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풍선〕 제시 올리베로스 글/다나 울프카테 그림
"내 기억 풍선에는 어떤 추억이 있을까?"
기억의 풍선저자제시 올리베로스출판나린글발매2019.09.01.
강아지 목에 빨강 풍선
그네 곁에 두 아이 형과 동생
형은 동생보다 풍선을 훨씬 많아 가지고 있다.
풍선의 정체가 궁금해 진다.
그 풍선 속에는 기억들이 들어 있다.
강아지도 그들과의 추억이 있는 것이다.
"난 이 풍선이 제일 좋아."
지난 생일 파티의 추억으로 가득한 풍선을 가리키며 형이 말한다.
기억풍선 속에는 커다란 로봇모양의 케이크와 조랑말을 타고 있는 아이가 모두의 박수를 받으며 행복해 한다.
그 기억 풍선을 보면
마치 그때 맛 보던 초콜릿 케이크의 맛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행복한 감정도
엄마와 아빠는 훨씬 더 많은 풍선을 가지고 있었다.
엄마와 아빠 보다 오랜 시간을 살아오신 할아버지는 훨씬 훨씬 더 많은 풍선을 가지고 계셨다. 할아버지의 풍선 안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들어 있을까?
아이는 할아버지의 기억풍선 하나하나를 궁금해하고 할아버지는 옛 추억의 이야기를 들려주신다.
둘이 같은 기억풍선도 가지고 있다.
회색풍선 속에는 아이와 함께 떠난 낚시여행
잡은 고기를 구워먹으며 나누었던 이야기들러 가득하다.
이 그림책의 전체 그림은 흑백으로 그려졌고 풍선의 여러 색으로 아름답게 표현되었다. 풍선 색이 수채화처럼 투명하고 선명하여 흑백의 인물과 배경에 조화를 이루어 편안함을 준다. 단순하면서도 세밀한 느낌의 그림
처음부터 표지 그림에 할아버지가 놓친 하늘색 풍선에 눈길이 간다.
기억이라는 보이지 않는 무형의 것을 풍선이라는 가볍지만 보여지는 실체로 그려내고 갯수나 색으로 기억 속 이야기를 표현한 것이 새롭웠다.
기억에 따라 많은 개수의 풍성한 풍선을 가진 사람도 있고 나이는 들었어도 풍선이 별로 없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 사람의 기억이 눈으로 들어난다면 나는 몇 개나 있고 그 중에 몇 개나 기억하고 싶은 기억일까?
터트리고 싶은 기억의 풍선도 있을 것 같고 훨훨 날리고 싶은 것도 있을 것이다.
풍선을 통해 재미있고 소중한 추억들을 말해주는 할아버지와 손자의 대화가 정겹다. 이렇게 누군가의 기억을 공유하고 그 기억 속에 추억을 함께 공감함으로 친밀감을 쌓고 거기서 우리는 사랑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의 노랑풍선이 나뭇가지에 걸리고 문제가 생기는 부분에서 마음이 덜컥했다.
풍선이라는 것이 쉽게 날아가거나 터지기도 하는데 마치 우리의 기억과도 같다.
날아가 버린다.
하나씩 잃어가는 기억들, 하늘로 날아가버리는 기억의 풍선,
처음에는 하나씩 천천히,
그러다가 여러개씩 빠르게 빠르게,
손자는 그런 할아버지가 낯설고 서운하다.
"왜 그 풍선을 날아가게 놔뒀어요?"
아이는 소리쳤다.
" 그건 할아버지와 저의 풍선이잖아요!"
아이는 주저앉아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기억을 잃었다고해서 추억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이는 할아버지와 부모님을 통해 배운다.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할아버지에게 그동안 들었던 이야기와 자신이 새롭게 만들어낸 이야기를 하는 순간은 또 따른 기억의 풍선이 둘사이에는 만들어지는 것이다.
나도 언제가는 내 기억의 풍선이 있다는 것 조차 모르는 순간이 오겠지
그런 일이 오더라도 마지막까지
나는 어떤 기억의 풍선을 갖고 있고 싶은가?
때로는 모두 날려버리고자 했던 기억들
가볍게 가볍게 그렇게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