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봉사 같이 하실래요?” 이 말만 들으면 마음이 무거워지고 절로 고개를 젓는 청년들 덕분에, ‘청년미사 전례봉사자 찾기’가 늘 나의 과제다.
“전 전례를 하기엔 많이 부족해요.”라는 착한 멘트부터 “전 무조건 전례는 못해요.”라는 막무가내형까지, 거절하는 이유도 다양하다. 가끔씩은 나이와 경력을 무기로 착하고 말 잘 듣는 후배들에게 “무조건 해”라고 강요하며 전례 봉사자를 채워나가지만, 그때마다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과 우리 주님께 죄송스런 마음이 들어 불편해진다.
모두가 마음에서 우러나와 즐거운 전례 봉사를 하게 될 어느 멋진 날을 기대해 보지만, 갈 길은 아직도 먼 듯하다.
지난 4월, 수지 성심원에서 열린 수원교구 청년 전례 연수에 참여하며, 좀 더 많은 청년들이 함께 했으면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번 연수를 통해 전례의 중요성과 은총에 대해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고, 이런 마음은 이후 내가 미사 참례를 하거나 전례 봉사를 할 때, 그전보다 좀 더 진지하고 성실하게 임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전에는 기계적으로 기도문을 외우고, 해설자의 지시에 따라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할 뿐, 그 안에 숨어있는 의미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못했었다. ‘영성체가 제일 중요하니까 그부분만 정신차리면 되지’라는 생각과, 그 외의 다른 미사 경문은 신부님께서 대부분 하시니까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청년 전례 연수에서 사제 뿐만 아니라 세례성사를 통해 그리스도의 사제직을 받은 이들, 즉 우리 모든 평신도들도 미사의 주체가 되어야 함을 배우게 되었다. 미사가 그저 일주일에 한 번, 신자로서의 의무 때문에 참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신앙을 완성하고 우리를 성화시키는 활동임을 알게 되었다.
첫 번째 강의에서 이건복 신부님께서 몇 번이고 강조하셨던 ‘전례는 교회 활동이 지향하는 정점이며, 모든 힘이 흘러나오는 원천이다’(공의회 문헌 전례헌장1장 10항 참조) 라는 말은 미사를 드릴 때마다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이다.
전례가 주는 은총을 깨닫지 못하고 맛보지 못한 이들에게 전례 봉사는 그저 부담스러운 일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배움이 필요하다. 전례부 뿐만 아니라 세례를 받은 모든 청년들이라면 전례 연수에 한 번쯤은 참여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전례봉사를 부탁하며 내가 자주 하는 얘기는 ‘전례 봉사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란 말이다. 세례를 받은 우리 모두는 전례봉사를 할 수 있는 사람이지만, 전례 봉사를 통해 은총을 얻는 사람은 준비된 사람이다. 보다 많은 청년들이 전례의 참맛을 알고, 주님의 은총을 가득 받았으면 하는 소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