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목탁소리 법상 스님의 날마다 해피엔딩 문자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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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상스님의 날마다 해피엔딩]
"[질문]저는 그동안 집착을 내려놔야지, 고집을 내려놔야지라는 생각만 되뇌이며 일상속에서 수행하고 있었는데
스님 법문듣고 이러한 생각조차 내 집착이고 어차피 세상은 인연따라 될일은 되고 안될일은 안되며,
내 생각과 의도, 계획과 무관하게 이뤄진다는 사실에 여러가지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워졌습니다.
그런데 의문점이 생겼습니다.
생각에 집착하면 왜 일이 잘 안풀리게 되는지, 그렇다면 이것은 세상이 나의 생각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모순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답변]자유의지는 없다는 것을 법우님께서는 하나의 사실처럼 붙잡아 쥐고서는, '세상은 내 뜻대로 안 되는거야'라는 것을 고정지어 믿고 계시는군요.
그러나 불법과, 설법에서는 '세상은 내 뜻대로 안 된다'고 고정되게 고착화시키지도 않고, 그렇다고 '세상은 내 뜻대로 다 돼'라고 고착화시키지도 않습니다.
그런 법칙이 없습니다.
자유의지가 없다고 집착하는 사람에게는 자유의지가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없다는 집착을 깨주고, 자유의지가 있다고 집착하는 사람에게는 자유의지가 없는 측면을 설명해 줌으로써 거기에도 사로잡히지 못하게 해 줄 뿐입니다.
자유의지가 있다거나 없다는 어느 한 쪽에 집착하게 되니까, 또 다른 측면의 일이 생길 때 의문이 생기고 헷갈리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방식을 유무중도라고 합니다.
있다거나 없다라는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불교에서는 '내가 없다'라고 하지만, 현실과 자신의 삶을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내라', '집착하는 바 없이 마음을 내라'고 합니다.
나도 세상도 없으니 집착할 것이 없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니 좋은 마음을 잘 내며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반야심경에서도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 했습니다.
색이 공이지만 다시 공이 색이라는 것은, 자유의지(행온)로 설명하면, 자유의지가 공하지만, 그럼에도 이 자유의지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자유의지가 있는가 없는가에 결론내려고 하지 마시고,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분별심을 가지려 하지 마세요.
다만, 집착하는 바 없이 자유의지를 내고 쓰되, 거기에 머무는 바가 없으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