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풍요와 쓸쓸함이 공존한다.
그러나.. 풍요를 대변하는 들판의 황금물결, 추석명절의 들뜸은 잠시..
아무래도 가을은 빈들녘과 낙엽으로 쓸쓸해지고 또 아쉬움,그리움 가득해지는~~
뭐 그런 것이 주조가 아닐까?
모처럼 청명한 가을날 오후..가을을 닮아가는 나이 때문인지..
공연히 마음 서늘해져 가던길 멈추고.. 길가 전망좋은 카페에 들린다.
시골 한적한 곳이라 그런지 손님도 별로 없고..
해서 나홀로 구석진 창가를 찾아 가을풍광 하염없이 바라볼제..
때마침 계절에 어울리는 노래 "카페에서"가 잔잔히 흘러나오고~~
그래그랬는지.. 잠시 지난 일을 추억하는 상념의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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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여년전..
그러니까 내가 삼십대 초반
나는 대형프로젝트 건설현장에서 정말 밤낮없이 불도져처럼 일하는 독종이었다.
아마도 그때 나는 정회장이나 ㅇㅇㅇ보다 더 강골이었으리라~~~
그러던 어느날 건설현장에 나이 먹은 직원이 전속되어왔다.
총무부장은 유능한 직원이라며 나와 같이 일해주길 권했고..
하지만 그가 나이도 많은 직원이고.. 또 말썽꾸러기라는 사실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나는 그 제안에 별말없이 응했는데.....
허연 머리에 훌러덩 넘어간 앞이마의 노털..
게다가 고집스럽고 두주불사에 간간히 사고도 치는 존재..
때문에 그런사람 부하로 두면 골치 아프다는거..왜 낸들 모르리~~
그러나..상황을 가려 피해가는 것 별로 좋아하지않는 성정인지라.....
그가 부임하던 첫날..
그와 나,그리고 또다른 직원 셋이 밤새 술을 마셧다.
아무튼.. 팀웍을 다지는데 내 한달 월급을 몽땅 쏟아붓고도 부족했으리~~
유쾌한 시간은 흐르고 우리는 새벽시간 "파이팅"을 외치며 기분좋게 헤어졌는데.
그 과정에서 현장책임자가 내게 주문한 과제도 그 전입직원이 자청해서 인계됐다.
물론 출근은 정시인 아침8시까지이며..
그 과제도 그시간까지 훌륭히 해올 것을 충성맹세로 약속되었고..
그런데..
그는 아침8시 출근하지 않았다.
12시 정오 점심때도 출근하지 않았다.
한마디로 출근 첫날부터 듣던 바대로
영웅본색 여실히 들어나는 상황이었다.
그사이 나는 현장소장에게 과제 불이행 책임으로 박살났고~~~
그후에도 그의 그런 모습은 한달 가까이 계속되었다.
하지만 그도 나이어린 상사로부터 혹독한 시련을 피해갈 수 없었으니..
불독상사를 만나 그는 일년을 모처럼 열심히(?) 일해야했다.
조직이 무엇인지..근로의 대가인 월급이 어떤 의미인지..
아마도 새롭게 인식해야만 했으리라~~~
그런데 내가 건설현장을 떠날 무렵..
나는 사장으로부터 의미있는 상을 뜻하지않게 받게 되었고..
사연인즉 그가 날 백방으로 홍보하여 표창의 자리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상이란게 통상 상사의 천거로 이뤄지는 것인데.. 나는 미력한 부하직원의 힘으로..
그것도 일년동안 달달 볶았던 부하직원의 힘으로 수상하게된 것이다.
세월은 참 빠르다!
그러고보니 불도쟈,불독처럼 살았던 시절도 이제는 세월의 뒤안길에 있다.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세월 속의 그는 지금 무얼하고 있을까?
술집에 가면 그는 늘 쉰목소리로 "카페에서"를 구슬프게 부르곤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른 지금도 그 노래를 들으면..그를 생각하게되고..또 눈물이 난다.
언젠가 쌍문 전철역을 지나는데.. 노점 리어커 테이프 가판대에서 "카페에서"가 흘러나오는데~~
그때도 나는 발길을 떼지 못하고 마음으로 눈물을 흘리며 그 노래를 들어야했다.
대전에서 한때 꽤 잘 살았고..
또 그곳 명문 D고교 다닐 때에는 공부도 무척 잘했다는데..
갑자기 부모의 사업이 어렵게되어 일순 가세가 기울게되고..
젊은시절 중국집배달에서부터 사회 밑바닥을 전전해야만했던 그~~
그당시 그만의 퍼스낼리티가 특별하게 형성되고 있었을 시련기에..
불도쟈,불독같았던 나는 그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 2012. 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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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입니다.
가을이오면 많은 생각들이 떠오르고
그 생각들은 오래 머물다 가기도 하고 또 스쳐지나가기도 합니다.
저 같은 경우
특히 노래와 함께 옛추억이 오락가락 하는데
오늘은 "카페에서 " 란 곡에 잊을 수 없는 추억 속의 인물이 자리합니다.
첫댓글 최진희씨가 부른 노래 카페에서 인가요?
그 노래라면 저도 좋아 했지요
역시 가을이 오면 님은 가을을 엄청 좋아 하시나 봅니다
이 가을 삶의 방 계시판을 뜨겁게 달구시니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가을은 누구나 가슴을 아리게 하는 무엇에 흔들리는 계절이지요
40살 때의 가을. 정말 모질게 마음 앓이를 했습니다.
인생 다 산 것 같고, 나에게는 이제 좋은 날은 없을 것 같고.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랬는지, 참.. ㅎㅎ
아무튼 그때의 마음 앓이로 인해 제가 위로를 찾고자 인터넷 글쓰기를 시작했어요.
다음의 카페에도 오게 됐고요.
그것이 저의 카페에서, 입니다. ^^
지나온 날을 돌이켜 보면 많은 사람들이 주마등처럼 떠 오릅니다.
세상을 떠난 분들도 많고 아직 생존해 계신 이들도 많습니다.
가만 보면 제가 신세를 졌던 선배분들은 이미 다 세상을 떠나셨고
생존자들은 친구거나 후배들이죠.
더러는 연락이 되고 더러는 두절입니다.
제가 74년 제대하여 서울에 발을 걸치면서 남대문의 작은 식품가게를 하는 분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만
그분은 오래전에 간암으로 작고하셨습니다.
그분의 자제와는 지금도 연락을 주고 받고 만나기도 합니다.
그 친구 입장에선 선친께서 친근하게 지냈던 나와 관계를 유지하면서 조금이나마 부모 그리운 마음을 달래는듯 싶습니다.
사실 한 사람의 히스토리를 돌이켜 보면 사람과의 만남이 주입니다.
스쳐간 사람이든 현재 만나는 사람이든 만남이 있었기에 그 추억이 곧 한 사람의 역사가 됩니다.
저는 여기 삶의 방에 자전적 소설을 하나 써보려고 준비 중입니다.
군문 글을 빨리 끝내고 곧바로 시작할 계획입니다.
그 이야기 역시 결국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가 주로 많이 들어가리라 봅니다.
네~~옛 날 추억 생각나요.
가을의 정취와 추억이 고요히 스며든 글, 잘 읽었습니다.
노래 한 곡에 마음이 물들고, 추억이 피어나는 순간...
그리움도 가을의 선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