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를 찾아서
전순복
서랍 모서리 아래
어쭈,
저 장판 쪼가리
기울어진 틈새를 받쳤다
비탈길 차 바퀴 아래 돌멩이 한 개
자신의 쓸모를 증명하려는 듯
온몸으로 차 한 대를 떠받치고 있다
쓸모란
익숙하고 평범한 그것들이 무게를 받아내는 일
받침 하나가 빠지면
반듯했던 삶이 금세 삐걱거리는데
내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그때
그 누군가도 내 휘청거림 아래 들어와
한쪽 어깨를 괴어주었을 것이다
시읽기 - 마경덕
‘쓸모를 다한’ 장판 조각이 기울어진 틈새를 받치고 길가에 뒹굴던 돌멩이 한 개가 비탈길 차 한 대를 떠받치고 있다. 틈을 메우고 수평을 맞추니 흘러내리던 비탈길도 고정된다. 이 작은 것들, 흔하고 하찮은 것들이 적재적소에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어른들은 ‘부지깽이’ 하나도 모자라면 살림이 불편하다고 했다. 그 많고 많은 살림살이 중에 ‘부지깽이’는 미미한 존재이지만 꺼져가는 아궁이 불을 살려내는 것이 ‘부지깽이’의 힘이다. 길가에 떨어진 단추 하나도 단추가 감당했던 역할이 있다. 실핀 하나, 바늘 하나, 작은 귀이개, 이쑤시개. 성냥 한 개비도 모두 제 몫이 있다.
세상에도 각자의 역할이 있어. 작은 일, 큰일 모두의 협력으로 완벽한 결과가 나온다. 전순복 시인은 미처 깨닫지 못했던 그때 누군가도 내 휘청거림 아래 들어와 한쪽 어깨를 괴어주었을 것이라고 한다.
여기서 시인이 주목한 것은 타인과 관계를 맺고 공동체와 조화를 이루는 인간의 사회성이다. 사회성은 집단 안에서 역할을 수행하고 문제를 조절하는 폭넓은 역량이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타인의 도움과 보호를 필요로 하는 ‘의존적 존재’이기에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고 했다. 인간이 단순히 모여 사는 존재라는 뜻을 넘어, 언어나 규범 협력 등 사회적 상호작용 속에서 인간다운 삶과 자아 형성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전순복 시인은 장판 쪼가리, 돌멩이를 ‘쓸모의 주체’로 사용했다. 그 작은 것들이 기울어진 세상의 수평을 맞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