목이 말라서,
누군가 손을 씻었는지도 모르는 물을,
세 그릇이나 먹었고...
목을 축이고,
잠시 정신을 차리고 나서,
다시 산을 올라가려 하는데...
내 앞에는,
이런 녀석이 버티고서,
갈 테면 가보라고 합니다.
오기로,
죽자 사자 올라보지만...
끝이 없는 계단은,
내 몸을 주저앉게 만들었고...
일어서지도 못한 채,
계단에 앉아서 멍하니 올려보기만 했고...
그럼에도,
가야만 하기에,
다시 네발로 기어서 올라가 보는데...
계단 끝에서,
도심을 바라보니,
힘들었던 기억은 금세 물러나고... ㅎㅎ
도심에,
이런 산이 있고,
자주 찾을 수 있어서 너무 좋은데...
가끔은,
'이 산이 내 거라면' 하는 생각이... ㅎㅎ
바위틈에 자라는,
조그만 참나무에도 가을이 찾아왔고...
8월 말이면,
농부들은 수확의 계절이고,
산꾼에게는 단풍의 계절이지만...
올여름은,
유난히 무더워서,
그걸 느끼지 못할 뿐이고...
조금 전,
도심을 바라보면서,
산이 내 거였으면 했는데...
산은 고사하고,
조그만 아파트라도 있었으면...
집도 절도 없으니,
산도 탐나고,
멀리 보이는 아파트도 갖고 싶네요!!
꿈은,
꿈으로 간직했고...
현실은,
멀리 보이는,
연주대까지 올라야 합니다.
날 지켜보던 소나무는,
쉬엄쉬엄 오르라며,
자기 그늘에서 쉬었다 가라고...
내 덩치가 너무 크고,
소나무 그늘은 코딱지만 해서,
정중하게 사양하고 길을 올라가는데...
이놈의 계단은,
끝이 보이질 않고...
계단이 얼마나 있는지,
내 머릿속에 환하지만,
막상 올라가려니 짜증이 밀려와서... ㅋㅋ
이제는,
봉우리 2개를 넘어가면,
연주대가 나오는데...
소나무가 하는 말이,
내 뒤를 따라서,
먹구름이 밀려온다고!!!
차라리,
소나기라도 내리면 좋은데,
습한 기운만 몰고 오고...
아무래도,
말을 잘못한 듯...
날 따라잡은 먹구름은,
연주대에,
소나기를 내리는 것으로 보이는데...
먹구름은,
습한 기운만 남기고,
조용히 멀어졌으면 하는 후회를 했고...
600미터만 걸으면,
연주대 정상에 도착하는데,
소나기는 미친 듯이 내리고...
걸을 수가 없어서,
커다란 소나무 아래에서,
우산을 쓰고 기다려 보는데...
20분이 지나도,
비는 계속되기만...
30분 남짓 내리던 소나기는,
차츰 잦아들어서,
우산을 쓴 채로 관악사로 발길을...
원래 목표는,
연주대를 가려했지만...
연주대 가는 길은,
바위를 넘어야 해서,
편안한 길을 선택하여 관악사로 갑니다.
평소라면,
연주대 바위 능선이 보여야 하지만...
오늘은,
바위를 피해,
편한 코스로 관악사에 왔습니다.
관악사는,
5년도 안된 절인데,
100년도 넘은 일본식 건물처럼 버티고 있고...
관악사 뒤로 (위로),
연주대 응진전과 철탑이 보이고...
바위는,
아무것도 없었는데,
불상을 3개나 조각을 했고...
암튼,
갑자기 내린 비로 인해,
관악사가 촉촉하게 젖어있네요!!
관악사를 지나고,
연주암으로 갑니다.
가는 길은,
나무 계단으로 잘 만들었는데,
경사가 결코 만만치 않고...
그나마,
소나기가 지나고 나니,
더위는 조금 수그러들었네요!!
관악산 연주암은,
스님이 불공을 드리고,
사진처럼 산객이 식사와 휴식을 즐기는 암자이고...
연주대라고 하는 장소는,
관악산(삼성산 + 연주대)의,
제일 높은 봉우리를 지칭합니다.
두 개의 단어가 섞이고,
관악산이라는 용어까지 더해져,
많이 헛갈려하고...
그런데,
스님이 계시는,
신성한 연주암에서,
언제부터인가 장사를 시작했고...
