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진해 벚꽃 구경 가서 잘 놀고
어둠이 깔린 20시경에 3번 국도를
타고 서울로 올라 오던 중
이화령 터널 직전 2차선에서 바닥에
떨어져 있던 커다란 돌덩어리를
보지 못하고 그대로 추돌했습니다.
아내를 텐덤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중심을 잃지는 않아 넘어지진 않았고,
터널을 지나 연풍 휴게소에 주차하고
차 상태를 살펴봅니다.
오일 쿨러가 휘어졌고, 하부에선
오일이 줄줄 흘러 내립니다.
운행이 불가능하여 용차를 불러 서울로
후송하고 저희 부부는 고속버스 편으로
늦은 밤에 귀경했습니다.
할코에 들어가 확인해 보니 엔진 하부
크랭크 케이스 볼트 체결부가 깨졌고,
오일 쿨러 라디에이터와 호스도
크게 손상 됐습니다.
고압 실리콘으로 수리해 봤지만
시동을 거니 거품이 보글보글 샙니다.ㅠㅠ
결국 크랭크 케이스 교체로 진단이
나왔고, 수리 견적을 받아보니
기본 부품만 교체한다 해도
최소 700만 원 이상은 나온답니다.
마일리지가 많은 바이크라서 열어 보면
더 손 볼 곳이 생길 테니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답니다.
엔진을 수리하더라도 지금부터는
큰 고장들이 나기 시작하는 시점이라
미수선 상태로 바이크를 처분했습니다.
지난주에 정들었던 로드킹 애마를
폐지 신고하고 떠나보내면서
처음으로 무 바이크 상태가 됐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바이크가 아예 없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미들급 바이크라도 하나 장만하여
살살 타볼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미 태국, 일본 투어 때 타 봤던
스즈키 V-strom 650을 포함하여
미들급 투어러 중 평판이 좋은
야마하 MT-07, 가와사키 Versys 650,
이렇게 세 모델을 비교해 보았지만
할리 외의 바이크에 대해 잘 모르는지라
결정을 내리기가 어렵더군요.
그래서 다양한 기종의 바이크에 능통한
철인28호님께 자문을 구하려고
인도네시아로 전화를 했습니다.
자조지종을 설명하고 자문을 구했더니
그래도 더할리의 로드 캡틴인데
바이크가 할리가 아니면 좀 그렇지 않냐며
할리계를 완전히 떠나는 기변이 아니면
미들급 바이크는 사지 말라고 말립니다.
대신 한국에 있는 자기 바이크 중
타지 않는 울트라가 부산에 한 대 있는데
용차로 올려줄 테니 부담 갖지 말고
필요한 때까지 편히 타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사진을 보내 주었는데
바로 이 녀석입니다.
카페에 올린 제 바접 글에 바이크를
빌려주신다더니 빈 말이 아니었네요.
울트라 바이크를 빌려준다고 댓글을 단
철인28호님의 글을 보고 토요일 아침에
건축서당님이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자기가 철인님의 울트라 바이크를 아는데
이 바이크는 할리 오리지널 엔진 대신
S&S사의 퍼포먼스 엔진으로 Swap 된
투어링의 끝판왕이랍니다.
그 얘기를 듣고 보니 사진 속 울트라의
프라이머리 커버에 S&S 로고가 보입니다.
철인28호님과 통화할 때 S&S엔진이
탑재되어 있다는 얘긴 들었지만
그게 뭔지 자세히 알지 못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흘려 들었는데
이 엔진이 어마어마한 녀석이었네요.
'T124 Wrinkle Black'이란 이름이 붙은
이 엔진은 124 cubic inch(2,032cc)의
Long Block 엔진입니다.
현재 할리 정발 엔진 중 최고 배기량이
117 엔진이니 그보다 더 큰 배기량을
지닌 괴물 같은 녀석입니다.
https://youtu.be/iFWgeWGBY3s
좋은 정보 알려주어 바이크의 진가를
알게 해 주신 건축서당님도 고맙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부산에서 출발한
바이크가 도착했습니다.
연식만 오래됐지 거의 타지 않아 상태가
극상인 데다 옵션도 빵빵합니다.
오랫동안 타지 않았던 바이크라 올라오면
기본 점검 한 번 하고, 디테일링으로 때 빼고
광택도 내서 잘 관리하며 타겠습니다.
당분간 무 바이크로 조신하게 지내려 했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철인님의 호의 덕분에
3일을 못 넘기고 다시 할리어가 됐습니다.
