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기타 이제 취업해야 하는데...다들 직무, 회사 정하고 기업분석 하기 바쁜데 전 제가 좋아하는 일이 뭔지 모르겠어요..

[Gaessyang my way]

<질문>
안녕하세요, 팅키님. 저는 올해 26살인 취업준비생입니다. 우연히 해외취업을 검색하다가 세상에 이렇게 사는 사람들도 있구나 하고 '문화충격'을 받았고, 이후 계속 드나들며 자극받고 있어요, 좋은 글들 항상 감사합니다.

제가 쪽지를 쓰는 이유는 제 요즘 가장 큰 고민인 직무선택때문입니다. 취업준비를 위해선 먼저 직무와 업태를 정해야 한다고 해서 직무특강에 참석하고 취업 서적, 경영학 책도 찾아보며 내게 맞는 직무가 뭘까 고민해봤지만, 제가 뭘 하고 싶은지, 어느 회사에 들어가고 싶은지 모르겠습니다. 다들 가고 싶은 직무, 회사를 정하고 기업분석하기 바쁜데, 저는 그런 친구들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과거 경험했던 일 중에서 자기가 좋아하고 시간가는 줄 모르는 일을 찾아보라길래 대학시절을 돌이켜보았지만, 저는 수업만 열심히 듣고 대외활동이나 인턴경험도 없어서 후회, 자괴감만 들었습니다...

선배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 원래 일이라는 것이 좋아하는 일로 시작해도 미치도록 싫어지고, 자아실현 이런 것 보다 돈 때문에 억지로 다니는 거라고 합니다. 또 비상경 여자는 직무 따지지 말고 티오 나오는 대로 다 지원해야 한다고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하루 중에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에서 일하며 보낼 텐데, 일이 내게 안 맞으면 얼마나 삶이 지겹고 재미없을까 끔찍합니다. 제가 아직 뭘 모르는 걸까요?
이에 대한 팅키님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팅키님은 어떻게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으셨나요??

유일하게 제가 새내기때부터 하고 싶었던 일이, 캐나다 워킹홀리데이입니다. 이번 기회에 내가 왜 그걸 하고 싶은가 생각해보니, 더 넓은 세상에서 많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한국사회의 시선에서 벗어나서 '자유'롭게 살아보고 싶다는 게 그 이유인 것 같습니다. 해외에서 취업을 할려면 한국에서 경력을 빨리 쌓아야 하는데, 내가 하고싶은 일이 뭔지도 모르니 답답한 마음이네요..

어떤 이야기라도 좋으니 조언을 부탁드립니다.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

일단은 더운 날씨에 고생이 많아요. 제가 한 번 껴안아 드리고 시작합니다.


취업준비를 위해선 먼저 직무와 업태를 정해야 한다고 해서 직무특강에 참석하고 취업 서적, 경영학 책도 찾아보며 내게 맞는 직무가 뭘까 고민해봤지만, 제가 뭘 하고 싶은지, 어느 회사에 들어가고 싶은지 모르겠습니다. 다들 가고 싶은 직무, 회사를 정하고 기업분석하기 바쁜데, 저는 그런 친구들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우선 저는 좋아하는 일을 잘 모르겠다는 글쓴이보다 좋아하는 일을 벌써부터 잘 안다는 선배들과 주변사람이 오천배 정도 더 신기합니다. 세상에 직업과 직종과 돈벌이 수단과 취미가 얼마나 많은데 그걸 다 안해보고도 딱하나 정해서 진짜 딱 그것에만 올인하겠다는 젊은이들이 주변에 많아요? 혹시 주변에 산전수전 다 겪어보신 50대 어르신들이 많은거 아니고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음식중에 두개가 샥슈카하고 세비체라는게 있습니다. 샥슈카는 중동쪽 음식이고 세비체는 남미쪽 음식이예요. 저는 이 음식들이 있는 줄도 모르고 25년을 살았고요, 메뉴 고를때 일식 양식 중식 한식 이렇게 네가지 중에 항상 골랐습니다. 그 네가지중에 골라서 25년을 먹다가 세상에 다른 음식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해산물 채식주의자가 된 뒤에는 오히려 새로운 해물과 채식 요리들을 더 많이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요즘에는 무슨음식이 좋으냐고 누가 저에게 물어보면 '신맛을 좋아해' 라고 말하거든요. 저는 아직도 제가 무슨 요리를 제일 좋아하는지 모르겠고 앞으로도 먹어볼 요리가 많아서요..지금 입맛은 신맛이면 거의 다 좋아합니다.


