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5명의 뜨거운겨울
- 육군 102보충대 72시간
▶ 방송 : 2009년 1월 17일 (토) 밤 10시 10분, KBS 1TV
▶ CP : 고영규
▶ PD : 최세경
▶ 글 . 구성 : 박금란
대한민국 남자 대부분이 거쳐 가는 군대. 여기, 이제 막 군 입대를 한 1205명의 청춘들이 있다.
강원도 지역 군 복무가 시작되는 관문, 102보충대. 가족과 친구를 떠나 온 입영 장정들이 머무는 3박 4일은 어떤 모습일까?
육군 102보충대의 새해 첫 입영! 낯선 생활에 적응해 가는 젊은이들의 72시간을 담아본다.
■ 군 생활의 첫 관문, 102 보충대
강원도 춘천에 위치 한 육군 102보충대대. 철원을 제외한 강원도 전 지역에서 군 복무할 장병들이 입대 후 3박 4일 동안 머물 곳이다. 입영자들은 신체검사를 통해 현역 복무가 가능한 지 최종 판단하고 신병 훈련소로 가기 전 군 생활의 기본적인 것을 익히게 된다. 그리고 22개월간 지낼 부대를 배정받아 나가게 된다. 군인으로 남을 지 민간인으로 남을 지가 이곳에서 결정 되는 것이다. 때문에 그들은 군인도 민간인도 아닌 ‘장정’이라고 불린다. 작년 한해 4만 5천여 명의 장정을 배출시킨 102보충대에 지난 1월 6일, 새해 첫 입영이 시작됐다.
■ 눈물의 입영식
쌀쌀한 날씨 속에 치러진 새해 첫 입영식. 전국 각지에서 온 천 2백여 명의 청년들과 그들을 배웅하기 위해 온 가족, 친구들 등 3천여 명의 인파로 행사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늦둥이를 보내는 부부, 손자 손 꼭 잡고 삼대가 함께 온 가족, 고무신 거꾸로 안 신겠다고 눈물로 약속하는 여자 친구, 환송 플래카드까지 준비한 친구들까지. 떠나는 이는 애써 담담한 표정으로, 보내는 이는 먹먹해진 가슴을 감춘 채 이별의 시간을 기다린다. 드디어 헤어져야 할 시간, 여기저기서 눈물이 터져 나온다. 평생 못 볼 것도 아니 건만 이별은 언제나 아쉽고 가슴 한쪽을 쓰리게 만든다.
■ 3박 4일간의 장 / 정 / 일 / 기 /
▶ 1월 6일. 보충대 첫 날 - 낯선 생활
이제 102보충대에는 장정들만 남았다. 이별의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휴대폰, 담배 등을 압수 당하고 단체 생활에 적응해 나가야 하는 장정들. 밥 먹을 때 젓가락을 사용할 수 없고, 식당, 화장실을 갈 때도 단체로 움직여야 한다. 입영 첫 날이지만 밤이면 여느 군부대와 똑같이 불침번도 서야 한다. 박박 깎은 머리만큼이나 어색한 군대 생활. 낯선 환경에 던져진 장정들은 앞으로 어떻게 적응해 갈까?
“불침번이 뭐하는 건데요?”
“두 명 씩 한 시간 간격으로 한 사람은 파란의자, 한 사람은 TV앞에 앉아 있으면 돼요.”
“자다 깨는 거 못하는데... TV봐도 돼요?”
“그건 안 될 걸요...”
▶1월 7일. 둘째 날 - ‘군인’이 되는 길은 멀기만 하고
구멍 난 청바지 속으로 칼바람이 파고드는 새벽, 보충대에서의 유일한 훈련, 제식훈련이 시작됐다. 구령에 맞춰 제자리걸음만 하면 되는데 손과 발은 좀처럼 맞춰지지 않는다. 정리해 놓은 침구들은 엉망이고, 몰래 담배 피우다 얼차려 받고... 군 생활에 적응 못 한 1일차 장병들. 아직 군인이 되기에는 까마득하기만 한 이들에게 군복이 지급됐다. 각자 입고 있던 사복을 벗고 군 전투복으로 갈아입는 장정들. 일단 겉모습은 제법 군인다워진 모습이다.
“집에 가고 싶고요, 가족이 그립고, 여자 친구 보고 싶고... 컴퓨터 게임 같은 거...
편하게 생활하고 싶어요.” - 김형찬 장정
“피자 먹고 싶어요.” - 이인환 장정
▶1월 8일. 셋째 날 - 운명의 시간
앞으로 22개월 동안 군 복무하게 될 곳이 결정되는 시간. 예전과 달리 부대분류는 부모님이 전 과정을 참관할 수 있고, 장정들은 컴퓨터로 자동 분류되는 과정을 생활관에서 TV로 지켜본다. 숨죽여 결과를 기다리는 장정들, 어디로 갈 지 수능 시험보다 더 긴장되는 순간이다. 선배들에게 듣고 왔던 정보로 분류 결과에 따라 희비가 교차하는 장정들. 하지만 재검 판정을 받아 내일 집으로 돌아가야 할 장정은 그저 모두가 부러울 따름이다.
“남들 다 가는데 혼자 못 가잖아요. 아... 진짜 안 되나 봐요. 가고 싶어도...
엄마, 아빠 얼굴 보기도 창피하고...“ - 원희재 장정
▶1월9일. 넷째 날 - 새로운 출발
102보충대에서 맞는 마지막 아침. 각자 배치 받은 신병 교육대로 떠나는 날이다. 처음 이곳에 들어왔을 때 느꼈던 것과는 또 다른 긴장감을 느끼는 장정들. 군복을 입고 버스에 오르는 지금,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제대할 때쯤이면) 조금 더 인내심을 아는 인간이 되어 있지 않을까..
20년을 살았는데 여기 와서 인내심을 많이 배웠습니다. - 지찬홍 장정
■ “잘 다녀오겠습니다. 충성!”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생이여...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꿈이여...’
어느 가수의 노랫말처럼 이제 새로운 시작을 앞둔 1205명의 청춘들. 아직은 제식훈련도 서툴고 불침번 때문에 졸음이 쏟아지고 군화 신는 것도 익숙하지 않은 20대 초반의 보통 청년들이다. 그들은 이제 막 사회에서 군대로 넘어가는 다리를 건넜다. 22개월의 낯선 여정에 첫 발을 내딛은 장정들. 102보충대를 떠나 늠름한 군인으로 새롭게 태어날 1205명의 예비 장병들을 만나본다.
“아버지, 어머니, 신병 대대 들어갑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울지 마시고 잘 있다 오겠습니다. 충성!” - 이태영 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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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리나라 남자들 화이팅입니다..감사~
네
감사합니다..
네
가물가물 생각납니다^^
네
와 ㅋㅋㅋ 댓글이 5년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