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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토지와 전원이 있는 엔돌핀마을 원문보기 글쓴이: 리징이상훈
꽤 오래전에 제가 썼던 콩트인데, 한동안 잊고있다가
우연찮게 사이버공간에서 발견했습니다.
여기에 퍼다 놓습니다. 아마도 2000년 초기 작품인듯....
이 콩트, 외국인들이 자주 드나드는 사이버 공간에 마구 뿌려놓으셔도 원작자인 저는 아무 말 않겠습니다.
(처음엔 영문으로, 나중에 해석본으로 나옵니다.)
(英文)
Fish and Cockroach
by Lee Sanghoon
In a Japanese restaurant kitchen :
A sliced fish, which had been de-boned with a sharp knife, was
thrown into a wastebasket.
This poor fish could do nothing but breathe through his gills while
casting an upward glance into the air.
"Welcome, Japanese friend! Here we happen to meet again!"
A dying cockroach, which was already there, spoke to the fish with
difficulty.
"Oh it's you, German friend! Were you exposed to a pesticide? Oh,
my!... Strange are the ties that bind us. We've met so often such
a sorry state," the fish said, shuddering in pain.
"We've already met several times before, haven't we?"
the cockroach said.
"Isn't it terrible that we ought to be born again and again like this?
The mere thought of it makes me shudder," the fish sighed deeply.
"Haw-haw... But this will be the last time. For next time I'm going
to be born again as a human, not a cockroach," the cockroach said
weakly but hopefully.
"What? What do you mean? We are both guilty; how can you be
saved from our pitiful circumstances?" the fish asked with surprise.
"Hahaha... Of course, both of us are much the same in committing
crimes. Once, I was a Nazi officer in Hitler's guards. At that time,
I violated and tortured many Jewish women. And I even put them
to death cruelly. After we were defeated in the war, I was put on
the wanted list. So, I fled from my own country on the sly. With a
crafty trick I changed myself completely into a different man. Then,
I spent the rest of my life quietly and comfortably.
But, you know? Though I was able to deceive man, it
was impossible to deceive God. After all, this miserable plight I
am in may be punishment for sins I committed in a former life.
By the way, you said before that you always got reborn as a fish,
right?"
"Hew," I was once an officer of the Japanese Empire.
In the middle of the war between USA and Japan, acting upon an
order, I took the initiative in taking Korean women to a battlefield
far away from their homes and forcing them to be prostitutes.
Even after the war, I could live my remaining years all alone in my
hometown without fear of being threatening or feeling the qualms
of conscience.---It might be because Korean were more obedient
than Jewish women.
But, like you, I couldn't avoid God's punishment, either. God made
me reborn into a fish in a Japanese restaurant again and again.
The pain of being cut open by a sharp knife!
The miserable circumstances, to which there is no end, repeatedly
being reborn as a fish!
How on earth can I describe it? It's beyond description.
Well... You will be born as a human next time? What happened?"
the fish asked the cockroach, out of breath as if death were staring
him in the face.
"Thanks to my proud and lovely descendants."
"Descendants?"
"That's right. After the war, the German people reflected on their
conduct deeply.
They comforted and paid compensation to their victims, including
the Jews who had suffered from their conduct. Hence, God's anger
was appeased and He began to give war criminals like me a chance
to be reborn."
"Alas!... How I envy you for having such nice descendants! By the
way, what will happen after you are born again?" the fish asked
with envious eyes.
"Last night an angel kindly told me that I would be exposed to the
pesticide, and then I would be born again as a baby girl in Japan,"
the cockroach said proudly.
"In Japan? A baby girl? Then, will you do me a favor?" the fish
said gladly.
"Favor? What do you want?"
"If you get married, don't give birth to fools who try to conceal the
past and pervert the truth and who have the indiscretion to give
offense to the will of God.
As you well know, those who distort history textbooks and those
who learn from them will be punished by God without exception,
just like me."
"Very well... though I'm not sure if it'll be possible. For my own
offspring and for those who are in such a miserable condition like
you, I'll try to do so."
"Well then, good-bye!"
"Good-bye!"
