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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한가위 풍성한 수확의 계절, 보름달이 밝고 넉넉한 모습으로 우리 모두의 기쁨으로 마음에 담겨오는 오늘,
이 좋은 계절에 아주, 정말 기쁜 소식을 만나고 있다.
그리스도의 교육 수녀회가 안동에 보금자리를 마련한지 50 주년이 되어 그 동안의 은총에 감사하는 뜻있는 미사를 하는날,
우리는 한마음으로 축하하면서 그동안 지난 세월을 추억하며 기쁨에 젖는다.
50 년 , 반세기전 1966 년 9 월 17 일 파란 눈, 오똑한 코의 벽안의 세분 수녀님이 한국을 찾았고 특별히 안동땅에 자리하였다.
노 신혜 ( 쉘린 ) 안 경옥 ( 알젤린 ) 강 예봉 ( 아네스 ) 누가 그런 예쁜 이름을 지어 주었던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아주 예쁜 이름을 새로 얻어 가진 세분의 수녀님이 교육의 기회를 마음껏 누리지 못하는 어려운 시절의 안동땅에 오셔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였다.
당시 파리외방 전교회 구 인덕 ( 코요스) 감목대리구장 신부님과 류 한상 ( 안동문화원장, 안동문화회관장 역임 ) 원장의 도움과 편의를 받아 1968 년 첫 지원수녀의 입회와 상지 여자실업전문학교의 준비를 시작으로 척박한 환경과 어려운 지역문화와 풍토를 이겨내며 묵묵히 씨뿌리고 정성껏 가꾸어 풍성한 오늘의 추수를 하게 된 것이다.
오늘의 가톨릭 상지대학교와 한국의 청소년 교육, 사회 복지, 지역 사목에 봉사하는 한편 한국의 넘어 아프리카, 캄보디아, 루마니아에 걸쳐 해외에까지 활동영역이 넓어지고 한국관구로 승격되어 지금은 21 개 분원에 104 명의 수녀님들이 하느님이 원하시는 곳곳에서 봉헌의 생활을 하고 있다.
1700 년 프랑스 알사스 로렌 지방에서 바톨로 신부에 의해 창설된 그리스도의 교육 수녀회는 오늘 다시 감사미사를 드리며 강조되었듯이 제자들의 더럽혀진 발을 손수 씻어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세족례 봉사의 정신을 기둥삼아 한결같은 마음으로 세계 곳곳에서 봉사하고 있다.
본원의 비비안 총원장 수녀님은 축하의 다정한 인사말씀과 함께 오래전에 제작된 예술작품인 제대에 쓰는 물 주전자 를 특별히 한국관구장으로 새로뽑힌 권 가브리엘 관구장수녀에게 선물하면서 또다른 의미를 새롭게 하기도 하였다.
두 봉 ( 초대 안동교구장 ) 주교님의 축하말씀은 또다른 시대정신과 엄정한 지혜로움으로 우리를 이끄셨는데 안동 교구보다 몇년 앞서 수녀원이 시작되었다면서 누님 수녀원이 한국과 안동교구에 정말 놀라운 활동을 해 주었고 앞으로 또 우리가 생각지도 못할 기발한 방법을 개척하여 더더욱 발전하는 수녀원을 축원해 주셔서 참석한 모두의 박수와 격려을 이끌어 주셨다.
여기서 한가한 여담으로 스켓치를 적지만 나도 비슷한 시기에 교직을 그만두고 초창기 안동교구와 상지 전문대학의 설립에 함께하고 지난 50 여년을 함께 동반하는 인연을 가지고 많은 사연과 세월을 같이 하였으므로 끝자리에 앉아 드리는 미사 내내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
수녀님들도 그랬고 신부님들도 모두 프랑스, 독일 신부님들뿐이었는데 지금은 그런 시절이 있었던가 싶어진다.
참, 씨뿌려 가꾸고 거두시는 하느님의 오묘한 섭리가 세삼 가슴에 와 닿는다.
만나는 히끗한 머리칼에 주름 예쁘게 살짝 보이는 수녀님들의 환한 얼굴에 옛 젊디 젊은 수줍던 얼굴이 겹치고 31 살에 오셨다며 내 이름을 불러 기억하는 강 예봉 ( 아네스 ) 수녀님은 팔십대 할머니가 되었는데 여전히 그 특유의 잔잔한 미소와 친절한 말씨엔 영국 명문대학의 유수한 인재였음을 아는이 누구 일지 ?
감상으로 스켓치 할라치면 끝간데 없을 것이고 온 밤을 세워도 못다 하겠거늘 그저 오늘은 그간의 인고의 세월이 머리에, 이마에, 그리고 그윽한 눈빛에 담겨있음을 그리고 적는것으로 마감해야겠다.
수녀님, 수녀님 모든분들 모두 정말 그간 고맙고 수고하셨습니다.
기쁘고. 고맙고, 떳떳한 세월을 사셨음으로 주님을 기쁘게 해 주셨을 것이므로 50, 50 하늘에 적어 두셨을 것입니다.
또다른 내일을 기원하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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