xx회사 마케팅, XX법인 회계사, 무슨과 의사, 이렇게 진로를 19살때 혹은 20대 초중반에 정하는 것은 대단한 결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거 혹시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들이 좋다고 해서 정한거 아닌가요? 지금 아는 직업 쭉 종이에 적어보세요. 예전에 책에서 읽었는데 부모들은 10개 적고 애들은 25개 안다고 그러더라고요. 20대 초반에 30년갈 직업을 정한다는게 안먹어본 음식도 있는데 들어본 음식 먹어본 음식중에서 하나 정해서 쭉 그걸로 몇천끼를 먹겠다 이런 느낌이거든요. 시험보고 엄청 공부하고 분석하고 경쟁하고, 기다리고 그런거 보면 남들이 맛집이라고 하는 집에 기다려서라도 먹어야 하니까 엄청 박터지는 느낌이기도 하고요. 혹시 옆집에 한 번도 안가본 식당에 더 맛있는 메뉴가 알려지지 않은게 있지 않을까요? 한 번도 안먹어봤지만 독특하지만 먹어보니 내 입에 잘맞는거 그런거 없을까요?

(((과거 경험했던 일 중에서 자기가 좋아하고 시간가는 줄 모르는 일을 찾아보라길래 대학시절을 돌이켜보았지만, 저는 수업만 열심히 듣고 대외활동이나 인턴경험도 없어서 후회, 자괴감만 들었습니다...)))

저는 심지어 고시공부를 했답니다. 츄리닝 입고 신림동에서 고시촌 밥 먹으면서 스터디 했어요. 뭐 운동도 한게 없고 여행도 안갔어요. 학점도 별로 안좋았고 인턴했는데 그냥 일본회사에서 일본 사람들 전화연결해주는 거였습니다. 고시 다 떨어지고 졸업도 했고 나이도 26살이었는데 남친도 떠났습니다. 그래도 우리 100세시대-시간이 참 많이 남습니다.지금 생각해보면 26세 참 어리네요. 후회하기에는 앞으로 70년이 펼쳐져 있는데 뭐 어떡할래요.. 대학 4년 허송세월 한것 같으니 앞으로 70년 자괴하실래요?

선배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 원래 일이라는 것이 좋아하는 일로 시작해도 미치도록 싫어지고, 자아실현 이런 것 보다 돈 때문에 억지로 다니는 거라고 합니다.
그걸 왜 선배들한테 물어보나요??2년 더 먼저 태어나서요?? 3년 더 월급받고 다녀서요????그 선배들도 모릅니다.
?제가 최근에 좋아하는 말이 있습니다. '내똥은 내가 싸야지"
백날 물어봐도 몰라요. 결국 자기 인생은 자기가 생각하고 자기가 결정해야 합니다.?지금 고3이 본인한테 선배님 어떻게 하면 수능 만점을 맞을까요? 하면 해줄 말 있어요? 7살 더 많으니까 지금 다시 가서 수능치면 훨 잘 할 것 같아요??
그냥 다들 힘들고 많이 아프고, 길 잃은 어린양들이죠. 인생은 쉬운게 아닌걸 자꾸 부정하려 하지만 현실은 그것이 아니죠.나 포함.

((((또 비상경 여자는 직무 따지지 말고 티오 나오는 대로 다 지원해야 한다고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하루 중에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에서 일하며 보낼 텐데, 일이 내게 안 맞으면 얼마나 삶이 지겹고 재미없을까 끔찍합니다. 제가 아직 뭘 모르는 걸까요?
이에 대한 팅키님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팅키님은 어떻게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으셨나요??))))

일단 비상경 여자라는 그룹을 정하신 그 선배님에게 찾아가서 도대체 무슨 사정이 있으신지 물어보고 멱살을 한 번 잡고 싶네요. 세상에 상경과 비상경만 있는게 아니랍니다. (참고로 난 경영학과 나왔지만 나를 '상경' 이라고 규정할 생각은 추호도 없음- 36학점 겨우 채워서 졸업함) 글쓴이 그말 잘 하셨네요. 하루중 대부분의 시간을 보낼 일터이니 티오 나오는대로 지원했다가 합격하면 정말 골치 아픕니다. 한 번에 직장 보통 하나만 다닐 수 있잖아요. 우리 그렇게 묻지마 지원하는 인생 이제 그만해요...
제가 어떻게 좋아하는일을 찾았냐고요??위에 드린 말씀에 답변이 있는것 같은데 저는 제가 좋아하는 음식 아직도 모릅니다. 그냥 신맛나는 음식이 지금 좋을 뿐입니다. 오년전엔 단맛나는 음식 좋아했고요.