"And...if by any chance you should have raw fish, please chew it
gently."
At last, the fish died suffering from his death agony while the
cockroach was dying with a smile.
Just at that moment, at a hospital in Tokyo, a woman gave birth to
a cute baby girl. Resting quietly in bed, she said to the people
around her, "I feel something strange. Only half awake, I dreamed
that just as I was going to drink a can of German beer,
a cockroach crept from it. Even though it's too late, can I say this is
a dream of a forthcoming conception?"
@
* This conte (Fish and Cockroach) isn't copyrighted. So, you can
quote this conte freely.
(원본)
제목 : 생선과 바퀴벌레
이상훈 글
어느 일식(日食) 레스토랑 주방 안 :
예리한 칼에 의해 모든 살점이 도려진 채 머리와 앙상한 뼈대만 남게
된 생선이 쓰레기 통 속으로 던져졌다.
불쌍한 이 생선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두 눈을 동그랗게 치뜨
고 허공을 바라보며 아가미만 뻐끔거리는 것 뿐.
"어서 오시오. 일본 친구! 여기서 또 만나게 되었군!"
쓰레기통 안에 이미 들어와 다죽어가고있던 어느 바퀴벌레가 마지막
안간힘을 내어 방금 들어온 생선에게 말을 걸어왔다.
"아! 독일 친구! 살충제를 맞았나? 쯧쯧... 무슨 인연인지 자네나 나나
험한 꼴로 너무 자주 만나는군."
생선은 아픔을 견뎌내기가 무척 힘이 든 듯 진저리를 쳐대며 간신히
말했다.
"우리가 이렇게 우연히 만난 것이 지금까지 기십 번쯤 되겠지?"
바퀴벌레가 말했다.
"어휴~ 정말로 끔찍하지 않나? 앞으로 자네와 내가 이런 꼴로 영원
히 반복해서 태어날 걸 생각하니......"
생선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후후... 그러나 난 이번으로서 마지막이야. 다음에 나는 바퀴벌레가
아닌 인간으로 다시 태어날테니까."
바퀴벌레는 비록 힘이 없지만 아주 희망에 가득찬 목소리로 말했다.
"뭐라구? 그게 무슨 말이야? 자네랑 나랑 죄 지은 것은 피차 마찬가
지인데 어떻게 자넨 이런 지긋지긋한 신세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거
지?"
생선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
"하하하...... 물론 자네나 나나 전생에 죄를 지은 건 마찬가지야. 히틀
러의 친위대 나치 장교였던 나는 유태인 여자들을 잡아다가 함부로 강
간하고 고문하며 때로는 잔혹하게 죽였지. 독일의 패배로 전쟁이 끝난
직후 전범자 수배령이 내렸을 때 나는 국외로 몰래 도망쳤었지. 교묘
한 수법으로 나는 완전히 딴사람으로 모습을 바꾼 후, 거기서 여생을
즐겁고 편안히 지내다가 생을 마치게 된 거야. 그러나 인간이 같은 인
간들을 속일 수는 있어도 하나님만은 속일 수가 없더군. 결국 난 생전
에 저지른 죄값에 따라 식당 안을 기어다니는 바퀴벌레로 지금까지 반
복해서 태어나게 되었던 거야. 참! 일본 친구! 자넨 왜 횟감용 생선으
로 계속 반복해서 태어난다고 했지?"
