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월 성지순례>
1. 성지순례(꿈을 놓지 말자)
가느다란 꿈이 있어도 놓지 않는 사람이 있다.
이루어 질 수도 있었는데 미리 포기한 사람도 있다.
언젠가는 가 보고 싶었던 곳,
어린 시절, ‘샤론의 꽃’이 막연히 아름다웠던 곳,
눈물과 질고의 십자가의 길,
나이 들어, 구약을 읽을 때마다
가슴이 허(虛)해지던 모세의 느보산,
성지순례는 꿈 속에서만 있었는데......
꿈을 놓지는 말자.
이 땅, 길지 않는 인생에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기도하고 준비하자. 그리고 떠나자.
(성지순례, 막연한 바람이었는데 기회가 왔고 꽉 잡았다)
2. 이집트 피라미드 앞에서
한 나라의 흥망성쇠는 어디에서 좌우 되는가?
바로 왕, 애굽이라는 나라,
과거의 영광은 어디로 갔는가?
그 나라에서 나는 또 한 번 질문을 던진다.
동남아 제3세계에서 던졌던 동일한 질문을.
낡은 차는 갓길에도 서 있고 길 가운데도 서 있다.
피라미드와 스핑크스의 위엄도,
원 달러를 구걸하는 어린 아이들의
가녀린 손에 묻힌다.
헌신하는 지도자가 나라를 살린다.
기도하는 백성이 나라를 살린다.
선친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오늘 우리를 이처럼 서게 한 것이리라.
3. 시내산과 별빛
진한 어둠의 시간
몇 발자국 앞, 낙타의 모습도 흐릿하다.
높은 하늘의 별빛만이 순례자의 길을 비춘다.
모세가 올랐던 그 시내산
말없이 오르고 오르면,
이젠 별과 눈높이가 같아진다.
떨기나무와 십계명의 산
정상에 이르니
하늘의 별이 눈아래로 보인다.
온통 바위인 돌산,
태초에 창조하신 태양은
붉은 기운으로 하늘을 에워싸고,
빛은 어둠을 밀어낸다.
누구나 오를 수 없는 곳,
허락하심이 있어야하는 곳
순례자의 감격은 감사로 넘친다.
(어떤 때는 날씨 탓에, 어떤 사람은 느닷없는 옆사람 부상으로
정상에 못 오르는 안타까운 사연이 있다고 한다. 우리 팀도 마찬가지.
유일하게 나만 올랐다)
4. 사해바다
정말 사람이 뜰 수 있을까?
정말 사람이 뜨는구나!
두 손 두 발을 들어도
몸은 바다 위에 둥둥 뜬다.
요단강물이 흘러흘러 더 갈 수 없는
염해(鹽海), 소금바다.
바다 건너편은 요르단의 긴 산맥이
이스라엘 이편에는 대추야자 나무가 푸르르다.
사해바다 헤엄치기는 쉬울까?
발과 엉덩이가 함께 떠 발길질이 어렵다.
직접 수영해 봐야 속을 알 일!
(수영하다보면 생기는 보너스, 맛은 너무너무 짰다.
눈에 들어가니 정말 눈이 시렸다)
5. 다보산의 모세
구약을 읽을 때마다 찡해지는 말씀이 있다.
느보산의 모세를 생각할 때마다
허(虛)해 지는 가슴,
한동안 페이지를 멈추게 한다.
출애굽 40년의 여정,
홍해를 건너, 시나이반도를 지나
이제 요단강만 건너면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인데......
느보산에서 모세의 마음으로 동서남북을 바라본다.
사철 흰 눈 덮힌 헐몬산 차가운 물은
실개천처럼 요단강을 흘러
열두지파를 위한 드넓은 약속의 땅을 적시고
사해의 바다 냄새로 코끗을 스쳤으리라.
분명 모세는 감사했으리라.
살아 생전에 약속의 땅을 볼 수 있어서 말이다.
(느보산에서 모세의 마음을 생각해보다)
6. 순례의 길
어떤 사람은 돈이 있으나 시간이 없고
어떤 사람은 시간은 많으나 돈이 없다.
순례의 길은 이 둘이 맞아야한다.
가녀린 꿈을 끝까지 지니는 사람이 있고
이루어 질 수도 있었는데 미리 포기하는 사람도 있다.
순례의 길에는 기다림과 기도가 필요하다.
가는 길마다 고생이며, 팔 다리 어깨가 쑤시지만
가는 곳마다 주님의 흔적이, 그 분의 사랑이 있다.
순례의 길은 감사와 감격의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