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재 내 마음속에서 나를 괴롭히고 있는 부정적인 생각, 감정, 경험, 크고 작은 과거와 오늘의 사건들, 신체적인 반응들, 트라우마를 솔직히 아무런 여과과정없이 다 까놓자! 그 어떤 더러운 느낌이라도 괜찮으니 떠오르는 데로 거침없이 적어보자! (당장 떠오르는게 없으면 2번으로 넘어가자.)
무섭다.
나는 발목과 무릎이 아프고. 팔꿈치가 아프고. 손목이 아파서 보호대를 하고 있다.
허리는 물론 아프다.
그 모든 것이 아픈 이유가 허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나쁜 자세를 고수한다.
바뀌는 게 싫기 때문이다.
그것조차 무섭기 때문이다.
드디어 내 글을 책이라는 형태로 세상에 내놓게 되었지만.
완벽하지 못할까봐 겁이 난다.
그깟 완벽이 대체 뭘까.
이미 다른 사람들에게는 수없이 사회에서 부딪쳐 깨져 없어진 그런 것일텐데.
선생님에게 나의 책은 연습본일 뿐이었다.
하지만 내겐 그렇지 않다.
어떻게 하면 이용당하지 않고, 쉽게 돈을 낭비하지 않고.
내가 가장 원하는 형태로 책을 만들 수 있을까.
생활비가 없으니 자꾸만 일하라고 숨통을 조르는 엄마는 어떻게 처리할 수 있을까.
나쁜 의미가 아니라, 긍정적으로 타협할 수 있을까이다.
이 모든 것이 늘 무섭다.
2. 현재 내 마음속에 떠오르는 내 자신 혹은 타인을 향한 긍정적인 생각, 감정, 수용, 공감, 관심, 사랑의 말을 적어보자! 아주 미세한 것이라도 좋으니 다 솔직히 적어보자! (당장 떠오르는게 없으면 3번으로 넘어가자.)
나의 가장 소중한 친구야.
늘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
너는 나보다 여섯 살이나 어리지만, 나는 누구보다 너를 사랑해.
너를 위해서는 아주 조금. 아주 느리게.
거북이보다도, 달팽이보다도 더. (미안하지만)
조금은 변할 수 있을지도 몰라.
3. 1 번과 2 번에 적은 글을 다시 한번 천천히 읽어보자, 그리고 잠시 눈을 감자. 이제 나는 1 번의 나도 아니고 2 번의 나도 아닌 한발짝 뒤로 물러서서 지켜보고 있는 관찰자이며 객관적인 입장이다. 관찰자의 입장에서만 다음의 질문들에 답해 보자. 관찰자의 입장이 되기 힘들면 자기에게 아들 혹은 딸이 있다고 상상하자. 그리고 아들, 딸이 써 놓은 1 번과 2 번글을 읽고 다음의 질문들에 답한다는 심정으로 답해보자. 당장 답이 안 떠오르는 질문들은 패스하고 답이 떠오르는 질문부터 답해보자.
*1 번의 생각, 감정, 경험이 과연 내 자신일까?
그렇다.
*1 번의 생각, 감정은 내가 달고 태어난게 아니다. 후천적으로 습득된 것이다. 그렇다면 그 생각, 감정들은 어디에서 어떻게 습득되어 왔는가? 내 마음속에 쉴 새 없이 나타나 나를 괴롭히는 생각, 감정들 , 1 번의 정체는 무엇인가?
오래된 테이프 (과거부터 계속적, 부정적으로 반복해왔던 사고.) 와
익숙하지 않고, 해보지 않은 새로운 것들에 대한 지나친 공포.
완벽에 가까운 집착 = 완벽해야만 내가 지금까지 한 일이 가치 있다고 믿는 잘못된 생각, 착각.
*1 번의 생각, 감정이 과연 사실일까? 혹시 나 혼자만의 착각이 아닐까? 만약 사실이라면 그 근거는?
몸이 아프니 무서운 건 당연한 것이다.
이용당한다?
약간 피해의식감은 있지만, 이 선생님께서 돈을 밝히시는 건 명확하기 때문에
돈을 받으시고도 쉬운 작업과 어떻게든 자기 취향으로 책을 만드시려고 하는 부분이 느껴졌다.
고로 이것도 70퍼센트 이상은 사실이라고 느낀다.
엄마가 생활비를 벌라고 숨통을 조르는 것도 사실이다.
뜻은 명백하고, 나는 바보가 아니다.
엄마가 날 걱정하는 이유는 알겠지만, 숨이 막힌다.
*과연 1 번처럼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내게 정당하고 합리적인가?