"휴우~ 나 역시 한때 잘나가던 대일본 제국 군대의 장교였었지. 미일
(美日)전쟁이 절정에 달하고 있을 무렵, 나는 정부로부터 특별 명령을
받아 당시 식민지였던 한반도(韓半島)의 젊은 여자들을 이역만리 먼
전장터로 끌고가 강제 매춘부 노릇을 시키는 일에 앞장 섰었지. 그런
데 한국인들은 유태인들에 비해 성격이 너무 유순한 탓인지 전쟁이 끝
나고 난 뒤에도 난 별다른 생명의 위협이나 양심 가책을 느끼지 않고
고향에서 편안히 잘 지내다가 생을 마칠 수 있었어. 그러나 역시 자네
가 겪었던 것처럼 준엄하신 하나님의 심판만은 피할 수는 없더군. 하
나님께선 나를 일식집에 들어가는 횟감용 생선으로 수없이 되풀이해서
태어나게 만드셨어. 내 몸에 예리한 회칼이 파고 들어와 구석구석 도
려지는 아픔! 그리고 다람쥐 쳇바퀴 돌 듯이 시계 바늘이 똑같은 방향
으로 되풀이하여 돌아가듯이 계속 횟감용(사시미) 생선으로 태어나는
이 신세! 도대체 나의 이 무서운 아픔과 고통을 어떤 수식어로 표현해
야 적절하단 말인가! 그런데.... 자넨 다음부턴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구? 어떻게 그런 일이......"
죽음을 바로 눈앞에 둔 탓인지 생선은 아가미를 더욱 바쁘게 움직여
가며 바퀴벌레에게 다시 물었다.
"그건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운 내 후손들 덕분이지."
"후손들?"
"그렇다네. 우리 독일 국민들은 전쟁이 끝난 후 깊히 반성했어. 유태
인들을 비롯하여 우리의 잘못으로 인하여 억울하게 희생당했던 이웃
나라 사람들의 아픔을 달래주고 그 유족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주
고..... 이에 하나님께선 노여움을 잠시 푸시고 나같은 독일 전범자 출신
들에게도 인간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시작하셨다네."
"허허..... 잘난 후손을 둔 자네가 참 부럽구만! 그런데 자넨 어떤 인간
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지?"
생선은 바퀴벌레의 지금 처지가 몹시 부러운 듯 두 눈을 멀건히 치뜨
며 다시 물었다.
"어젯밤 천사가 내게 찾아와서 친절하게 일러주더군. 오늘 내가 살충
제에 얻어맞아 죽는 즉시 일본에서 여자아이로 다시 태어나게 될 거라
고...."
바퀴벌레가 여전히 자랑스럽게 말했다.
"일본에서 여자 아이로? 그럼 자네 내 부탁 한가지 들어주겠나?"
생선이 크게 반색을 하며 말했다.
"부탁? 무슨 부탁?"
"자네가 일본에서 여자 아이로 다시 태어나 나중에 시집을 가게 되면
제발 과거 우리들의 죄를 미화시켜 주거나 감추려하는 미련한 자식들
을 낳지 말라고.... 조그만 인간 손바닥으로 무엄하게 하나님의 눈을 가
릴 셈인가? 역사교과서를 왜곡되게 만든 자들이나 그걸 배우고 그대로
믿는 자들에겐 전혀 예외없이 지금 나랑 똑같은 하나님의 저주가 임하
게 된다는 사실을 자네도 잘 알고 있을테지."
"으음.... 알겠네. 될지 안될지 모르지만 내 자손을 위하여 그리고 자네
같이 불쌍한 처지에 놓여있는 무기력(無氣力)한 혼령들을 위하여 힘껏
노력해 보겠네."
"그럼, 잘 가게 친구!"
"친구, 안녕!"
"그리고... 자네가 혹시라도 회를 먹게 될 땐 아주 조심스럽게 씹어주
게나!"
마침내 생선은 고통스럽게 죽어갔고 바퀴벌레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즐겁게 죽어갔다.
바로 이 시각,
일본 동경(東京) 시내에 있는 어느 산부인과 병원에서 어느 산모가
예쁜 여자아이를 막 출산해다. 어느 정도 안정을 취하고난 그 산모는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둘러보며 이렇게 말했다.
"참 이상하지요. 방금 전 비몽사몽(非夢似夢)간에 제가 독일산 캔
맥주를 따서 마시려는데 그 안에서 커다란 바퀴벌레 한 마리가 기어나
오지 않겠어요? 조금 늦긴했지만 이것도 하나의 태몽(胎夢)으로 볼 수
가 있는 건지...."
@
첫댓글 친절하게 번역해주신글로 잘 읽었습니다. 와!! 정말 멋진 분이십니다.
제가 속한 영어동아리까페에 올리겠습니다.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