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일요일, 바람도 서늘하고 기온도 뚝 떨어져서 3월이나 4월 미처 봄이 가지못한 그 세월 어딘가로 회귀한 듯 합니다. 토요일 비가 흠뻑 뿌려진 다음날이라 고사리가 지천일 것 같아 새벽 일찍 나섰는데 정말 어찌나 많은지 봄비 머금으며 줄기를 쑥쑥 올린 듯 합니다.
이 참에 네잎클로버도 더 찾아보자는 심정으로 토끼풀 무더기를 뒤졌더니 생각보다 네잎클러버들이 더 나옵니다. 상처를 입은 네잎클로버를 먹고있던 새끼달팽이까지 딸려오고... '기적'의 의미라는 6잎클러버까지 나오고... 제게 기적이 주어진다면 태균이가 말을 하는 것 아닐까요? 만약 태균이가 말을 하게 된다면 그건 순전히 6잎클로버 덕일겁니다.
아침밥 먹고는 운동가자고 태균이 열심히 제스츄어를 보이는데, 준이는 토요일 일요일 침대와 거의 합치입니다. 밥먹을 때만 밖으로 튀어나오고 휴대폰에만 집착하고... 감정기복 등 경기파장에 따른 행동은 정말 좋아졌건만 원래 기질인 무기력, 극단수동형, 자기필요한 것만 하려고 하는 선별행동 등 휴일 종일 지켜봐야하는 준이가 야속하기만 합니다.
이제는 휴일개념도 생겨서 주간보호센터 안가는 날은 마냥 방콕하려고만 하니 이제 휴대전화를 제한해야 할 때입니다. 주말만이라도 운동을 해야하니 또다른 조치가 필요한 국면입니다.
하는 수 없이 태균이랑 둘이 데이트나온 날, 일전에 갔었던 성산일출봉이 남쪽으로 바라다보이는 해안절벽 바로 거기로 향했습니다. 그 길 역시 성산오조 트레일의 연장이었음을, 그 멋진 해안산책로의 끝은 성산항이었음을 이제서야 알게 되다니... 오늘따라 태균이 유난히 싱긋 웃는 얼굴이 돋보이니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습니다. 돌에 새겨진 평범한 사람들의 싯구처럼 아름다운 세상은 마음도 아름답게 해줍니다.
태균이가 찍어준 엄마사진들도 일품! 츄리닝 패션이어도 배경이 훌륭하니 뭐든 멋지게 탈바꿈!
오늘 수확한 고사리를 데쳐서 담가놓으니 커다란 양푼으로 두 개가 꽉 찹니다. 많은 양에 놀라며 자연 속의 삶에 점점 빠져드는 제주도의 생활이 제게는 행복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느낍니다.
첫댓글 싫증 안 내고 성실히 걷는 태균씨가 복덩이입니다.
함께 하며 늘 즐거움을 발굴하는 엄마도 복되고요.
고사리는 일년 내내 갈것도 같습니다.
정말 맛있게 보이구요.^^
6잎 클러버는 생전 처음 봅니다.
5잎은 본 적이 있습니다.
행운과 기적을 함께 기대하고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