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예수도 왕도 시민도 소설가도 결국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가진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우리가 꿈꾸고 바라는 세상은 결국 이야기에 담기기 마련이고요. 설사 이루어지지 않을지 모르지만 끝없이 이야기하고 그 꿈을 위해 자신을 던지는 것, 그게 삶이잖아요.
제인 오스틴, 프랑수아즈 사강, 버지니아 울프, 수전 손택…
청춘의 어느 밤에는 그녀들이 필요한 시간이 있다
누구에게나 자신이 주체할 수 없는 열정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밤새도록 이야기를 나누었던 기억이 있다. 젊은 날 한 번쯤은 빠져드는 고민을 나누기 위해 역사상 가장 지적이고 매혹적인 열 명의 그녀들이 우리 곁에서 하얗게 밤을 밝힌다.
하고 싶은 일과 현실 사이의 문제, 사랑과 결혼의 문제, 인정받고 싶은 욕망과 자유롭게 살고 싶은 욕망 사이의 문제, 부모님의 기대와 사회의 편견에 관한 문제, 이상을 향한 투쟁의 문제 등 이제는 위대한 역사가 된 그들의 고민과 오늘 우리의 고민은 결코 다르지 않다. 이 책의 매력은 바로 이러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고, 나도 그렇게 살아왔다고, 당신만 겪는 게 아니라고, 그러니 다 괜찮다고…….” 책을 읽다 보면 이런 목소리가 들려온다.
제인 오스틴, 조르주 상드, 실비아 플라스, 프랑수아즈 사강, 버지니아 울프, 잉게보르크 바흐만, 로자 룩셈부르크, 수전 손택, 한나 아렌트, 시몬 드 보부아르. 이름만으로도 엄청난 존재감이 느껴지는 그녀들. 소설가 이화경은 이 책에서 이들과 함께 밤을 새우며 다양한 문제와 고민에 대해 교감하고 소통했다. 19세기에서 21세기까지, 급변하는 역사의 한 가운데서 세상을 향해 주저 없이 자신의 목소리를 냈던 그녀들의 삶이 오늘 우리의 삶과 입체적으로 만나 현재의 이야기로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그녀들이 절실히 필요한 청춘의 어느 밤, 침대 맡에서 펼친 이 책을 통해 내 안에 숨어 있는 작은 용기를 발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