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권유로 인해.. 불안한 마음으로 자운선가로 향했다. 나는 사실 자운선가에 별로 가고싶지 않았다. 나에게는 무언가 해야하는 일이 있는 것 같은 기분이 자꾸 들었고, 자운선가에 많은 시간을 뺏기는 것이 불만스러웠다. 거기다 자운선가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잘 해낼 자신이 없었다. 그럼에도 내가 자운선가로 향하고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과거를 돌아보면 내 마음속에는 항상 걱정, 두려움, 불안이 거대하게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나의 앞날이 내가 기대하는대로 펼쳐지지 않을 것 같은 걱정, 나의 주변 사람들에게 버려질 것만 같은 두려움, 나의 불안한 몸과 마음을 계속해서 다독이며 억지로 살아가고 있었던 나 자신.
자운선가에 처음 도착했을 때,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자운선가에 계신 분들이 하늘하늘한 옷을 입고 밝은 표정으로 나를 맞아주었기 때문이다. 그 분들은 마치 선녀같았고, 나는 두려움에 가득 차있는 멍청이었다. 나도 저 사람들처럼 행복해보일 수 있을까? 본격적으로 첫 프로그램이 시작되고, 내 마음에 집중하였다. 하지만 아무것도 떠오르지가 않았다. 나는 그동안 마음을 너무 닫고 살았던 것이다. 앞으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면서 살게 되는게 아닐까 덜컥 겁이났다. 어쨌든 뭔가를 해보기 위해 계속 노력했다. 첫날에는 잘 되지 않았다. 하지만 둘째날에 연단을 하면서 나의 수치심에 대해 알게 되었다. 나는 지금까지 수치스러운 내 자신을 숨기기 위해 남들 눈을 피해 언제나 구석에 숨어있었다. 나의 모든 일상이 수치스러움의 연속이었던 것이다. 내 자신을 들키지 않기 위해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고 의도적으로 내 자신에게만 신경을 돌리고 있었다. 그것이 나의 사회생활을 비참하고 찌질하게 만들고 있었다. 셋째날에는 나의 두려움에 대해 알게 되었다. 가슴 한가운데에 무엇인가 꽉 막혀있어 내 호흡을 방해하고 있었다. 그것이 바로 인정받지 못할까봐 두려운 내 마음이었다. 남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면 나의 존재는 쓸모없는 것이 되어버릴것 같이 느껴졌다. 넷째날에는 죽음에 대한 공포를 알게되었다. 나는 항상 내 몸이 어떻게 잘못되어 죽어버리지 않을까 두려웠다. 내 몸을 불안하게만 생각하고, 마음을 다해 신경써주지 못했다. 그 결과 나는 허약하고 볼품없는 몸을 가지게 되었다.
자운선가 수행을 하면서 이런 수많은 관념들을 안고 살아온 내가 바보같이 느껴졌다. 자운선가에서의 수행은 끝났지만, 아직 나에게는 걱정과 두려움과 불안이 가득가득 차있다. 관념들로부터 벗어나 멋지게 살기 위해서 일상생활속에서 수행을 계속해나갈 생각이다. 힘든 수행을 이어나가시는 모든 분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첫댓글 테이님~
어쩜 이렇게도 자신의 내면을 가감없이 잘 표현하셨나요
읽어 내려가면서 제마음이 오버랩 되네요
권유해주시는 어머님의 존재가 부럽습니다
수행 잘하시길 기원드립니다
테이님~ 고운원에서 또 오실꺼죠?
곧 또 만나요~^^
테이님~~ 마음을 이렇게 잘 느끼세요~ 수행을 하시다보면 그 두려움 이겨내실수 있을꺼에요~~^^ 응원합니다~^^♡♡♡
테이님~~~
자운선가에 4박5일 수행하신것 만으로도 너무나 큰축복이고 영광임을 시간이 갈수록 세월이 갈수록 더욱더 찐하게 느껴지실것입니다~~
모두가 저생에 복이많아 젊어신 나이에 자운님 혜라님을 스승으로 인연되신것같아요~
테이님의 멋지고 신바람나는 미래가 기대됩니다~~
첫수행부터 뭔가 남다르게 느끼시고 인지하시는 수행천재 테이님~~
언젠가 선가에서 뵈올날이겠죠??
같은 도반으로 함께 이기를 가게되어 너무감사합니다
사랑합니데이~^^
많이 불안하고 무서웠구나.
미안혀어.
수행을 통해 조금씩 극복해 나가도록 하자.
사랑한다.
태이님 관념과 마주하시느라 얼마나 힘드셨나요~
그대가 진정한 수행자입니다
수고하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