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언 20여년이 지났습니다. 당구를 치기 시작한지...
저는 친구 따라 당구장에 처음 같습니다. 큣대 잡는 다는 생각으로 딱 갔죠..
그랬더니 그 친구가 그날은 큣대를 잡으면 안된다, 먼저, 당구의 정신을 배워야 한다며, 얄팍한 책을 한번 저에게 주더군요.
제목은 당구덕경이었습니다.
저자는 마세이 선생이었습니다.
그날 밤을 세워 열심히 봤습니다.
그리고 감동을 받아 마세이가 누군지 알아 보고 싶더군요.
그래서 네이버에 알아봤죠. 제가 전공이 전공인지라, 컴을 일찍부터 했습니다..ㅋㅋ
아주 유명하신 분이더군요.
1930년대에 일본에서 활동하신분인데(요즘 영화 모던보니의 시대입니다.) 어릴때 부터 워낙 당구의 신동이었답니다.
그래서 일찌감치 일본열도에는 적수를 찾을수가 없었죠.
그래서 조선으로 건너 왔답니다.
그당시 조선에는 300 당구 고수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들을 깨기 위해 한국에 온거죠. 마치 미야모도 무사시가 칼을 들고 일본을 돌던 것처럼요.
물론 마세이 선생은 큣대를 들고 다녔지요.
예상 하시겠지만 마세이와 300고수 사이에 무서운 혈전이 벌어졌답니다.
그당시에는 당구를 밀어치고 땡겨 치는 구기 밖에 없었는데, 마세이 선생은 찍어치는 기술을 개발했죠.
덕분에 아무도 마세이 선생을 이길수 가 없었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조선당구장 연합회가 들고 일어난겁니다.
마세이 선생이 300고수와 당구를 치고 나면 당구 다이가 찢어지고 깨지고 난리아 아니었 답니다.
그래서 조선당구장 연합회가 결의를 하게 됩니다.
마세이 이하 300 고수의 당구장 출입 금지를 말이죠.
그래서 모든 당구장에 써 붙이게 됩니다.
300 이하 마세이 금지.
마세이 선생은 이미 돌아 가셨지만 당구장의 그 전통이 아직 남아 있어서 지금도 어느 당구장에 가도 보니는 말이
300 이하 마세이 금지!
어쨌든 당구장 출입을 금지 당하자 마세이선생은 영원히 강호를 떠나게 됩니다.
떠나시다 남대문을 지나게 됩니다.
마침 남대문을 지커던 수문장이 마세이 선생을 알고 보고 떠나시기 전에 당구의 비기를 남겨주길 간청 하게 됩니다.
그 청을 받아 들여 쓰신 것이 바로 당구덕경입니다.
마치 노자가 속세를 떠나며 함곡관 관문지기에서 도덕경을 남기고 떠났듯이요.
이책의 내용은 의외로 당구의 구기나 기술 이런걸 서술한 책이 아니었습니다.
당구에서 배워야 할 네가지 덕을 서술한 책이었습니다.
기억을 간추려 보면 이렇습니다.
1. 광덕 廣德 - 다이에서 배운다.
다이처럼 넓은 마음을 당구에서 배운다.
2. 원덕 圓德 - 공에서 배운다.
당구공처럼 둥근 마음을 당구에서 배운다.
3. 절덕 [節德] - 큣대에서 배운다.
큣대처럼 곧은 마음을 당구에서 배운다.
4. 임덕 [臨德] - 게임에서 배운다.
당구를 칠땐 임전 무퇴의 정신으로 임한다.
이렇게 길게 마세이 선생의 이야기를 하게 된건
다름이 아니고 앞에 말한 감따기 대회후
당구 대회를 하고자 합니다.
마세이 선생의 정신을 배우기 위해서요...
저는 선생의 당구4덕중 네번째 임덕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당구 치는 사람은 다 아시 잖아요.
당구는 피보기 입니다.
진사람은 돈이 있건 없건, 없으면 시계를 맏기는 학생증을 맏기든 그날 게임비와 짜장면 값은 알아서 해결하면 피도 눈물도 없는 당구세계를 냉험한 현실...
이때 가장 필요한게 바로 <<임덕>>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이번 대회 이름을 여기 따오기로 하고 역시 이대회의 주최측인 제가 상품을 준비 했습니다.
뭐 대단한건 아니고 컵입니다.
월드컵도 컵이 잖아요.
그리고 이컵의 이름을 마세이 선생의 4덕을 본받기 위해
임덕배(臨德杯)라 이름 지었습니다.
처음엔 임덕배 쟁탈 당구대회라고 하려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뭐 임덕배가 대단하다고 쟁탈까지 하나 하구요... 이미옥도 안 나설 텐데..
그러다 우리의 국보 양주동 선생이 생각 났습니다.
우리말 순화를 위해 애쓰시던 양주동 선생이 좋은 말을 많이 지으셨는데...
예를 들면
남녀합창단 - 년놈떼소리떼
박스컵 축구대회 - 임금님 사발따먹기 공차기대회
바로 요거다 싶더군요.
그래서 이렇게 정하게 되었습니다.
<<임덕배 따먹기 당구대회>>
많은 분들의 참여 바랍니다.
첫댓글 푸헐헐!!!! 객년기 우울증에 약간 도움이 되었음.
아저씨 혹시.. 벌써 우울증이세요?? 객년기도????
교림아, 객년기란 단어는 없단다. 위의 아침배미 아저씨가 무식한 탓으로 그렇게 쓴거야. 이해해라.
아무나 참석가능 합니까. 참 석가능하면 날짜와 시간을 남겨 주세요 임덕배대 당구 대회 참석합니다
임덕배 따먹기 당구대회 재미있겠네여~ 나두 당구 좋아하구 임덕배랑 안양 1번지 거리를 배회하면서 숱하게 쳤었는데....
머... '식객'처럼 당구에 관한 만화내용같다. 여성당구인도 양성할까?
그나저나 새까맣게 어린 놈이 임덕배 따먹기 대회에 나서려니 좀 머쓱하네요... 우찌해야하나... 그냥 따먹기 대회 출전~~~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