실은 저는 좋아하는 일을 찾은것이 아니라, 저도 남들 좋다는 대기업에?취직하거나, 고시 붙고 그렇게 하고 싶었는데 다 낙방해서 할 수 없이 인터넷 쇼핑 업계로 들어가게 된 케이스입니다. 남들처럼 살려고 했는데 그게 잘 안되어서 (눈물 닦고) 어쩔 수 없이 다르게 살게 되었는데, 해보니까 인터넷 쇼핑이 너무 잘맞는거예요. 그리고 사실 모든일이 다 백퍼센트 잘맞을 수는 없거든요, 그래서 어떤 일이 주어지던지 그냥 일을하다가 제가 잘 못하고 피하고 싶은 일이 계속 있으면 상사하고 이야기 해서 그 업무를 줄이고 제가 좋아하고 다른 사람들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차츰 늘려나가다보니 전문성이 쌓였어요. 저는 보통 어떤일을 해도 진실되게 하기때문에 중간정도는 가고요, 그 중에서도 제가 못하는 부분,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나에대해서 싫어하는 부분을 발견하면 개선도 개선이지만, 포기할것도 포기하고 그렇게 다듬어간 것 같아요.

지금 저는 디지털 마케팅, 소셜미디어, 전자 상거래 업무를 하는데, 제가 19살때는 서울대 건축학과가 제일 인기가 많았고 지마켓과 페이스북은 존재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때 제가 좋아하는 일을 확실히 안다고 '착각'했더라면, 저는 설대 건축학과를 가기위해서 지금까지도 수능공부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지금 제가 하는 일을 아주 좋아합니다. 물론 글쓰고 춤추고 노는것이 더 좋지만, 지금 하는 일이 배울점도 많고 다양한 사람들과 일할 기회가 있어서 너무 고맙게 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아직도 제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여행중입니다. 최근에 작사를 한 번 해볼까.. 그런 생각도 했고요. 폴댄스 추다가 다쳐서 요양하는 동안 꽃꽂이도 배우고 탱고도 배우고 브라질리언 주크도 배우고 그러고 있어요. 저는 자주 잊어버리는 사실이지만, 뭐 이런게 의미가 있다면 참고로 저는 한국나이 서른 넷입니다.

도움이 되는 것은 저랑 다른 업계에 일하거나 아예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그들일에 귀기울이는 것이죠. 전 이번주에도 상해의 한국레스토랑의 쉐프님하고 만나서 그 분이 뉴욕에서 무슨일을 했는지, 상해에서는 어떻게 지내는지, 이런저런 이야기들으면서 아 이렇구나 재미있게 들었어요. 지금 그 선배님과 주변 친구들은 글쓴이에게 어떤 부가정보도 주지 않고 '그냥 닥치고 다들 사는대로 살아' 라고 말하고 있잖아요. 본인을 그런 환경에 두지말고, 나가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 좋을 것 같아요. 캐나다 워홀 가세요. 사실 저라면 남들 안가는데로 가볼 것 같아요 터키 ,니카라과, 쿠바, 뉴칼레도니아 막 이런데.

아래는 제 책 솔직한 글로벌 언니의 열정토크 '열톡'에 '정답은 저 먼곳에 있다' 라는 챕터에서 찍은 일부입니다. 앞으로도 저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백개의 그리고 천개의 삶의 이야기를 들을겁니다. 결코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조급해하지 않을 거예요. 어차피 그것은 또 시간가면 변할꺼니까요.

화이팅.

상해에서 릴리드림



***

출처 : 나의 솔직한 상하이 언니 블로그

http://m.blog.naver.com/milkroad

[다익은아보카도]

정말 좋은글같다... 공감되는 내용이 정말 많음

[♡기아없이는못살아♡]

너무 좋은글 ㅠㅠ.. 고마워 이런글 스크랩 해줘서ㅠㅠ

[yoonyeon]

뭔가 많이 생각하게 하는 글이다..딱 나같은 상황이라 더 공감됨 ㅠㅠ

[우리가좍]

그냥 그 기업 명성하고 지역이 좋아서 들어가고싶은것도 꿈이라 할 수 있을까??..

[falseericnam]

와...진짜 좋은글...ㅠㅠㅠㅠ

[바코드닉왜안되는디]

꿈이있었는데 꿈을 좇다가 길을잃음....

[Rick and Morty]

와우내 게녀=나 ^^,,, 꿈이라고 한 것을 잃으니 방랑자가 되엇어

[메미무미뮤]

진짜 내가 동감하는 질문이고 좋은글이다.....

[세터갓]

마자.. 무난하게 책상에 앉아서 공부해 온 지금의 젊은이들이 뭘 강하게 하고싶다고 생각하는게 있을까 싶다.. 이 일해보다가 좋아질 수도 있는거고 그런데.. 근데 회사들어가기도 쉽지않은거.. 대학교깨 대외활동도 공통성이 있고 들어가려는 회사와 맞아야하고.. 중구난방이면 붙기 어렵고.. 이직할때도 아예 새로운 직종은 어렵고...

[빡짝쭈구힝]

이글 평생보관하고프다..

[레몬타르트]

진짜 질문 너무 공감돼ㅜㅜ

[DRAGONITE]

퍼와줘서 고마워

[냐옹선생]

이 글 정말 좋네...

[내이름나와라콜국]

글 진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