지금은,
생수뿐만 아니라,
컵라면까지도 팔고 있네요.
점심 공양으로는 장사가 안되니,
본격적으로 식당을 하려는 모양입니다... ㅠ.ㅠ
효령대군 영정을 알현하고,
다시 발길은 정상을 향해서...
그런데,
잠시나마 소나기로 주춤했던 더위가,
습한 기운과 함께 맹렬하게 달아오르고...
그런데,
좌측 계단은 부자인 과천시에서 만들었고,
우측 바위 투성이는 가난한 관악구에서... ㅎㅎ
나는,
돈 없는 관악구 방향으로 가야 해서,
힘든 돌길을 지나왔는데...
하늘은,
소나기가 지나가더니,
점차 무더위가 밀려오고...
차라리,
구름이 가득했으면 했는데,
날은 점점 열기가 가득하고...
관악구는,
돈도 없을뿐더러,
살기도 어렵나 봅니다.
왜냐하면,
모든 길은 바위 투성이이고...
소나무도 삐쩍 말라서,
나무젓가락처럼 서있고... ㅋㅋ
멀리 보이는,
안양 시가지에는,
소나기가 내리고 있고...
당시에는,
먹구름과 함께,
비가 내리는 모습이 어슴프레 보이고!!!
이런 모습을 보고 있으니,
좁은 땅에서도 별의별 일이...
여기는,
학바위 능선의 국기봉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이 바위를 올라서,
정상으로 가는데...
나는,
그렇게 하지 못해 부러운데,
다음 상황을 보며 기절을 할 뻔해서....
멀리,
삼성산이 보이고...
내 앞에는,
조그마하게 학바위가 보이는데...
바위 위에,
개미처럼 보이는 무언가가 있는데...
누구는,
경사만 있어도 바위를 오르지 못하는데...
저들은,
무슨 재능이 있어서,
수직 절벽을 올랐는지...
더구나,
서로 사진을 찍어주는 모습이,
한없이 부럽기만 하고...
내리던 소나기는,
서서히 물러나고...
하늘에서,
따가운 햇살이 내리쬐는데...
그늘도 없는 곳을,
걸어가려고 하니,
내리막임에도 땀은 줄줄 흘러내리고...
우물에 들러,
머리도 손도 씻어 보지만...
이 우물로는,
더위를 식힐 수가 없었고...
그래도,
한 바가지 마시고 나니,
조금은 나아진 듯... ㅎㅎ
계곡이 아니라,
물웅덩이로 변한 곳에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발을 담그고...
나도,
계곡을 따라서,
30분 남짓 걸으면 마무리되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고...
냇가에 있던 사람들은,
서둘러 다리 아래로 피해보는데...
소나기 양이 많아서,
이미 몸은 흠뻑 젖은 상태이고...
그런데,
갑자기 내린 소나기라 그런지,
10분도 내리지 못하고 그쳐가고...
땅에,
물도 스며들지 못한 채,
소나기는 마무리되는 듯...
일부 산객은,
우산을 쓰고 있지만...
일부는,
다시 우산을 접기도 하네요!!!
여기는,
관악산 입구인데...
소강상태이던 소나기는,
갑자기 본격적으로 퍼붓고...
우산도 쓰고,
우의도 걸쳐보지만,
흩날리는 비로 인해 물에 빠진 생쥐가 됐고...
비가 오는 와중에도,
여유롭게 비를 즐기는 사람도 있고...
소나기로 인해,
물이 갑자기 불어날 리는 없지만,
그래도 비를 즐기는 모습이 위태롭기만 했고...
암튼,
비를 피하려고 별 짓을 했지만,
온몸이 홀딱 젖어버렸고!!!
소나기가 내리는,
관악산 등산도 마무리되고...
아이러니하게도,
마른 목을 축이려고,
여기저기 전활 했는데...
술도 못하는 할매들이,
관악산 입구에서 놀고 있다고...
아스팔트를,
부리나케 달려왔지만...
이놈의 할매들은,
술은 절대로 안 먹는다고...
결국,
홀로 음료수 한 병 마시고,
터덜터덜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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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편한 산행은,
세상 어디에도 없지만...
같이,
술 한 모금 마시는,
그런 사람도 많지가 않고...
암튼,
나이가 들어가니,
많은 변화가 있네요!!
모두가,
건강 잘 챙기고,
무사히 여름을 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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