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는 '말’을 잘한다.말과 함께 휴식하고 말과 더불어 잠을 자고 심지어 식사할 때도 말을 연습한다.프로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렇다고 이들이 일방적으로 듣기만을 강요하지는 않는다.어떤 이들은 ‘상대방의 말을 듣는 것’이 말을 잘하는 방법을 깨우치는 첩경이라고 한다.
조근조근 말 잘하기로 유명한 KBS 이금희(李錦姬 32) 아나운서. 그녀는 말 잘하는 테크닉이란 “다름아닌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이라고 말한다.상대방의 얘기를 잘 들어주다 보면 자연히 어떤 말을 해야할지 알게 된다는 것이다.“틀려도 자신있게 틀리는 것은 아름답다”는 게 그의 지론.
이씨는 “MC나 아나운서 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쭈뼛대며 말을 하면 신뢰감이 떨어진다”고 말한다.자신있게 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설명이다.‘내식대로 표현하기’도 물론 중요하다.진부한 언어만 반복해서 쓰기보다는 자신의 언어로 새롭게 말하려고 노력하라고 충고한다.그래서 이씨는 순간순간 느껴지는 감정을 잘 포착해 그녀만의 언어로 기억해 두려고 노력한다고.
황현정(黃炫晶 28)아나운서는 아직도 아나운서로서 자신은 미흡하다고 겸손해 한다.동료 진행자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는 단계라고 밝힌다.상황마다. 적절하게 딱 들어맞는 말을 여전히 상대방을 통해 깨닫고 있다는 것.
황씨는 말 잘하는 법으로 “좋은 컨디션과 좋은 기분을 유지하는 것”을 꼽는다.밝은 기분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그는 프로그램 녹화전에 출연자들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을 놓치지 않는다.시청자를 대상으로 말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알고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세세한 것에도 호기심을 갖게 된다고 그는 설명한다.
KBS 아나운서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박경희(朴慶姬 44)아나운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의사소통에 있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느냐도 중요하지만 그 생각들을 얼마나 잘 전달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자신의 생각을 정확히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KBS 아나운서실 김상준(金上俊)부장은 “언제나 시청자에게 꽃다발을 안겨주는 자세”로 말하는 아나운서가 최고의 프로라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