늘 무서워만 하는 게 합리적이진 않다.
그랬었다면 이미 운동이나 치료를 열심히 했겠지.
엄마를 어떻게 처리할지 (이크)
아니, 현실과 어떻게 타협할 지에 대해 생각하는 건 합리적일 것이다.
*1 번의 생각들이 내게 주는 이득과 손해 그리고 남에게 주는 이득과 손해는 무엇인가?
사람을 너무 믿어서 그동안 데였던 금전적 손실, 정서적 손실을 예방해준다.
잘못된 선생님들과의 운동방식으로 관절을 더 손상시키지 않는다.
하지만 아예 운동을 시도하지 않음으로서 점점 약해지고 있다.
내게 수입이 없다면 나의 남자친구는 정말 생활비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어머니께도 갚을 게 있지.
*내가 3일 뒤에 불치병으로 죽는다고 치자. 과연 1 번의 내용들에 내가 죽기 전 3일동안 시간과 에너지를 할애해야 될 만큼 중대하고 급한 일인가?
허리는 아니다.
하지만 책은 중요하다.
죽고 나서도 책은 남을테니까.
*1 번의 생각, 감정, 경험을 역으로 이용해 내 삶에 유용하게 쓸 수는 없을까?
무서우니까.
무서우니까, 더 조심스럽게 할 수 있겠지.
완벽하려고 노력하니까.
조금 더 좋은 퀄리티를 낼 수도 있겠지.
(숨막히긴 하지만. 어느 정도 타협이 필요하다.)
서투르지만 이용당하지 않으려고 용쓰니까, 사람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손해볼 판단을 하지 않을 수 있겠지.
*내게 또다시 1 번과 같은 생각, 감정이 들때 내가 나를 위해 고를 수 있는 다른 선택, 생각, 행동은 없을까?
무섭지만 1mm나아가기.
완벽하지 않으니까 아예 시도하지 않으려고 할 때,
"이만하면 충분해." 라고 말해주기.
*신의 존재를 믿든 말든 상관없이 우주를 창조한 신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여기서 신이라는 개념은 지구상의 각종 종교에서 서로 다르게 정의하고 있는 신이 아니라 인간을 절대로 심판하거나 벌주지 않고 무조건적이고 무한한 사랑만 퍼다주는 신이라고 가정하자. 이는 마치 태양이 세상의 모든 만물을 판단하거나 비판하지 않고 빛을 퍼다주기만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잠깐 숨을 고르고 하늘을 한번 쳐다보라. 나는 광활한 우주의 수많은 행성 중에 지구라는 아주 작은 행성에 태어난 한 인간이다. 과연 그 신이라는 존재가 1 번의 내용을 읽고 나에게 뭐라고 말해 줄까?
너의 아픔이 가엽구나.
너의 두려움을 보듬어주고 싶구나.
너를 이용하려는 사람을 벌주고 싶지만,
미안하지만 그 사람 또한 나의 아이이기에 그런 일은 하기가 어렵구나.
너의 두려움을 이해한다, 꼬마야.
(신이니까 조금 더 오그라드는 말을 써도 될 것 같다.)
4. 내편에 서서 자존감을 느끼고 있는 새로운 무의식을 창조할 시간! 나에게 보내는 무조건적인 사랑과 긍정적인 메시지 및 목표를 적어보자. (긍정적인 메시지에는 일상의 소소함에 대한 감사, 자신을 위해 이루고 싶은 작고 큰 계획들을 스스로 응원, 자기 칭찬, 격려, 자기암시등이 해당된다.)
지금 내가 먹는 밀크티를 먹을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다.
오늘은 생각보다 많은 일을 했고, 뿌듯하다.
잘했어, ㅇㅇ야.
누군가에게 소리지르기도 했지만, 그건 우리에게 필요한 일이었어.
화는 자기를 지키기 위해서 나는 감정이라고 하잖아.
그러니 괜찮아.
수고했어.
*자신을 위해 오늘 당장 실현 가능한 일들:
침대에 누워주기
*자신을 위해 일년안에 실현 가능한 일들:
사회에서 다시 일을 한다
*자신을 위해 오년 안에 실현 가능한 일들:
자동차를 준비한다..?
*남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
친구가 돌아오면 오늘 하루 어땠는지 물어주고 안아주는 것.
*내가 오늘 당장 감사할 수 있는 것들:
오늘 하루 밥을 먹을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기 칭찬, 자기와 나누는 긍정 대화:
너를 사랑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너를 사랑하려고 노력해.
너도 부족한 나를 이해해주겠니.
사랑해, ㅇㅇ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