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41년 동안 교단에서 아이들과 함께 해온 박경선 선생님이 교육 이야기를 수필집으로 출간하였다. 여기 실린 77편의 글들은 교육 현장에서 학생, 학부모, 현장교사들과 함께 생각하고 함께 걱정하며 방법을 찾아본 이야기들이다. 그래서 말하자면 행복교육의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겠다.
수필집은 모두 6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1장 의 주제는 행복교육의 첫째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는 창의성 키우기이다. 여기에는 교육자로서, 또 아동문학가로서 통찰력이 빛나는 글들이 실려 있다. 아이들에게 어려서부터 책읽기 습관을 들여 주는 실제 프로그램들을 여럿 소개하면서 비판적이고 창의적으로 생각하며 책을 읽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자녀들에게 어떻게 독서 교육을 시켜야 하나 궁금한 학부모들과 예비 부모님들에게 도움이 될 만하다.
제2장 〈섬김 밥상 행복교육〉에서는 행복교육의 둘째 방법론인 인성 교육의 사례들이 소개되어 있다. 전교생에게 시행하는 ‘걱정 풀어 글쓰기’와 ‘행복 풀어 글쓰기’의 경우 해당 교사들의 카톡 한 마디를 통해서 이 방법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도 확인할 수 있다. 이때 선생님은 아이들의 마음을 마음투시경으로 관찰하고 처방을 내려주는 의사와도 같다. 학교 폭력과 초등학생의 스트레스와 우울증이 날로 증가하는 요즘에 일선 교사들이 눈여겨 보아야할 내용들이 될 것이다.
선생님의 행복학교는 아이들 하나하나가 존중받고 사랑받는 곳이어서 그 의의가 더욱 크다. 선생님의 시선은 주목 받지 못하는 아이들까지도 향하고 있다. 졸업식에서 수상하지 못하고 앉아서 박수만 치는 아이들의 마음을 배려하고(제2장〈졸업식장 짝사랑〉), ‘모든 어린이에게 훌륭한 사람 될 상’을 주어(제3장〈모든 어린이에게 훌륭한 사람 될 상〉) 아이들에게 자아 존중감을 심어주고 긍정적이고 희망찬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인성 교육의 구체적인 방법에는 아이들 하나하나를 이해하고 찾아가서 마음 문을 열게 하는 방식도 포함되어 있다. 선생님은 교사 때부터 운영한 ‘교실 찻집’을 교장실에서도 마련해 놓고 학생들의 고민 상담은 물론, 학부모들의 육아 상담의 장을 이끌어내고 있다. 또한 학생들, 교사들과 주고받아온 편지들은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교사들에게 스승의 사명으로 가르치는 의욕을 북돋워줌으로써 ‘소통’의 창구가 되고 있다.
사실 창의성 증진이나 인성 교육 등 행복교육이 제대로 시행되려면 시행 주체인 교사들의 자긍심을 높여주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요즈음 같이 교사들의 권위가 추락하고 명퇴만 늘어가는 현실에서 교사로서 애환을 털어놓고 ‘사람 세우는 길’ 힘들어도 함께 걷자는 선생님의 글들은 현장 교사들을 위로해주고 일으켜 세우는 데 하나의 촉진제가 될 수 있겠다.
제3장 은 주로 학부모와 함께 생각하고 싶은 주제들로 구성되어 있다. 현명하고도 느긋하며 효율적인 자녀 교육의 방법들이 제시되어 있어서,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들에게 지침이 될 만하다.
제4장〈시사 속 행복교육〉에서는 세월호 사건이나 메르스처럼 피치 못할 사건 사고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하지만 불안한 세상 속에서도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꿈을 놓칠 수 없어 노력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통해 함께 힘을 모아 행복한 세상에서 살아보자는 선생님
의 잔잔한 목소리는 마음을 따스하게 덮혀 준다.
제5장〈세계 속 행복교육〉은 해외 봉사활동, 굿네이버스 활동 등으로 대한민국 무대를 벗어나 베풀고 나누는 삶(베나)이 세계로 이어지도록 노력하는 선생님의 경험과 실천을 다루고 있다. 선생님이 바라보는 아이들은 한 초등학교 아이들만이 아니라 한국, 나아가 전 세계 아이들이며, 미래의 세계에 도전하고 또 성취해내는 아이들이다. 따라서 선생님은 제3장〈미래를 위한 방학 과제〉에서 제시된 것과 같은 방법론들을 쉬지 않고 계발하여 아이들을 이끌어 나가는 것이다.
교직자로서 보람을 반추하는 제6장 <교단 속 행복찾기〉까지 읽어나가면서 독자들은 이 글들을 관통하는 가장 큰 주제는 사랑임을 알게 된다. ‘스승의 날 기도’(제2장〈스승의 날 쓰는 반성문〉)의 첫 연에서 보이는 첫사랑이자 끝사랑은 선생님이 교사와 작가로 활동하면서 이 땅의 모든 아이들을 향해 마음속에 뜨겁게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열정이라고 할 것이다. 아이들에게 따뜻한 밥상을 차려주는 어머니의 마음이라고 할 것이다. 그래서 제5장〈사람은 사랑하는 만큼 향기롭다〉는 수필의 제목처럼 박경선 선생님의 사랑이 주변을 향기로 가득 차게 하고, 그만큼 이 수필집도 아름다운 카네이션 향기를 진하게 뿜어내고 있다.
그 가득한 향기는 일선 교사들과 지인들, 학부모들의 카톡 한 마디, 메일 한 마디에서도 전해져 온다. 그 한 마디, 한 마디가 선생님을 지탱해 준 버팀목이었기에 오늘도 선생님은 밥 퍼주는 ‘호박’ 교장 선생님으로 아이들, 선생님, 학부모들과 행복학교를 만들어 간다.