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40여분.
향일암[向日庵]을 향한 시간이 주어졌다.
7시 집결.
4시가 좀 넘어 도착할즘 세찬 바람의 기운을 아는지라
아직 채 떠지지 않는 눈은
마음마저도 갈바를 모르게 보챈다
하지만,가지않으면 그만큼 서운할거란 생각에
따라나서본다
그리 춥지 않는 바람이 날 웃게만든다
넓은 공터일거란 생각은 헛없는 웃음으로 마무리짓게하고
드넓은 바다가 확트인 웃음소리를 만들어낸다
참으로 좋구나!
앞서걸어가는 이들의 보폭에 잘도맞춘다
'허허'웃을 마음이 아닐텐데도
속없는 마음은 속내도 모른채 웃음을 한없이 자아내고
감탄사를 자아내다 헉헉 거친숨소리로 바뀐다
아직 향일암 입구도 지나가전,
화장실이 눈에 보인다
그게 부끄러워서인지 마음은 딴청을 피워본다
왜 향일암일까?
한자를 찾아보고 싶었으나 지나쳤나????
해를 향해있다 하여 향일암이라 한다
얼마나 수수한 이름인가!
얼마나 착한 이름인가!
자신을 하나 속이지 않고 속내를 다 보이는 이름
그 이름만큼이나 정말 해를 향해 잇었다
나는 떠오르는 태양을 보았기에....
앞서가는 걸음은 뒤이여오는 이들에게 값없이 내어주고
차츰차츰 뒤로 밀어간다
아니다
내 뒷걸음치지 않았으니 뒤로 밀어간건 아니다
단지 그들이 앞선것이지..
이리하면 어떠하고 저리하면 어떠하리
어전히 거친 숨소리만이 한고동이거늘.
핑계거리가 좋다
거친숨소리를 진정시킬겸 오던길을 뒤돌아보니
이 역시 아름답지 아니한가
내가 온 목적이 여기있는듯 하니 더 가 무엇하리
하나하나에 시선을 두고
한잎한잎에 의미를 두며 걸은 걸음은
어느때는 고개를 숙여야하고
어느때는 뚝뚝 떨어지는 빗방울앞에서
우산을 접어야했다
그리고 거슬러 내려오는 이들을 위해
잠시 발걸음을 멈추기도 했다
하나의 표지판이 스친다
'원효대사 ....'
뒷말이 '머무는 집'인지..뭰지는 느려터진 내 발걸음에도
눈은 다 읽어내지 못했다
아마 마음이 그러햇기에 그러했을려나
내려오는 길 확인하고 오지 못한 마음을 책망하며
'원효대사?? 원효대사??'
지금 그곳에 계시는 분께서 원효대사란 법명을 사용하는건지
아니면 신라시대때 원효대사와 관련이 있는지 .....궁금함은 쉬이 가시지 않아
찾아보았다
[향일암은 원효대사(元曉大師)가 659년(의자왕 19)에 원통암(圓通庵)이란 이름으로 창건하었다는 내용이 《여수군지》 및 《여산지》에 기록되어 있다. 또한 950년(광종 9)에 윤필(允弼)거사가 이곳에 수도하면서 원통암을 금오암(金鰲庵)이라 개칭하였다고 한다. 조선시대인 1713년(숙종 39)에 당시 돌산주민들이 논과 밭 52두락을 헌납한 지 3년 뒤인 1715년에 인묵(仁默)대사가 지금의 자리로 암자를 옮기고, ‘해를 바라본다’는 뜻의 향일암이라고 명명하였다. ]
내려오는 길은 올라가는 길과 달리 그리 볼게 많지 않았다
엄마 말이 떠오른다
"나이를 먹으니까 전처럼 보아도 그리 좋지 않고
맛있는걸 먹어도 그리 맛있지 않더구나"
자식들이 여행을 함께 가자 해도
그리 좋아하시던 공연을 보자해도 한사코 거절하시며
하시던 말씀이신데....
진달래꽃이 물방울에 덮혀있다
그 세찬 바람속에서도 꿋꿋이 자리한게 옆에 있는 동백꽃과 상이하다
'너 가련한듯 하여도 그리 굳건하구나
너 혼자 단단한척 다 하여도 이리도 연약하구나'
진달래의 청초함에 빠져 갈길 잃어버린 양처럼 있다
동백꽃앞에 인상을 찌뿌려본다
왜일까?
왜 그랬을까?
왜.....????
너무 단단한 잎앞에 역시 단단하게만 보이는 꽃이
무섬증을 불러일으킨다
왜...???
오동도로 향햐는 길 앞에서도 질문은 쉽게 마음에서
놓아지지 않는다
만연히 피여있는 동백꽃.
하지만 그만큼 어제의 비바람에 의해 떨어진 꽃잎.
해괴망측한 머리는 이 상황에서 왜 꽃상여를 생각할까?