이래서 저는 할리계의 평생 노예처럼
이곳을 떠날 수 없나 봅니다.^^
사실 철인28호님과는 몇 년 전
백두대간 종주 한 번 같이 뛰고,
귀국할 때마다 만나 밥 같이 먹고,
병원에 입원하면 문병 가서 위문하는 등
조금 친하게 지내긴 했습니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면 같이 할리를
타는 것 외엔 별 접점이 없는 사이인데
이리 커다란 호의를 베풀어 주시네요.
이런 큰 신세와 은혜를 갚을 날이 있겠죠?
철인28호님, 정말 고맙습니다.
첫댓글 후에라도 이런 일을 겪는 분들이
계실 수 있어 도로 관리 부실로 인한 사고의
책임을 물어 국토부를 대상으로 국가배상
소송을 시작합니다.
(지방도는 지자체가 보험으로 처리하는데
국도는 보험 대신 소송을 해서 판결을
받아야만 보상이 가능하답니다.ㅠㅠ)
최소 6개월~1년 걸리고,
인용율은 10% 미만이라지만
열심히 싸워 보고,
결론 나오면 공유하겠습니다.
펀치님
갑작스런 사고에 많이 놀라 셨겠습니다. 그래도 더 큰 사고로 이어 지지 않아 다행이시네요. 항상 유익하고 소중한 정보들을 올려주셔 많은 도움이 되어 감사했는데 다시 할리로 돌아오셔 다행입니다.
헐 큰일날뻔 하셨네요
두분 안다친것에 감사하며 그 바이크는 속으로 "빡센 주인만나 고생했는데 속 시원하다" 라고 할겁니다.
이일로 인해 밤 주행에 주위를 하시고 새로운 인연도 맺기를 바랍니다 ^^
진짜 고생 많이했죠.
2년 10개월 만에 125,000km를 탔으니까요.^^
안 다치셔서 다행입니다.
늘 건강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마트면 큰일 날 뻔 하셨습니다.
몸 안 다치신 것만해도 하늘이 도우신 듯....
이번 일을 경험삼아서...
항상 안전한 라이딩.행복한 라이딩을 즐기시길...
저도 그리 생각합니다.
하늘이 도우신 거라고.
아마 아내의 기도 발일 겁니다.^^
항상 안전운전하세요~~
네, 고맙습니다.
조심 조심 다닐게요.^^
@펀치(더할리) 형수님(누님) 많이 놀라셨을듯
동생이 안부 전한다고 꼭~~~ 여쭈어 주세요. ^^
십 수년전 고속도로 에서
화물차 타이어 타고 넘은적 있어요.그때
죽는구나 했는데 아직도 살아 있네요.
도로공사 에서 수리는 받았어요.
지방도=지자체
고속도로=도로공사
이렇데 보상이 쉽게 되는데
국도는 국가배상 소송을 해야만 합니다.ㅠㅠ
항상 안전운전 하세요~~
네, 염려 고맙습니다.^^
사람 다치지 않음에 천만다행으로 생각하시고 마음을 달래야 하지 않겠습니까...
철인28호님의 쉽지않은 결정에도 경의를 표합니다.
그럼요.
그깟 바이크 하나 날려 먹은들
남은 제 인생에 큰 지장 있겠습니까?
철인님은 대인배입니다. ㅋㅋ
두분다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네요 , 국가에서 보상 못받나요 ... ?
소송해서 판결문 받아야 보상 받을 수 있다는데
인용율이 극히 미미하다네요.
아무튼 시도는 해 보려구요.^^
@펀치(더할리) 해봐야죠 한두푼도 아닌데요
좀체 읽기 쉽지 않은글 잘 읽었습니다.^^
*70평생 무 보험처리 의 제 관점에서 볼땐! 2륜차 들이 생사가 걸린것 처럼 달립니다.
무사고의 답은 안전운전(모범운행)으로 봅니다.
많은 글 늘 잘 읽고 있습니다.^^
네, 안전이 최우선이지요.
저희는 과속도 아니었고 어두운 밤길이라
돌덩이를 못 봤습니다.^^
훈훈합니다~~^^
이제, 바이크가 고장난 이유를 자세히 압니다.
그런 원인이 있었군요. 다행이십니다.
항상 안전하게 오래오래 함께 하시자고요~
멋진 철인님이십니다~
호의는 감사하지만... 적당한금액을 주시고 구입하시는게 도리 아닐까 생각해요
바이크를 파실 분이 아니라서요.
잠시 빌려 타는 중입니다.^^
그래도 다행인것은 내공덕분에 넘어지는 큰일은 피하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