나의 주파수는 어느 시절에나 제자리로 돌아올지...
보아도 보아도 꽃상여같다
내 어릴적 간간히 보았던 꽃상여.
보고 싶지 않아 자꾸자꾸 시선을 돌려도 보고
좋아라 하고 보려 하지만..
그 단어는 왜 그렇게도 가실줄 모르고...
길가에 떨어진 꽃을 밟지 않으려 피하지만
어쩔수 없이 밟히는 꽃잎에,이상하다
용굴을 보고 등대가 있는곳을 향해 걸어갈때
나는 샤워하고 오일을 잘 바른 여체(女體)를 보았다
어찌나 아름답던지 소름이 끼칠정도였다
쓰다듬어 보지만 기름칠은 아니하였다
하지만 여자이지만 감히 내 몸과 비교할수 없는 아름다움.
부럽다 쩝.
하지만 그 여신(女身)은 전혀 요염하지도 않았고
전혀 도도하지도 않는 그대로의 모습이였다
나는 나를 몰라 이렇게 어린아이처럼 징징되는데..
어쩌면 저리도 자연스러울까?
나의 모든 궁금증은 이렇게 해결되었다
멀고 먼 옛날 오동숲 우거진 오동도에는 금빛 봉황이 날아와 오동 열매 따서 먹으며 놀았드래 봉황이 깃든 곳에는 새 임금 나신다는 소문이 나서 왕명으로 오동숲을 베었드래 그리고 긴 세월이 흐른뒤 오동도에는 아리따운 한 여인과 한 어부가 살았드래 어느날 도적떼에 쫓기던 여인 낭벼랑 창파에 몸을 던졌드래 바다에서 돌아온 지아비 소리소리 슬피울며 오동도 기슭에 무덤을 지었드래 북풍한설 내려치는 그 해 겨울부터 하얀 눈이 쌓인 무덤가에는 여인의 붉은 순정 동백꽃으로 피어나고 그 푸른 정절 시누대로 돋았드래
-[오동도와 전설] 전문
내려오던 길 비석에 적혀진 오동도의 전설이야기에서
향일암에서부터 품었던 모든 의문은 가시고
..
완연한 미소만이
..
돌아오던 길 우리의 노래는 '동백아가씨'가 되었다
가사 하나하나를 음미해본다
시원한 바람을 알게 하고 웃어도 웃어도 또 웃게 만들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태양을 보고 왔지만..
여전히 태양을 모르겠기에
..
내 가슴은 여전히 허전해 합니다
이제 ..알고 싶습니다
하여 다시 가 보려 합니다.
낯설음을 알아서인지 자꾸 말을 붙여 편안함을 주려했던 화암님.
아침 식사가 인연이 되어 친구가 되어버린 해르님.
사진의 멋에 푹 빠진 월드컵님
이야기꾼 싸리님.
잘 모르는 팝콘님
알고싶었던 하늘비님
동백아가씨를 이날의 주제가로 탄생시킨 옆집아저씨님
어디선가 본듯하지만 전혀 본적없는 작은 강님.
그리고 언니같은 레몬타임님.
"저는 혼자 산 탔어요"라고 그냥 응석을 부리고 싶었는데
진짜로 받아들이고 진지하게 말씀을 해서 미안하게 만들었던 백곰님.
피곤한 몸을 송내까지 태워다진 착하게 살자님
얘기를 못해봐 아쉬운 초목님
다들 고생하셨고 감사합니다.
제일 많은 고생을 하신 기사님.
그리고 운영자님 고생하셧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반가웠습니다~~ 산행 막걸이 항상 죽입니다!!!
무엇인가를 열씨미 기록하더니 이런 글을 남기시려 하셨군요. 반가웠습니다*^^*
풍부한 감성에 젖은 후기 잘 읽었습니다. 다음에도 좋은 산행 되시길...
아~ 같은 지역에 계신 어여쁜 아가씨군요...만나서 반가웠어요...
후기 잘 읽고 갑니다~ 이번주에 다시 한번 꽃구경 하러 가요! 캬~~~ 이번주도 기대 되는 군요..ㅋㅋ
오우~~! 친구~~! 나또한 친구를 알게되어 기쁘이~~^^* 후기도 넘 잘 읽었고...항상 그 모습 간직하길 바라네...담에 또 산행에서 만나길 기원하며~~~ 오늘도 홧팅~!
오동나무 다 베어버렸으면 '동백도'라고 바꾸지않구 왜 아직도 '오동도'ㄹ까?? 간 김에 이름 바꿔놓구 오시지......
부산에 있는 동백섬이 이름 같다고 와서 따지는데 말을 듣지 않자 린치(허리조이기)하는 바람에 오동도의 허리가 쏘옥 들어갔데요.......믿거나 말거나 였습니다.
후기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담 후기는??..마냥 기다려집니다~~^^ 후기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